문자와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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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자(한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세계 수많은 국가들 중에 G8에 드는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읽고 쓰기 좋은 문자를 갖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사용하는 문자가 좋지 않으면 절대로 과학기술이 발달된 선진국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다음은 문자가 과학기술과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하여 분석한 글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나 뉴턴의 만유인력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훌륭한 이론들의 대부분(95% 정도로 알고 있으나 문서로 확인하지는 못했음)이 30세 전후에 이룩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위대한 과학자들 대부분이 30세를 넘긴 후에는 새로운 이론을 내놓지 못하고 젊은 시절에 발견한 이론을 좀더 다듬고 후학을 양성하며 생을 마감한 것이다. 따라서 자연과학 분야에서 위대한 이론을 새롭게 이룩하기 위해서는 누구도 (선조들이 이룩해둔 업적) 기본학문을 반드시 30세 이전에 공부해 알고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결론이 된다.

사람은 태어나서 부모로부터 말을 배워 문자를 배우고, 다음 문자를 통해서 선조들이 이룩해 둔 학문을 배우게 된다. 그런데 문자가 어려우면 문자를 배우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됨으로 학문을 공부하는 것이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 만약 선조들이 이룩해둔 기본학문을 배우는 것만으로 나이 30을 한참 지나게 된다면 적어도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위대한 발견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그러면 세계 최고의 문자 한글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왜 선진국이지 못하고, 또 위대한 역사적 발견을 해내지 못했느냐 하는 의문이 따른다. 한글은 세종대왕(1418-1450재위)이 당시 귀족들 몰래 만들어 공포(1446년)하고 강제로 사용케 하였으나, 연산군에 의하여 (연산군을 비난하는 대자보를 누군가가 한글-당시 언문-로 써 붙이다.) 사용금지령이 내려져 조선왕조가 그 명을 다할 때까지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를 않았다. 좋은 문자를 두고도 사용하지 않고 어려운 한자를 사용한 조선왕조가 일본에게 먹힌 것은 어쩌면 필연일 수도 있다.

한글이 교육의 도구로 또 일반 생활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해방 이후이다. 우리는 전쟁을 치르고 국가가 남북분단 상태에서도 그나마 경제성장을 향하여 달려볼 수 있었던 시기는 박정희 5.16쿠데타 이후이다. 노년층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 그래도 독재는 했으나,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기념관을 세우고 있다. 좀더 심사숙고해보자. 왜 우리는 단시일에 그동안 정치가 그렇게 불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대치하여 많은 국방비 지출에 젊은이들이 도중에 학업을 중단하고 병역의무를 필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이 해답은 우리에게 한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에게 한글이 없었다면 우리 국민이 모두 IQ 150 이상의 천재라 할지라도 지금 우리의 경제성장은 절대로 이룩될 수 없었다. 잘해야 필리핀 정도일 것이다.

