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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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촌지받지 않으신 사회선생님 그리고 교사이신 내어머니

나는 아직도 한 아이의 부모님께서 돈봉투를 놓고 가자 그 아이의 통장에 그 돈을 모두 넣어 돌려준, 늘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너희들에게 벌을 주겠다"며 단호하게 매를 드시던 중학교 때의 사회 선생님과, 내가 독서 선생님께 맞고 난 후 정황을 들으시고는 나와 아이들을 다독거려 주신 고등학교 때의 국어 선생님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그리고 비록 그다지 풍족하게 살지는 못할망정 이제껏 단 한번도 촌지를 받지 않으신 내 어머니도. --irenchel


2. 촌지 거절하기


학년 초만되면 반어머니들이 자리를 만들었으니 한번 나와서 얼굴이나 보여달라고 난리이다. 아직 애들도 파악이 안되었는데 무슨 할말이 있겠냐고 계속 거절하다가 나중엔 협박성 말도 들었다. "선생님이 안나와주시니 반일을 못하겠어요!!!" 학급회장 어머니의 역정 섞인 말이었다. 하는수없이 식당에 마련된 학급어머니회에 얼굴을 디밀었다. 누구누구 엄마라고 이름을 대는데 사실 누가누군지 기억도 못하노라고 솔직히 얘기했다. 식사를 끝내고 먼저 자릴 비워야겠다고 말씀드리고는 나오면서 밥값을 계산해버렸다. 근 20여만원 되는 큰돈이라 가슴이 쓰렸지만 이런 관행을 없애겠다는 일념으로. 다음날 회장 어머니가 그돈 다시 들고 학교 찾아와서는 돌려주는 것이었다. 마지못하는 척 받았다(속으로 웃으면서). 그 이후로 어머니들의 촌지따위는 냄새도 못맡았다.

이 소문의 효과가 식어갈 때쯤, 수학여행을 가야하는데 학급 어머니회에서 또 30만원을 만들어서 책상 속에 넣어두었다. 정말 귀찮은 엄마들이다. 학년 초에 아이들에게 분명히 나한테 촌지가지고 오는 어머니가 있으면 그 자식은 1달간 청소당번이고 이름을 공개하겠다고 얘기했는데도, 아마 의례하는 소리이거니 생각했던 모양이다. 할 수 없이 세명 이름 학급회의 시간에 공개하고(회장, 부회장, 총무였다) 청소 1달간 시키고 장문의 편지를 써서 돈과함께 돌려보냈다.

주기적으로 이런 사건을 터뜨려 나한테는 촌지가 안먹힌다는걸 어머니들께 확실히 인식시키고 있다. 어머니들만의 문제는 아니리라. 촌지를 주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게하는, 촌지가 음성적으로 강요되는 사회의 분위기가 문제일 것이다. 해결의 열쇠는 교사들이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안받으면 된다. 절대로 안받아야만 한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갔는데 동네 아줌마들 소문이 영 심상찮다. 마누라가 촌지를 줘야겠다고 은근히 나를 떠본다. 택도 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아이가 부회장이 되었단다. (제발 아이가 나서지말았으면 좋겠는데, 그건 내맘대로 안된다) 마누라 엉덩이가 반은 떨어졌다가 내 표독스런 눈빛에 찔끔하며 주저앉는다. 이번엔 아이가 회장이 되었단다. 아내가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부회장 엄마가 집에 전화질을 해댄다. 으~~~ 나는 외면하고 집을 나와버렸다. 혼자 쏘주마셨다. 그런데 덜렁덜렁 나서대는 아이가 미워졌다. 딸이 아니었으면 회장같은거 때려치우라고 아이를 꼬셨을 것이다. 이 땅의 딸들은 너무 손해를 보아왔고 또 보고있기에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오만가지 원망과 십만가지 비판을 안주로 해마가 거덜날 때까지 마셔댔다. --zetapai

촌지를 거절하는 선생님이 많은가 받는 선생님이 많은가? OSTWorld:영화선생김봉두가 인기를 끈 이유는 받는 선생님이 많기 때문이다. --헌터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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