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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질에 철퇴를 내리쳐라
가위질에 철퇴를 내리쳐라
정태춘은 묻는다. "당신은 이제까지 당국의 검열을 받지 않고 발표된 노래, 그 검열제도를 의식하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노래를 방송을 통해 들어보거나 배워 불러본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느냐"고...
심의를 담당하는 기관은 공연윤리위원회라는 곳이다. 하지만 심의는 이 곳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륜의 심의는 작품의 발표 자체를 결정 짓는 요건이 되므로, 창작자와 음반 제작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심의를 통과하도록 노력하게 되며, 따라서 공륜 심의를 넣기 전에 음반사의 제작자의 손에서 예비적인 심의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이전에 이미 창작자의 머리 속에서 심의는 이루어진다...공륜의 심의가 창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다는 것은 단순히 명분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창작자의 머리 속에서부터 심의가 이루어진다는 엄연한 사실에 근거한다.
이러한 검열, 심의는 우리 대중가요사의 첫 시작부터 지금까지 지속되었다. 그 결과 창작자와 대중들은 이제 으레 대중가요는 이러이러한 것이라는 식의 고정된 틀을 머리 속에 가지고 있게 되었다. 공륜의 심의가 만들어낸 대중가요의 고정된 틀을 창작자와 대중이 모두 내면화하게 되고, 그것이 대중가요의 관행으로 굳어져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정태춘은 "언젠가 검열제도가 폐지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그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가사를 들어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60여년간의 검열이 우리 대중가요 창작자들의 예술적 상상력을 이미 거세해 버렸고, 대중가요에 대한 왜곡된 고정관념과 작법의 관행들을 뿌리 깊게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정태춘의 '가요의 검열제 철폐운동'에 관련한 일지
심의를 담당하는 기관은 공연윤리위원회라는 곳이다. 하지만 심의는 이 곳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륜의 심의는 작품의 발표 자체를 결정 짓는 요건이 되므로, 창작자와 음반 제작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심의를 통과하도록 노력하게 되며, 따라서 공륜 심의를 넣기 전에 음반사의 제작자의 손에서 예비적인 심의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이전에 이미 창작자의 머리 속에서 심의는 이루어진다...공륜의 심의가 창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다는 것은 단순히 명분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창작자의 머리 속에서부터 심의가 이루어진다는 엄연한 사실에 근거한다.
이러한 검열, 심의는 우리 대중가요사의 첫 시작부터 지금까지 지속되었다. 그 결과 창작자와 대중들은 이제 으레 대중가요는 이러이러한 것이라는 식의 고정된 틀을 머리 속에 가지고 있게 되었다. 공륜의 심의가 만들어낸 대중가요의 고정된 틀을 창작자와 대중이 모두 내면화하게 되고, 그것이 대중가요의 관행으로 굳어져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정태춘은 "언젠가 검열제도가 폐지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그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가사를 들어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60여년간의 검열이 우리 대중가요 창작자들의 예술적 상상력을 이미 거세해 버렸고, 대중가요에 대한 왜곡된 고정관념과 작법의 관행들을 뿌리 깊게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 90년 6월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정부안 확정
- 90년 6월 30일 '음반법 개악 의도에 대한 우리의 입장' 발표 (민족음악협의회)
- 90년 10월 "아, 대한민국..." 제작 (공륜 사전심의 결과 및 수정 지시 거부)
- 91년 1월 29일 '음반 및 비디오에 관한 법률 개악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위원장 정태춘) 구성