박정권 시절에 오일 파동이 있었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불황이었으나, 우리는 중동건설 붐을 맞이하여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만약 우리에게 한글이 없었어도 이 중동건설 붐이 가능했을까? 천만의 말씀, 절대로 불가능하다. 건설현장에서 아무리 단순한 일일지라도 문자해독이 안되는 사람은 일을 할 수 없다. 한글을 쓰는 우리는 정신박약아가 아니면 초등학교 교육을 받지 않았을지라도 문자해독은 가능하다. 따라서 건설현장에서 단순한 일꾼으로는 부릴 수 있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문자해독이 가능하기 위해서 상당한 교육이 따라야 하고 따라서 그만큼 비싼 임금이 지불되어야 한다. 즉, 국민의 교육량에 대비 생산성에 있어서 어떠한 나라도 우리의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 때문에 전쟁의 폐허에서도 우리는 세계가 놀라워할 만큼 고속으로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이다.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인 미국의 문맹률은 약 10%이다. 우리는 정신박약아가 아니면 설사 초등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을지라도 문자해독은 가능하다. 요즈음은 유치원 아이들도 만화책을 보고 낄낄 웃는다. 예를 들어, 전혀 교육을 받지 못한, 한국과 미국의 어떤 두 젊은이가 있고 이들은 각각 시골 아버지 밑에서 농사일을 거들고 있다고 가정하자. 아버지가 아들에게 시장에 가서 어떠한 농약을 사서 논에 뿌리라고 지시했다. 이 실행가능성은? 우리의 젊은이는 대부분 농약의 사용법을 읽어 그 스스로 농약을 살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의문이다. 문자가 읽히기만 한다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으련만 상당한 교육을 받지 않고는 문자를 읽을 수가 없으며, 문자해독이 안되면 농약의 사용법을 몰라, 농약을 스스로는 살포할 수는 없다. 만약 이 젊은이가 생산 활동을 못하면 이 젊은이는 누군가가 먹여 살려야 하므로, 결국은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람은 모든 생활을 문자와 더불어 하게 된다. 문자를 통해서 배우고 문자로 기록하고, 문자에 의존하며 생활하게 된다. 따라서 문자가 좋지 않으면 모든 생활/생산 활동에 시간을 더 많이 소비하게 된다. 모든 가치는 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평가되어야 한다. 모든 가치의 기준인 시간은 우리에게 어김없이 찾아오고 냉정하게 가버린다. 모든 사람들은 주어진 시간을 다 사용하면 결국은 소멸하도록 되어있는데, 세상에 태어나 주어진 이 한정된 시간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생산하고 또 여가를 풍요롭게 즐길 수 있느냐 하는 것은 그 활동에 사용되는 문자의 효율에 달려있다. 즉 시간대비 효율에 있어서 문자가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문자가 국가의 경제적 경쟁력에 제일 큰 몫을 차지한다는 결론이 된다. 문자에 따라 한 나라의 장래가 바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일본이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읽기 쉬운 문자 덕이다. 그러나 일본의 문자로 각기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는 가지 수는 불과 127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동음이의어가 많아 만화책에도 한자를 쓰지 않을 수 없다. 또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자기들의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단어를 창출하여 사용해야만 한다. 또 중국은 어떠한가? 중국은 약 8만자의 문자로 약 800개 정도의 각기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24자의 한글로 (조합의 수는 1만자 이상) 소리 낼 수 있는 가지 수가 약 2700개 정도이다. 따라서 이들은 우리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내가 젊었을 때, 좀 배웠다는 어른들이, 일본이나 중국은 국가적 자존심이 강해서 외국어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반드시 자국어로 변환하여 사용한다고, 우리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나는 그것이 맞는 말로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은 외래어를 그대로 표현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자국어로 변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인이 그들의 문자로 Hand-Ball을 표현할 수 있을까? 없다. 수구라고 하든가 소리가 비슷한 어떤 다른 단어를 정의해야 한다. 일본인이 Extractor를 엑기스로 가죽 Lather를 내자라고 말한다. 나는 한동안 이 내자가 인조가죽을 의미하는 줄로 알았다. 일본문자에는 '더'를 기록할 문자가 없다. 따라서 Other는 '아자'로 소리 낸다. 아마도 문자로 기록할 수 없으면 소리도 낼 수 없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글로 어떠한 외래어도 거의 비슷하게 소리 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굳이 변환할 필요가 없어 외래어를 한글과 막 섞어서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국가 경제발전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고 있는지 사람들은 잘 알고 있지 못한듯하다.

앞으로 얼마간의 세월이 지나면 세계최고의 문자를 사용하는 우리나라가 세계최고의 선진국이 되는 것은 필연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그 시기가 우리의 정치/교육 제도에 영향을 받아 좀더 빨리 오느냐 아니면 좀 늦느냐 하는 것만이 문제이다. 에디슨이 살았던 시절,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해가 1904년으로, 불과 100년도 채 못 되어 과학기술이 이만큼 발달한 것을 감안하면, 그 시기는 예상보다 더 빨리 올 수도 있다.

우리는 그 때를 대비하여 문자가 없거나 어려운 문자를 사용하는 국가에 한글문자를 수출하여 세계지도국의 준비를 해야 한다. 한글은 어떠한 소리도 거의 원음에 가깝게 표현 가능함으로 그 나라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글문자로 그 나라말을 표현할 수 있다. 다음은 휴대폰과 컴퓨터를 통해서 한글문자가 세계로 전파되는 과정을 가정한 것이다.

