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뷰의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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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은 여름이 되어 작년 여름에 곧잘 쓰던 향수를 뿌리면 기시감에 휩싸여 소름이 오도독 돋아버립니다. 그리고 한두가지 앨범을 줄창 듣다가 갈아치우는 타입이기 때문에, 어쩌다 길에서 그 노래가 흘러나오면 또다시 같은 기분이 된답니다. 너무 도취한 나머지 길거리에서 눈물이 줄줄줄 흐르던 적도 있었습니다.

기억은 이미 현재화되어서 아픈 것이든, 즐거운 것이든 그저 건조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그러나 청각, 후각을 매개로 한 데자뷰는 너무나 생생해서 무서울 정도입니다.

xpark는 손목에서 느껴지는 촌스러운 분향내라던가.. 엄지와 검지를 비볐을때, 아무것도 없는 손에 얇은 원통같지만 뭉툭하고 부드러운 공의 느낌...모든걸 날려버릴듯한 태풍의 기운이 한창일적에 듣던 LedZeppelin 의 stairway to heaven, 등등 오감에 의해 강한 느낌들을 받아온것같습니다(그런데 xpark는 데자뷰라고까지 생각하지 않았던모양입니다-_-;; ). 언젠가는 그 강한 느낌들에 굶주려 그전에 메모해둔 느낌의 매개들을 보며 그대로 해보기도 했는데.. 데자뷰란 그리 가볍게 찾아오는현상은 아닌가봅니다.

  • 오감에 의한 데자뷰들의 역할-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개인의 특수 상황이나 환경을, 통째로 그 감각에 퍼 담는다.

어쩌면 그래서 지금 xpark는 그린티의 향에 취해버려 헤롱거리고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말감은 아직도 옛날 0대 :) 때 맡았던 향기, 맛보았던 맛, 지금 다시 맡으면 맛보면 생각나곤 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아직 검색중이지만) 확실히 알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죠.. 그리고 모르는 거리를 차를 가다가 언뜻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건 꿈에서 본건지 아니면 비슷한 공통분모 때문인지 영 모를 기분일 때가 있습니다. 이 감각 또한 그냥 시각이 아니라, 분석하자면 운동감각 내지는 촉각, 후각에 비슷한 것 같아요.

은눈의시체는 오감에 의해 데자뷰를 느낀 기억은 없습니다. 단지 어떤 행동을 하고 있을 때, 그 행동을 전에도 해본듯한 기분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처음 와보는 산길을 걷고 있는데, 내가 이길을 걸은 적이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든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이 이야기를 전에도 한적이 있는데, 하는 기분 말이죠. 가끔은 하루종일 그런 기분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버스를 타면서 전에도 이런 식으로 버스를 탄적이 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전에도 이 내용을 이런 식으로 수업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극장서 영화를 보면서 저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하는.. 그런 날은 흡사 쳇바퀴속에 다람쥐가 된 기분입니다. 전에 굴린 부분이 한 바퀴 돌아 다시오는데도 그저 굴릴 뿐인..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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