- 91년 2월 8일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국회 본회의 통과
- 91년 5월 15일 "아, 대한민국..."판매, 배포 강행
- 93년 10월 20일 "92년 장마, 종로에서" 출반, 판매, 배포 강행, 사인 판매, 시민 지지서명 개시
- 93년 11월 1일 문화체육부, 서울지검에 정태춘 고발 조치
- 93년 11월 4일 기독교방송 <문화마당> 출연 - 새 음반 처음 방송
- 93년 11월 5일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 정태춘, 박은옥 특집>
- 93년 11월 25일 공연윤리위, 가요.음반 분야 집중 토론회 (정태춘 제외)
- 94년 1월 18일 음반 판매 레코드 소매점 영업정지. 서울지방 검찰청에서 정태춘 출두 요구
- 94년 1월 25일 정태춘 불구속 기소
- 94년 1월 26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검찰의 정태춘 기소에 관한 성명서 발표
- 94년 3월 22일 정태춘 기소 건에 대한 1차 공판
- 94년 4월 19일 정태춘 기소 건에 대한 2차 공판 (본건 관련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 94년 5월 10일 정태춘 기소 건에 대한 3차 공판. 위헌제청 결정 판결
95년 10월 31일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제16조 1항, 2항, 제24조 제1항 제4호,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위헌을 결정 (요지 : 헌법에 보장된 언론.출판의 자유와 학문.예술의 자유, 그리고 검열의 금지에 위배되며, 검열이 허용될 경우 창작자의 예술활동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침해하여 정신생활에 미치는 위험이 크다)
95년 12월 31일 서울지법, 정태춘 선고유예 판결 (요지 : 정씨의 핵심 혐의였던 공륜의 사전심의 미필 부분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이 났고 미등록 음반 제작 배포는 위헌제청을 내기 위한 부수적인 행위였음을 감안, 이같이 선고한다)
그가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가요들의 가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바꾼 세상에서 그는 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역사는 개혁한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기억할 필요는 있다.
정태춘의 음악은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촛불", "북한강에서," 사랑하는 이에게 등의 감수성 있는 노래들이고 이후는 "아 대한민국"과 같은 사회성있는 노래들이다.
윤구현이 제일 좋아하는 앨범은 "무진새노래"이다. 서정성과 운동성이 잘 혼합되어 있고 튀지않는 국악반주 역시 타 음악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국악기를 반주로 사용했을 때 어색함이 없는 음악은 많지 않다. 이 앨범의 압권은 독재에 대한 비꼬기이다. 예전에는 모든 앨범에 '건전가요'가 들어있었다. '시장에 가면' 등과 같은 노래가 앨범과 전혀 다른 분위기로 튀어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는데 정태춘의 이 앨범은 정태춘이 직접 부르는 건전가요가 들어있다. 북만으로 반주하는 '우리의 소원'이. -- 진정한 건전가요였다.
정태춘-고향집가세
정태춘의 음악은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촛불", "북한강에서," 사랑하는 이에게 등의 감수성 있는 노래들이고 이후는 "아 대한민국"과 같은 사회성있는 노래들이다.
윤구현이 제일 좋아하는 앨범은 "무진새노래"이다. 서정성과 운동성이 잘 혼합되어 있고 튀지않는 국악반주 역시 타 음악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국악기를 반주로 사용했을 때 어색함이 없는 음악은 많지 않다. 이 앨범의 압권은 독재에 대한 비꼬기이다. 예전에는 모든 앨범에 '건전가요'가 들어있었다. '시장에 가면' 등과 같은 노래가 앨범과 전혀 다른 분위기로 튀어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는데 정태춘의 이 앨범은 정태춘이 직접 부르는 건전가요가 들어있다. 북만으로 반주하는 '우리의 소원'이. -- 진정한 건전가요였다.
정태춘-고향집가세
역시 가장 파워풀한 앨범은 "아! 대한민국"이다. 정수라의 바로 그 곡을 패러디한 느낌의 앨범인데 이 앨범부터 정태춘은 심의를 거부하고 불법음반을 발매했다. 여기서 건드리고 있는 현실은 듣는이로 하여금 주먹을 꽉 쥐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매우 직설적이고 거친, 그렇기때문에 가장 강렬하고 노동자스러운 음반이 되었다.