2. 한글문자가 세계로 전파되는 과정

휴대폰에 일본말처럼 발음이 단순한 언어는 영문자로 입력하고 변환키로 그들의 문자를 입력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몽골 또는 중국인의 다양한 발음을 영문자로 소리 낼 수는 없다. 따라서 한글문자로 입력하고 변환키를 사용하여 자국어로 변환하는 것이 보다 더 쉽다. 이렇게 한글문자를 통해서 자국의 문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별도의 교육도 필요 없이, 매뉴얼에 한글로 소리 내는 방법을 알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결국 한글문자는 유행할 것이고, 주로 젊은이들은 변환 없이 아예 한글문자로 의사소통을 할 것이다.

한편, 문자가 통일되지 못한 몽골은 지금 절박한 처지임으로, 한글과 컴퓨터, 몽골 유학생, 뜻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민간단체가 협력하여, 한글문자로 몽골문자를 입력하는 문서편집기를 만들어 사용하도록 해준다. 그러면 몽골인들은 한글문자를 사용하게 될 것이고, 대다수 국민들이 컴퓨터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한글문자를 알게 될 것이다. 결국 그들은 한글문자에서 몽골문자로 변환하는 불편 없이 바로 한글문자를 공식 국어문자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몽골은 후세를 빠르게 교육할 수 있음으로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인접국가로 유행할 것이고, 결국 아랍국가도, 또 중국도 한글을 자국 말을 표현하는 도구로서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경제전쟁에서 최첨단 무기(한글문자)를 사용하지 않고는 대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필연적으로 한글문자는 로마자와 더불어 세계의 문자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3. 문자의 속성

좀 뭘 안다는 지식층은 초등학교에서부터 한자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우리말의 대부분이 한자로부터 유래되었음으로 한자를 알아야 본래의 의미를 잘 깨달을 수 있단다. 실로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엄밀히 따져보면, 말(낱말)이 먼저 있고 (기준이고) 이 낱말을 기록할 문자로서 뜻과 소리가 적합한 한자가 사용되었으며, 적당한 한자가 없으면 그냥 그대로 전해져 왔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같은 한자를 한중일이 제각기 다르게 소리를 내는 것이다. 만약 한자문자가 기준이었다면 한중일이 한자를 같은 발음으로 소리 내야 한다. 구체적인 예로서 훈민정음에 첫 자 ‘훈’을 예로 들면, 우리말 ‘훈’ 소리에 한자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가르치다(訓)’, ‘연기에 그을리다(焄)’, ‘공을 세우다(勳)’, 등의 뜻이 이미 있었다고 봐야 한다. 원시사회가 점차로 발달함에 따라 문자가 요구되고 이러한 ‘훈’소리를 기록할 문자로서 뜻이 통하는 한자 訓, 焄, 勳 등이 사용되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낱말을 기록하고 소리내기 위해서 중국 한자가 우리 한자로 재정의 되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들이 한자로 기록할 수 없는 낱말만을 순수한 우리말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말은 시대에 따라 그 뜻이 변하고 소멸하기도 하며 또 생겨나가도 한다. 예를 들어, 훈장에서 선생/교수로, 서당에서 학교로 변해간다. 또 낭만적이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에 서구문명이 들어오기 전에는 없었던 말이다. 서구문명이 전해지면서 Romantic이라는 단어를 기록할 문자가 필요함으로 뜻과 소리가 가장 가까운 낭만 낱말이 생겨난 것이다. 여기에서 낭만의 본래 뜻이 물결/파도를 뜻하는 낭(浪)자와 어지럽고 넘쳐흐름을 뜻하는 만(漫)자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낭만적이라는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임금 王자를 모르는 유치원 아동들도 왕따를 알고 왕언니 또는 왕이모라고 경우에 따라 낱말을 만들어 사용한다. 문장에서 Microsoft보다는 MS가 또 엠비시보다 MBC가 보다 더 빨리 인식된다. 아동들의 사고에 낱말을 조합하여 사용하는 능력이 자동적으로 발달되어 있으며 우리들의 두뇌가 복잡한 것보다 간단한 것을 더 빨리 인지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계정세는 한가롭게 문자를 가르치는 훈장/서당 수준에서 지식을 바쁘게 가르쳐야할 선생/학교 차원으로 급변하고 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서부터 더군다나 많은 시간을 요하는 한자문자를 가르친다는 것은 국가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4. 토론

