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린은 그가 예뻐하는 사촌여동생이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열독하는 것을 보고, 동생의 주위에 책 골라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
김기린의 어린시절은 그리 풍족하지 않았지만 분명 책만은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동생을 위해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 중 기억나는 것을 찾으러 서점에 갔다. 다행히 지금까지 기억나는 책들은 정말 좋은 책들이어서 재판이 나오고 있었다. 창비문고가 대다수. 그런데 그 책들을 사서 다시 읽어보니.. 나는 정말 정치적인 아이였던 것이다.
니코 오빠의 비밀 ¶
근대 그리스에서 군부독재가 시작된 시기의 이야기. 지금 보고 그 교조적이지 않음에 정말 감탄해버렸다. 정말 아이가 이야기하는 듯한 자연스러움. 아이들과 잘 놀아주던 니코오빠는 팔뚝질(책 속에서는 자유의 투사라고 표현되지만.. 솔직히 간지러웠다;)하다가 수배되어서 도망자 생활을 한다. 그리고 언니는 스카웃 비슷한 파시스트 소년단에 가입하고, 짝꿍의 아버지는 글을 쓰다가 추방되어버린다. 아이들이 읽기에 무리가 없지만, 지금 읽어도 유치함 따위는 느낄 수 없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 ¶
니코 오빠.. 보다는 단순하고 허술한 구도지만 역시나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읽기에 손색이 없다. 병약한 소년은 멋있고 자상한 형을 동경하는데, 형은 언제나 동생에게 죽은 다음에는 아름다운 낭기얄라로 가게 된다고 위로한다. 둘다 죽어서 낭기얄라에 가는데, 그곳은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지만 건너편 골짜기는 독재자가 용을 이용해서 인민을 탄압하고 있던 것이다.. 보잘것 없는 소년이 다른 세계에서 꽃핀다는 이야기지만, 해리 포터와는 격이 다르다고 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