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성 노출 바람직한가
한동안 개인성의 노출은 위키에서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요즘 드는 생각은, 이런 위키 공간일수록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OriginalWiki를 보면 공동체에 공헌을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위키페이지에 개인 신상 정보(자신의 직업, 사는 곳, 구체적으로 하는 일, 관심사, 이메일 주소 등)를 노출한다. 그리고 그것을 예의 차원(새로 이사온 사람이 자기를 소개하는 것)에서 생각하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 역시 그런 분위기에 동조한다 -- 거기선 자신의 위키페이지에 별 말이 없는 경우가 오히려 어색하다. 어떤 의식(ceremony)化가 되어 있는 것이다. 위키에 들어와서 자신의 페이지를 만들고 몇글자 적어놓지 않거나 베일 속에 감춰두든가 하면 그 동네에서는 왠지 "여기에 별 관심이 없다"나 혹은 "나는 아직 어리다"는 발언을 하는 듯 느껴진다 -- 실제로도 대부분 그러했다.
그러나, 개인성을 노출하면서도, 그들은 개인성을 감춰야할 때를 잘 아는 것 같다. (그런 개인성을 토대로 건강한 익명성을 일궈내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동네가 몇 년간 생존해 온 것이 아닌가 한다. 대부분의 Kiwirian은 실세계의 자신을 명확히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고, 서로 감정적인 막말을 주고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대의 실체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아닌가 한다.
건강한 온라인 관계는 건강한 오프라인과 건강한 사회성에서 온다고 믿는다.
--김창준
너무 복잡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나요? 위키공간에서 개인성을 노출하는 것이 좋을까? 감추는 것이 좋을까? 어느 정도나 노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개인페이지를 만들어야 하나? 만들지 않아야 하나? 규칙이 복잡하고, 무엇이 바람직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냥 각자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 두어도 아무 문제 없다고 봅니다. 개인성을 드러내고 싶으면 드러내고, 감추고 싶으면 감추고, 개인페이지 만들고 싶으면 만들고, 만들기 싫으면 없애고. 여기에서 굳이 바람직한 기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어디에 있습니까? 노스모크는 지나치게 규칙이 많습니다.
노스모크의개인성 문제는 위키위키와 개인성 문제로 일반화시킬 문제로 생각되지 않고, 그저 지금의 노스모크의 상황에서 비롯된 구성원들간의 대립일 뿐입니다. 서로 생각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고 방향이 다른데, 아말감씨가 개인성을 강조하며 초기 노스모크의 목적과 시작방향, 아말감씨의 주도적 위치를 강조한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반발한 것일 뿐입니다. --Aragorn
가이드라인이나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OriginalWiki에서는 그런 것이 규칙이라기보다는 문화로 느껴집니다. 그냥 그런 문화가 부분적으로라도 구성되어 있는 게 부럽습니다. 그런데, 이런 점은 있습니다. "A가 규칙이다"나 "A가 규칙이 아니다"나 모두 규칙들이 될 수도 있습니다. 노스모크에 실명을 쓰는 사람이 거의 전무한 때에는 "실명을 써야만 한다"는 규칙이 없었습니다 --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실명 사용자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는 그것 자체가 어떤 집단 압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실명을 쓰면 뭔가 바보스럽게(혹은 초보스럽게) 느껴지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렇게 보면 또 하나의 "규칙"의 탄생이 되겠죠.
실명사용 논의에서 결론은, 이런 논의를 처음 들어오는 분들에게 접근하기 쉽게 해놓고, 자기들이 스스로 판단하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된다면 "A의 규칙성" 혹은 "A의 비규칙성 배면의 압력"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인간들이 서로 모여있는 곳이라면 자생적인 "바람직한 기준"이 공유되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걸 성문화된 규칙으로 보느냐, 문화로 보느냐는 것은 차치하고서요 -- 물론 저는 후자를 선호합니다.
제 글은 이미 있었던 논의와 큰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새페이지를 만드느니, 눈에 띄는 기존 페이지를 이용한 것 뿐이죠. 혹시 더 적절한 곳이 있다면 옮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