글쎄요. 한글이 최고의 효율을 가지는 문자라는 것이 사실이라 해도 그것이 곧 세계 공용문자가 돼야 한다 혹은 될 것이다라는 당위성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막말로 힘센 나라의 문자가 널리 쓰이는 게 사실이죠. 또 조금 혼동하시는 거 같은데, 말과 문자는 다릅니다. 바로잡자면 세종대왕은 몰래 알린 적이 없습니다. 사대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널리 반포했지요. 한글의 창제와 반포는 새 왕조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나 뉴턴의 만유인력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훌륭한 이론들의 대부분(95% 정도로 알고 있으나 문서로 확인하지는 못했음)이 30세 전후에 이룩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자역학을 발견(?)한 플랑크는 42세에야 그 이론을 발표한 걸로 압니다. --Astro

이 글은 전형적인 한글 신비주의와 한자에 대한 불공평한 억지 주장으로 범벅되어 있다는 생각입니다. 30세 어쩌구는 대체 글 내용과 무슨 관계가 있죠? Microsoft보다 MS가 더 잘 인식된다는 주장도 이해가 안 될 뿐더러 그것이 한자교육에 반대하는 이유가 되는 것은 더더욱 알 수가 없습니다. (참고: MS는 JMS 신도들이 스스로를 MS라고 부릅니다...) --서상현

한글이 한국어를 표기하는데 현재까지 최고의 기능성을 가진 점은 인정하지만 최고의 문자라는 것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어떤 기준으로 최고의문자라고 하는 것인지. 자문화 우월주의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nyxity

일본글이 표현할 수 있는 소리가 제한적인 것은 일본어가 표현할 수 있는 소리가 제한적이기 때문이지, 일본글자 자체의 한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뒤가 뒤바뀐 것 같군요. (반대로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는 7가지 이유>와 같은 책에서는 일본인의 영어발음이 엉망인 것에 대해서 영어발음이 좋은 일본인도 있다고 역설하는데, 이것은 개인이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지 그것만으로 일본어 자체의 제한 내에서 발음이 엉망인 것을 반박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어느나라 말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꼭 한글이 몽골어/아랍어/중국어를 표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체계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본디 한글과는 아주 다른 홀소리와 닿소리의 묶음이 필요하겠지요. --PuzzletChung

  • Jared Diamond, [http]Writing Right, Discover, 1994. (원래 링크를 못 찾아서 예전에 카피해뒀던 곳에 링크를 걸었습니다. 저작권 걱정은 되지만...): 저자는 현대영어의 문자체계의 후진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가장 선진 문자체계를 예로 든다. 바로 우리 "한글"이다. 자세한 설명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겹게 듣고 들은 것과 같은 내용이였다. 한글의 우수성을 주입 받던 고교시절부터 정말로 한글이 그렇게 과학적인 것인지, 단지 민족주의적인 교육인지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저자는 이런 내 생각을 부끄럽게 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한글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일본의 문자체계가 가장 복잡하다는 대목에서는 왠지 쾌감(?)이...). 저자가 한글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가는 남한의 한글 활용과 북한의 한글 활용에 대해서 구분하여 설명하는 대목에서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한글 문자 체계의 할용 측면에서만 볼 경우 북한이 훨신 앞서 있다고 이야기한다.


