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중 유일하게 서구 중세문헌학의 대가로 인정을 받고 있는 이탈리아 시에나국립대학 정교수
제 11회 해외교포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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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학자의 자세는 어떤 겁니까.
―공부하는 학자의 자세는 어떤 겁니까.
“열정이 솟아났을 때 즉시 착수해야합니다. 학문하는 일은 예술작업과 비슷해요. 책을 무조건 더럽히세요, 학대하세요. 무슨 말인고 하니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을 책 귀퉁이에 쓰는 겁니다.
흔적을 남겨야 합니다. 생각을 시각화해 고정시켜야 합니다. ‘나중에’ 하면 똑같은 생각이 안납니다. 귀찮지만 해야 합니다. 처음 떠오른 생각이 획기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한 자리에서 즉시 해버리려면 풍부한 자료를 갖춘 도서관이 중요해요. 이점에서 독일이 참 부럽더군요.”
흔적을 남겨야 합니다. 생각을 시각화해 고정시켜야 합니다. ‘나중에’ 하면 똑같은 생각이 안납니다. 귀찮지만 해야 합니다. 처음 떠오른 생각이 획기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한 자리에서 즉시 해버리려면 풍부한 자료를 갖춘 도서관이 중요해요. 이점에서 독일이 참 부럽더군요.”
―하나만 더 일러주십시오.
“우선 사색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여유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단 내적 안정을 이루고 나면 본작업에는 오히려 속도가 붙습니다.
마라톤 경주자들은 42㎞를 마치 100m 달리듯 뛰죠? 공부할 준비가 끝나면 치열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겁니다. 좋은 연구논문을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전에 많이 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공부는 즐겁게 해야 합니다. 내가 공부하는 것을 동료들이 와서 보면 자기도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고 해요. 왜 맛있게 밥 먹는 사람을 보면 나도 식욕이 돋잖아요? 그렇게 말이죠.
즐겁게 학문을 하려면 맘 속에서 찾는 대상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문헌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죽어있던 책이 해답을 해줍니다. 이렇게 편안하게 공부했던 글은 나중에 읽어보면 보편타당한 글이 됩디다. 남들이 읽어보고 나도 이 정도는 쓸 수 있겠다 생각이 들 정도가 되면 좋을 글입니다. 새로운 표현을 실험하지 않고 자신 속의 말을 편안하고 간소한 문장으로 꺼내놓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