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왜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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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8957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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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암자에 온 지 벌서 열흘이 지났다. 절의 맥박 같은 목탁 치는 소리와 스님의 옷을 빠는 공양주 보살의 빨랫방망이 소리가 들려온다. 마음에 묻은 때야 염불로 씻어내지만 옷에 묻은 때는 물(水) 보살님의 힘을 비는 수밖에 없나 보다. 목탁소리, 빨랫방망이 소리 저렇게 두들겨 겁을 주니 마음에 묻은 때도 ㅤㅇㅣㅄ엉에 묻은 때도 겁을 먹고 도망하는 수밖에 없을 게다.
"네가 장가를 가야 내가 두 눈 감고 죽지."
"어머니, 제가 그래서 효자지요. 제가 장가가면 어머니 돌아가실까 봐..."
공양주보살의 흰 머리카락을 보고 있자니 어머니 생각이 났다.
나는 우산을 받쳐쓰고 채마밭으로 나갔다. 채마밭 가득 푸른 채소가 싱그럽다. 아하, 여리고 여린 상추도 꽃 피우고 열매 맺기 위해서 저리 튼튼한 줄기를 뻗어올리는구나. 채마밭에서 먹이를 문 산새가 날아간다. 근처 어디에 새끼들이 기다리고 있는 둥지가 있나 보다.
집 떠나는 날 어머니는 염색을 하고 계셨다. 나는 어머니께 염색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야 자식들이 더 자주 찾아뵙지 않겠냐고 했다. 어머니는 묵묵부답 염색만 하시다가 선문답 같은 말 한마디를 던지셨다.
"눈이 점점 침침해져서 염색을 한다."
나는 단단히 맘먹었다. 이번 기회에 위장병도 고치고 심기일전하여 좋은 글도 많이 쓰리라. 굳은 결심을 하고 이곳 암자로 오기 위해 집을 떠나는 날, 나는 밥 속에서 어머니가 빠뜨린 머리카락 한 올을 골라냈다. 그때 나는 어머니가 차마 말씀하시지 않은 마음 한자락을 읽었다.
"네 밥그릇에서 내 흰 머리카락 나오면 네 목이 멜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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