거북이가 제일 좋아하는 앨범은 "1992년 장마 종로에서"이다. 대학들어가서 이 음반을 처음 들었을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팝/락을 들으며 시대와 괴리된 음악들만 듣다가 이런 음악을 들었고, 그것이 거부감보다는 가슴찡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정태춘은 김민기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나는 "양단 몇마름"이라는 곡이 너무 살갑다. 내가 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비교적 최근작인 "정동진/건너간다"는 사회참여보다는 내적인 곳으로 조금 돌아간 음반이다. 여전히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거북이는 정태춘이 학교에서 공연을 했을때 공연 끝난 뒤 갈아만든 사과 하나 사들고 쪼르르 무대 뒤로 들어갔다. 그리고 질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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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아직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어렵긴 하지만 해야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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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은 기억이 안나는데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한다'는 말을 유교쪽 책(논어같은데 어딘지 모르겠다...-_-)에서 본 적이 있다. 그는 그렇게 사는 사람이다.
거북이는 정태춘이 학교에서 공연을 했을때 공연 끝난 뒤 갈아만든 사과 하나 사들고 쪼르르 무대 뒤로 들어갔다. 그리고 질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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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아직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어렵긴 하지만 해야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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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은 기억이 안나는데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한다'는 말을 유교쪽 책(논어같은데 어딘지 모르겠다...-_-)에서 본 적이 있다. 그는 그렇게 사는 사람이다.
그의 노래 가운데 독특한 작품이 '시인의 마을'이다. 이 곡은 가사가 두 개다. 처음 곡을 냈을 때 심의에서 많은 부분을 고치라고 하자 그냥 가사를 통째로 바꿔버렸다. 눈치껏 다시 원래 가사로 곡을 내고. 그래서 이 노래의 가사를 외우는 것은 신형원의 "터"를 외우는 것만큼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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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1978년
시인의 마을 1978년
창문을 열고 음, 내다 봐요
저 높은 곳에 푸른 하늘 구름 흘러가며
당신의 부푼 가슴으로 불어오는
맑은 한줄기 산들 바람
살며시 눈감고 들어 봐요
먼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가쁜 자연의 생명의 소리
누가 내게 따뜻한 사랑 건네 주리오
내 작은 가슴을 달래 주리오
누가 내게 생명의 장단을 쳐 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자연의 친구, 생명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사색의 시인이라면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수도승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저 높은 곳에 푸른 하늘 구름 흘러가며
당신의 부푼 가슴으로 불어오는
맑은 한줄기 산들 바람
살며시 눈감고 들어 봐요
먼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가쁜 자연의 생명의 소리
누가 내게 따뜻한 사랑 건네 주리오
내 작은 가슴을 달래 주리오
누가 내게 생명의 장단을 쳐 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자연의 친구, 생명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사색의 시인이라면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수도승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우산을 접고 비 맞아 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울적한 마음에 비 뿌리는
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 주리오
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마음에 위안 돼 주리오
어린 시인의 벗 돼 주리오
나는 자연의 친구, 생명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사색의 시인이라면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수도승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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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울적한 마음에 비 뿌리는
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 주리오
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마음에 위안 돼 주리오
어린 시인의 벗 돼 주리오
나는 자연의 친구, 생명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사색의 시인이라면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수도승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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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1984년
시인의 마을 1984년
창문을 열고 음, 내다 봐요
저 높은 곳에 우뚝 걸린 깃발 펄럭이며
당신의 텅 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
살며시 눈감고 들어 봐요
먼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가쁜 벗들의 말발굽 소리
누가 내게 손수건 한 장 던져 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 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의 장단을 쳐 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저 높은 곳에 우뚝 걸린 깃발 펄럭이며
당신의 텅 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
살며시 눈감고 들어 봐요
먼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가쁜 벗들의 말발굽 소리
누가 내게 손수건 한 장 던져 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 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의 장단을 쳐 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우산을 접고 비 맞아 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 뿌리는
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 주리오
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운명의 길동무 되어 주리오
어린 시인의 벗 되어 주리오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 뿌리는
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 주리오
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운명의 길동무 되어 주리오
어린 시인의 벗 되어 주리오
※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소
※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소
※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가위질 당했던 1집의 <시인의 마을>이 본래의 노랫말을 되찾아 수록되었다. 심의에 통과된 것은 이미 발표된 노래라서 가사가 바뀐 것을 확인하지 않은 공륜의 사무착오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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