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서 PMS라고 부른다. 우리말로는 "월경전증후군"이다. 황원정은 이 병(인지 증세인지)에 아주 지독하게 시달리고 있다. 남들은 아무도 모른다. 그 괴로움을. 설령 여자라 하더라도, 겪어보지 않은 이는 절대로 모른다.
착각? ¶
흔히, "나 생리중이야, 건드리지 마"라고들 말한다. 얼마전 개그콘서트엔 이런 것도 있었다. "장군~! 걸렸습니다!" "뭐에 걸렸나?" "마술에 걸렸습니다." "엥? 자네는...(남자가 아닌가)" "어머!! 됐어, 얘!"-.-;; 월경중일때 여자는 흔히 하는 말로 "승질이 드러워"진다는 뜻일것이다.
그러나 황원정의 생각은 다르다. 단지 불편하고, 행동이 자유롭지 못해 약간 짜증스러울뿐, "승질이 드러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승질 드러워"지는 때는 따로 있다. 사람도 따로 있다.
PMS ¶
모든 사람에게 이 증후군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소수의 여성에게만 그럴뿐. 나타나는 시기는 월경 전 1주일간 정도이다. 실제로 시작되어버리고 나면, 증세는 급격히 사라지고 정신적으로 안정을 되찾는다. 동시에 후회가 밀려온다. 도대체 내가 왜 그랬을까? 꼭 미친사람 마냥...ㅠ.ㅜ
증세는 가장 대표적으로 우울증이다. 우울하다. 어떨때는 진짜 자살하고 싶을정도로(여자인게 싫어서)우울해진다. 곧 있을 "불편하고 짜증스런" 시기가 확대 상상되면 우울은 더 깊어진다. 우울이 깊어지면 이성을 잃는다.(요즘 황원정은 이런 시기가 오면 내가 지금 정상이 아니구나. PMS구나.라며 매순간 정신을 다잡기위해 노력한다) 이성을 거의 잃은-.-; 이런 때 누가 건들면 말그대로 폭발한다. 심하면 어른인지 아닌지도 눈에 안들어온다. "건들다"는 것은 사실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말한마디, 행동하나...호의로 시작한 것조차 적의로 받아들여진다. 한마디로, 세상 모든 것이 적이다. 그러므로 주위의 모든 사람들과 싸우게 된다. 이때에 주위 사람들이 PMS에 대해 알고 있고 이해해줄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행이거니와, 그렇지 않다면 PMS에 시달리는 당사자는 무진 고생을 해야한다. 때만 되면 나타나는 스스로도 이해가 불가능한 비정상적 정신상태에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이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승질 드러운" 인간으로 낙인 찍힌다. 황원정은 그때만 되면 열심히 싸워댔다. 남동생과 싸우고, 여동생과 싸우고, 엄마와 싸우고, 직장 상사(는 황원정의 2년 선배^^;)와 죽도록 싸우고...황원정의 가족들은 PMS를 알고는 있지만 이해는 해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걸로 황원정을 나쁜 사람 취급하지도 않는다. 단지 "저 인간이 또 때가 되서 그러는구나, 그렇다고 봐줄순 없지"라고 생각들 할뿐. 이것은 PMS의 가장 대표적인 증세인 "우울증"이고,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도 있다. 계속 잠이 오고, 머리가 아프고, 배가 아프고, 쉽게 피곤하다(너무 피곤해서 이 일주일간은 그냥 귀차니스트가 되어버린다). 만약 격심한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될때라면, PMS는 2배, 3배의 위력을 발휘한다. 그때 환자는 그야말로 주위에 "싸이코"로 낙인 찍힌다.(황원정이 병원에서 근무할때...) 그외, 황원정이 겪어보지 않은 증세로 도벽, 요통, 소화불량, 불면증-다면증과 불면증이 둘다 증세이다-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 딱 일주일 시달리고 실제로 월경이 시작되면 그때까지 부렸던 "승질"과 "주위에 끼친 폐"등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지나가면서 한동안 자기비판을 한다. 난 도대체 왜 이모양 이래? 스스로가 PMS인 것을 잘 안다 해도 역시 자기비판에 빠진다. "심해도 너무 심했잖아"하고...그리고 확대 상상했던 것 만큼 불편하거나 짜증스럽지 않기에 조금 명랑한 기분을 되찾기도 한다. 그러니까, 도리어 이시기는 기분이 상승하고 컨디션이 회복되는 시기이다. (생리통만 빼면)
치료법 ¶
딱히 없는 걸로 안다.미국에선 흔한 우울증 처방인 "프로작"을 먹는 모양이지만...(미국 영화를 가만 보면 대사에 "프로작"이라고 나오면 자막엔 "우울증약"이라고 뜬다. 얼마나 많이 먹으면...) 정신과 약이라면 기겁을 하는 한국에선 더더욱 치료법이 없다. 치료법 대신 대처법은 있다. 그래도 어떻게 "즐겁게 살아보자"는 눈물겨운 몸부림인 것이다.
