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소설과의 결별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갑작스러운 소설의 단계 변화를 팬들이 어떻게 감당했을지, 의문스러울 정도의 무라카미하루키의 변신이다.
이 소설은 지금까지의 무라카미하루키의 소설이 단선적 연주의 자유를 통해서, 환원과 결합, 변주를 자유자재로이 하면서, 독자들을 그 안으로 끌여들여왔다면, 보다 다층적이고도, 가일층 진일보한 형식으로 씌어진 소설이라 할만하다.하드보일드원더랜드라는 소설을 필두로 하여 세계의 끝이라는 전혀 다른 소설이 마치 실 두가닥이 꼬이듯이, 전혀 연결점이 없는 것처럼, 모종의 상관 관계를 가지며 같이 진행해 나아간다. 하드보일드원더랜드는 말그대로 하드보일드한 스타일의 소설이다. 이 속에는 괴기물과 SF가 적절히 혼합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세계의 끝은 마치 평화로운 고전 환타지를 보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문학사상사에서는 이 책의 제목을 "일각수의 꿈"으로 번역해서 내놓았는데, 세계의 끝에 나와 있는 환타지적인 부분을 더 많은 사람들이 중점적으로 보리라 판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가 오히려 더 대중적인 반향이 컸을 부분이었음을 그들은 계산 못했던 것 같다.
무라카미하루키의 말과도 같이, 이 소설은 하루키라는 작가가 자신이 가진 역량보다 한단계 위의 소설을 쓴 것이나 다름없는 시도이다. 전체 윤곽을 이전의 소설 흐름 속에 같이 잡는다는 것은 무리가 된다. 후반부에 이르러서 대부분의 평론가와 하루키 애독자, 그외 독자들은 그의 독창적인 결말부에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세계의 끝에 관해서) 그 영상이 보이는 듯하다. --Roman
읽은지는 오래 되었지만 처음 읽었을 때의 흥분이 기억난다.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동양적 이원성(duality) - 음양의 이론 - 을 가장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