한글이 우수하다고 해서 모든 나라 모든 언어에 한글 체계를 고스란히 적용시킬 수 있으리라는 주장은 비약이 심합니다. strange 같은 단어를 볼까요. 한글자모로 제일 비슷한 음소를 나열해 보면 ㅅㅌㄹㅐㅣㄴㅈ입니다. 기존의 한글체계로 이것을 한 글자에 몰아넣을 수는 없겠지만 특수한 자모를 만든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위와는 다른 문제가 하나 더 생깁니다. 우리는 ㅅㅌㄹㅐㅣㄴㅈ의 받침으로 ㄴ과 ㅈ을 합쳐서 ㄵ을 써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ㄵ은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ㄵ과는 다른 기능을 해야 합니다. 지금 표준어 발음으로는 같은 "얹" 자라도 얹어[언저], 얹혀[언쳐], 얹다[언따], 얹고[언꼬], 얹지[언찌] 등의 발음변화를 겪습니다. 보시다시피 해당글자 자체만 발음변화를 겪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뒷글자에 미치는 영향이 더 다양합니다. 하지만 strange의 끝부분 발음은 ㄵ의 그것과는 달리 발음변화를 겪지 않으며 다른 음절에도 영향을 거의 줄 수 없습니다. 반대로 기존 한글체계에서는 발음변화가 없지만 영어에서는 발음변화를 겪는 im- (->) il- in- ir-과 같은 어근도 있습니다. 이것은 글자를 발음으로 풀이하는 기능에 관련된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또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ㅅㅌㄹ의 발음을 어떻게 할까요? 아시다시피 영어의 'str'은 우리말의 '스트르'와 다릅니다. 'str'에는 모음이 없기 때문에 마치 한 자음처럼 들려야 합니다. 이것은 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말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저는 언어학이나 기호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별로 없습니다만 간단히 세 가지 문제를 지적해 봤습니다. 그런데 별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언급이 없는 윗글에는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한글이 과학적이며 체계적인 문자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다른 언어에 적용되었을 때의 효용성 같은 것을 따져보지 않는다면 위의 글은 단지 건의사항일 뿐 설득력있는 주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제 막연한 추측으로는 영어나 중국어(제가 발음하는 법을 알고 있는 유일한 외국어입니다 -_-a)의 표기체계가 한글과 같은 디자인으로 바뀐다고 하더라도 그 표기체계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언어에 적응하기"를 거칠 것이며, 그 결과로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한글과는 많은 차이가 있으며, 배울 때에는 또 하나의 낯선 한글과 만날 것을 각오해야 할, 그런 것이 되어버릴 것 같습니다. 그것이 서로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까요.
--PuzzletChung

한국의 '겸손','비판' 문화는 좋은 점도 있지만 자신들의 장점까지도 과소평가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우리들이 보기에 한국 문맹률이 거의 0% 임에도 우리나라의 한글은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외국에는 글자 제대로 못쓰는 사람이 많아요. 마치 우리가 물이나 공기의 고마움을 전혀 못 느끼는 것과 같죠. 제 주변사람들은 정상적인 인간이 글자를 못쓴다는 사실 조차 이해못하더라구요.

예전에 세계공용언어에 대한 국제 토론이 열렸는데 거기서 한글이 많이 거론되었답니다. 근데 정작 당사자인 한국측에서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지요. 아마 우리들과 같은 생각을 가졌기 때문일 수도 있죠. 제 친구 말로는 세계의 언어학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이름이 세종대왕상이래요. 저는 그 친구가 말해주기 전 까지 그런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정말 부끄러웠지요. 여러분들은 한글의 우수성을 다소 인정하면서도 세계화할 수 없을 것이라 단정짓고 있지만, 외국의 언어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한글의 우수성을 자국어에 도입할 수 있을까 연구하고 있습니다. 한글과 다른나라의 언어는 100% 매치될 수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여러분은 한글을 그대로 갖다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건 아닌지요? 한글이 다른 나라에 도입된다면 당연히 그 나라에 맞게 수정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나라 언어학자들이 할 일이구요. 만약 이러한 작업이 한국의 무관심속에 외국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참 부끄러운일일 것입니다.

옳지 못한 점만을 비판하면 아무런 결과물도 안나옵니다. 어린아이를 가르칠 때 틀린점만 지적하는 사람은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방법인지 인도해 주는 사람이 아이를 바르게 키웁니다. 학문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싹이 돋아나는 걸 비판으로 잘라내면 제대로 클 수 없습니다. --모나드

외국의 언어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한글의 우수성을 자국어에 도입할 수 있을까 연구하고 있습니다.
근거를 단 하나라도 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서상현
세종대왕상은 유네스코에서 문맹퇴치에 공헌한 부분에 수여하는 상입니다. 언어학 관력 상이 아닙니다. 세계공용언어에 대한 국제 토론은 정확히 어떤 회의인지 알수 있을까요? --nyxity