DeleteMe 이전에는 우울증약은 일주일치만으로도 치사량으로 이를 수 있었기 때문에 의사들은 매우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러나 프로작의 발매로 부작용에서 해방되자 의사들은 미친듯이 처방해댔고 프로작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 일단 스스로가 PMS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안다는 것만으로 자기혐오감, 불안감, 우울한 정도를 많이 줄일수 있다. 앗! 내가 그래서 그랬구나!라고 알면, "도대체 나란 인간은 왜 이럴까...ㅠ.ㅜ"하고 울지는 않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이성을 잃으려는 순간을 의식할수도 있게 된다. 물론 매우 어렵다. 통제가 가능하면 그게 증후군이란 이름이 붙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때가 되면 조심하고, 최대한 이성을 잃는 순간까지 가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스트레스 요인을 줄이고(뭐 별로 줄이고 싶다고 줄여지는게 아니긴 하다),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고, 평소엔 비관주의더라도 이때만은 의식적으로 낙천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기타등등, 애를 많이 써볼수 있다.
- 주위에 알리고 이해를 구한다. 응석을 부리라는 게 아니다. 사회가 아니라 가족에게 하는 거니까. 사회생활까지 확대할 필요없이, 가족들만 이해해줘도 마음이 많이 편해진다. 아니, 가족들이 원인을 알고만 있어줘도 마음이 편해진다. 만약 "그러니까 날 피해달라"고 해서, 그게 받아들여지면 완전히 성공한 거다.(황원정의 가족들은 이게 안되는 모양이다) 친구들까지 확대할수 있으면 더더욱 좋고...
- 명상이나 이완법등이 많이 도움되는...모양이다....-.-; 안해봐서 모르겠다. 뭐, 마인드콘트롤을 해보라거나...권하는건 많던데, 황원정은 해본적이 없다. 배워본적이 없으니까....라기 보다 잡생각이 너무 많아서 시키는대로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좋은점? ¶
이게 도대체 좋은점인지는 알수 없으나, PMS에 시달리다가 월경이 끝나고 나면, 남들보다 에너지가 한 2배는 더 생기는 것 같다. 혹여 PMS기간동안 진탕 잠만 자면서 쌓아놓은 에너지가 이때 발산되는 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별로 근거는 없는 이야기고, 황원정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좋은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쨌든, 고생이 끝나고 나면 세상이 장밋빛으로 보이는 사례는 많지 않은가? 산의 정상에 올랐을때라든가, 대학 입시에 합격했을 때 라던가...
PMS 환자를 보면... ¶
오랫동안 스스로도 이해 못한 비정상적인 정신상태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오며 산 사람들입니다. 뭐, 그러려니 하고, 피해주세요. 혹여 친한 사람이나 가족이라면...좀 짜증나더라도 최대한 비위맞추려고 노력하시구요. 알고보면 불쌍한 사람들이에요...^^; "생리중도 아닌데 왜저래?" 하지 마시고...이 증세는 주위의 몰이해때문에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주위에서 "승질드러운 나쁜 인간"이 아닌 "저것은 저 사람에게는 어쩔수 없는 일시적 스트레스상태"로 이해해주면 훨씬 호전되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오.. 이렇게 유익한 페이지가 있었군요.^^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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