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주 오래 전에 책장 안의 낡은 책들 속에서 아버지의 군대시절 일기가 발견되었다. 일기라기보다는 자서전 같은 것이었는데, 군대에서 자신의 일생을 정리해 보고 싶었다고 아버지는 그랬다. 문제는 그 일기에 아버지의 첫사랑 얘기 또한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삐진 어머니는 싸울 때마다 그 일기장에 나오는 첫사랑의 이름을 들먹거리셨대나 어쨌대나. 어느 날 아버지의 일기는 사라졌다. 그리고는 아버지가 사무실을 옮기실 때마다 집으로 가져왔다 다시 사무실로 가져가는 짐 속에서 그 일기가 보이고는 했다. 사무실에 숨겨져 있는 아버지의 일기. 나도 이젠 아버지의 일기를 읽어보고 싶은데ㅠㅠ 대체적으로 아버지의 젊은 날은 별로 행복하지 못하다고 들었으므로... 아버지를 잃은 가난한 장남이었으니까. 내가 지금 아버지의 일기를 본다면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까?
중학교 시절 일기를 매주 검사하는 선생이 있었다. 물론 필자가 매우 싫어하는 선생이었고... 일기를 매일 쓰고 싶었지만 이리저리 어찌저찌하다보면 밀리게 된다. 전날 밤을 새가며 쓰게 되는데...(쓰지 않는다면 신체적 고통이 뒤따르니 어쩔 수 없다. 난 맷집이 작다.) 쓰다보면 쓸 꺼리가 떨어지게 되고 노래가사 하나쯤 중간에 적게 되는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나는 피리부는 사나이'를 썼다.. 다음날 일기 안쓴 애보다 더 많이 맞았다. 쪽팔리고(사실 별로 쪽팔릴 것도 없는데 괜히..) 아프고... 그렇게 3년을 그 선생에게 시달리면서 억지로 일기를 써서 일기란 단어가 싫어질만도 하건만 요즘 펜을 가지고 일기를 쓴다. 신기한 일이다. --아무개
그와 헤어졌을 때 일기장에 "니가 죽었으면 좋겠어", "누구누구야 죽어버려" 라고 써놓고 일 년 후에 그와 다시 만났다. 다시 만난지 일 년 남짓 됐지만, 헤어졌을 때의 일기를 읽으면 아직도 마음이 너무 아파서. 아파서. --나미나미
see also 세계적인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