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울린영어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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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영어를 난생 처음 배웠을 때였다. 1과는 Good morning, Tom Baker. 이었다. 괜찮았다. 2과에 Is this a book? 이었다. 나로서는 왜 의문문에서 동사가 문장의 제일 앞에나가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몇날며칠을 혼자서 그 답을 찾다가 끝내 실패! 수줍은 성격의 나이지만 알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영어선생님께 질문을 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의문문은 왜 동사가 앞에 나가나요?"
"뭐, 이녀석, 너 지금 날 놀리는거냐?"

엄청 두들겨 맞았다. 선생을 놀린다고 ㅠㅠ이후 영어수업시간은 나한테 고통의 연속이었고, 영어로부터 자꾸만 멀어져갔다. 참 재미없는 수업이었고, 내가 왜 영어를 배워야하나 하며 영어를 안해도 될만한 근거를 찾아헤매게 만들었다. 이후, 누구에게도 그 질문을 하지 못하였고, 고3이 되어서야 드디어 그 답을 깨달았다. 언어일반에 대한 사고를 할 정도로 조금 성숙했던 때문일 것이다.

영어공부는 온통 재미없는 부호를 마구 외워대는 수준에서 진행되었고, 나는 말할수없는 고통을 받았다. 그리고 영어는 나의 최고의 컴플렉스가 되어버렸다. 지금도 영어만 보면 겁이난다. 노스모크에는 영어를 상당히 잘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고, 그에대한 얘기가 아무 거리낌없이 진행되는걸 보면 기가 질린다. 영어로 되어있는 페이지를 보면 온몸이 경기라도 든듯이 경련을 일으킨다.(부르르~) 이미 새로 시작하기에도 너무 늦은 나이가 되어버렸고, 하루가 다르게 영어가 세계를 잠식해 들어가는걸 보면서 "나는 영어 때문에 시대에 뒤떨어지고 말거야" 하고 암울한 미래를 그려본다. 그 영어 선생님 절 왜이리 고통스럽게 하셨나요? (엉엉~)--zetapai

사부님이 중학교 1학년 학생의 당연한 질문을 받아 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커다란 결과를 낳고 말았군요! 영국어든 미국어든 혹은 국제 영어든지 모국어가 아닌 바에야 암호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수십년을 공부해도 문자해독과는 달리, 발음은 어차피 들리지 않는 것이고 추측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아주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회화가 필요하다면, 외국인의 발음을 수천번 정도 들어서 귀에 익히는 방법외엔 존재하지 않구요. 글을 읽어야 한다면, 꼭 필요한, 또는 아주 재미있는 글을 하나 가져다가 해석해 보세요. 예를 들어 아직 섹스가 궁금 하시다면, 플레이보이지를 사다 두고 이것을 해석해보면 아주 재미있을 것입니다.(그리고 여기서 한말씀드리겠습니다. 다 보신후엔 저한테도 한번 보여주세요!) 혼자서 해석이 불가능하시다면 여기다 조금씩 원문을 올리면 해석해 줄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도 자기가 아는 분야의 영어를 잘 하는 것이지 모든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제 친구중에 토익이 만점에 가까운 녀석들이 몇 명 있는데, 저에게 전산에 관한 영어에 대하여 물어보곤 합니다. 그러면 저는 쉬운 것도 무지 어렵고 복잡하게 이야기해주곤 합니다(~.~ 흠). 쩝 그러면 안되는데. 플레이보이지를 읽고 나면, 요즘 웬만한 헐리우드 영화는 대부분의 대사가 그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면 미래가 좀 더 밝다고 느끼지 않을까요. ---이정호

아 참 그리고 여기 어딘가 영어공부를 가르치는 모임이 있었는데 ....

질문이 단순하다고 답도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의문문은 왜 동사가 앞에 나가나요'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이해시킬 수 있는 영어선생님은 암기식 외국어 교육을 신봉하는 이땅에는 얼마 되지않을 것입니다. '왜 사과가 떨어지는가'라는 질문은 뉴톤을 기다렸습니다. sancus


see also Delight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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