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영어라는 놈을 중학교, 혹은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 받아 오면서 '단어'라는 화두는 항상 우리에게 짐이 되어 왔고, 그러면서도 늘 영어라는 '학문'의 小 과목으로 자리 매김해 왔습 니다. 덕분에, 막상 영어란 막연한 대상을 공부해 보려고 했지만 어디로 먼저 눈길을 돌려야 할지 모를 때, 손쉽게 '할 거리'를 제 공해 주는 존재이기도 했지요.
연습장에 까맣게 영단어와 한글 뜻을 번갈아 가며 빼곡이 채워 넣은 것을 보고 내심 심리적 보상과 만족을 느끼기도 했고간 혹은 그런 것을 숙제로 내야하기도 했지요, 시중의 수능 대비용 필수 단어 모음집 등을 들고 다니며 재독 삼독 그 횟수에 뿌듯해 하기도 했지요. 사실 이런 전통적 방법이 우리의 누나와 오빠가 밟아온 '정석'이었지요.
흔히들 영어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하는데, 저는 왕도는 몰 라도 正道는 있다고 봅니다. 그말은 즉, 正道와 邪道(혹은 誤道 -- 그릇된 길)를 가릴 기준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 기준의 출발은 " 영어는 언어이다"라는 단순하고 보편적인 명제에서 출발을 합니다. 이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더 자세히 하도록 하고, 지금은 '단어'라는 주제에 대해서만 한정해서 봅시다.
일단, 저는 우리가 이제까지 전통적으로 해온 단어 공부법은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문제가 있는가를 이야기 해야겠는데 제 논지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그것은 "단어가 제대로 외워지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효용론입니다. 저는 사실 "단어를 외운다"라는 말을 쓰기 싫어합니다만, 여러분이 제 언어를 아직 모두 이해하지는 못하시기에 여러분의 언어로 말씀을 드리기 위해 그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단어가 제대로 외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자면, "단어가 제대로 외워진 경우"를 반례로 들어야겠군요. 단어가 제대로 외워졌다면 우선 그 단어가 실세계에서 지시하는 바를 직접 경험하는 경우 그 단어 자체가 떠오를 수 있어야 합니다. 사과를 보면, 바로 apple이 떠올라야 한다는 것이지요. 둘째로, 그 단어를 해당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한국어로 설명하는 것보다 더 자연스럽다고 느껴야 합니다. 셋째, 글이나 말(이제부터 양자를 합쳐 입력자료라고 부르겠습니다)로부터 해당 단어를 접했을 경우, 그 단어가 지시하는 바가 직접적으로 연상이 되어야 합니다. 넷째, 그 단어를 자신 사고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그 단어를 출력해 내는 것이(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 단순히 그 단어가 지시하는 바를 연상하는 것만으로 가능해야 합니다.
자, 이제는 단어가 제대로 외워지지 않은 경우를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실세계 경험을 대할 때 한국어로 개념이 먼저 형성되고 그걸 해당 -- 기존에 암기해 둔 -- 영단어로 치환, 혹은 번역하는 작업이 개재됩니다. 다음, 그 단어를 남에게 설명하려면 한국어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셋째, 입력받은 단어를 한국어 단어와 일대일 대응 관계를 통해 이해합니다. 넷째, 그 단어 자체로 생각하지 못합니다. 다섯째, 대상을 연상하면 그 것에 대응하는 한국어를 연상하고, 마지막으로 그것을 영단어로 치환합니다.
이런 경우를 저는 "단어가 제대로 외워지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표현으로 바꿔 말하자면, "단어가 제대로 工夫되지 않았다" 혹은 "단어가 제대로 몸化되지 않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