[http]한글의 우수성
이걸 한번 보시기바랍니다. 언어학쪽으로는 잘 몰라서 기억나는대로만 썼더니 몇가지 실수가 있군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제 글의 가지를 따지기 보다는 줄기를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모나드
줄기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의 언어학자들은..." 같은 문장을 쓰려면 세부사항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나라의 어떤 언어학자가 한글을 자국어에 어떻게 도입하려고 연구하고 있는지, 나라 이름과 학자 이름, 연구 논문 개요를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쪽 분야를 일전에 찾아봤으나 제대로 된 자료를 하나도 구할 수 없었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서상현
적합한 보기인지는 모르겠지만, [http]2003년에 John Schurman이 발명한 분절성 음절 문자가 있는데 모음을 위쪽에 두고 음절 구조로 모아쓰기를 한 글자입니다. 한글이 처음 발명될 때에 세로쓰기를 하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가로쓰기를 하는 지금은 모음이 위로가는 구조가 더 적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 글자는 발명 초기 단계여서인지는 모르지만, 한글만큼 조형성이 뛰어나지는 않다는 느낌입니다. 얼핏 보기엔 획수가 더 많아서 가독성도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수

마지막으로 언어학자들이 전세계의 언어의 발음기호를 한글과 유사한 구조(한글의 표기방법을 응용)로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링크 거신 글에서 이 문장은 [http]한글세계화운동본부(약칭 한세본)에서 추진하고 있는 IPH(International Phonetic Hangeul)을 말하는 것 같은데, IPA에 대기는 아직 역부족이고 많은 비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l과 r의 구분이나 v를 위해 ㅂ에 사선을 그은 것, 중국 권설음의 표기 등등) --서상현

한글이 다른 나라에 도입된다면 당연히 그 나라에 맞게 수정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나라 언어학자들이 할 일이구요. 만약 이러한 작업이 한국의 무관심속에 외국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참 부끄러운일일 것입니다.
"한국어를 표기하기 위해 쓰이는 한글"이 바람소리 물소리를 쓸 수 있으니 외국어도 그대로 쓸 수 있다고 주장하는 헛소리가 아니어서 기쁩니다. 물론 다른 나라 말을 표기하기 위해서는 한글에 수정이 가해져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째서 우리나라 언어학자들이 할 일입니까? 한글을 프랑스어에 맞게 바꾼다고 합시다. 우리나라 언어학자들이 프랑스어를 더 잘 알겠습니까 프랑스 언어학자들이 프랑스어를 더 잘 알겠습니까?
무관심한 것은 좋지 않지만 문자를 옮기는 데는 언어쪽이 더 중요한만큼 이러한 작업이 외국 언어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터키와 베트남은 로마 알파벳을 받아들였고 몽고는 키릴 알파벳을 받아들였습니다. 터키나 베트남, 몽고의 문자 제정에 영국이나 러시아가 관여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서상현

죄송한 말씀이지만 서상현님께선 상당히 도발적인 문체를 사용하시네요. 그런 표현은 감정이 잔잔한 상태에서 생산적인 토론이 오가지 못하도록 만들기 쉽습니다.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훈계하듯이 들릴까봐 걱정입니다. :) ) 그리고 아쉽지만 저는 언어학도가 아니라 자세한 자료는 가지고있지 못합니다. 관심이 많으시면 링크된 글의 글쓴이에게 물어보시는 것이 좋을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말씀드릴것은, 한글이 관련된 작업에 외국 학자들끼리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은 국익을 생각해서도 옳은일이 아닙니다. 김치 제조법을 일본에서 개선해서 새로운 자국상품으로 만든다면 우리 기분도 별로 좋지 않을겁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한글을 이용해서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고는 자국의 언어가 세계제일이라고 외치게 만든다면 우리 기분이 좋을리 없겠지요? 이성적으로만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국민 정서를 생각해서 그리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 나라 학자들과 함께 연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말씀드린겁니다.--모나드

우리들이 보기에 한국 문맹률이 거의 0% 임에도 우리나라의 한글은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을 겁니다.
이에 대한 토론은 문맹률토론에서 하겠습니다. --서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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