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주 ¶
3월 말 경 한창 제철일 때 딸기를 사서 깨끗이 씻은 후 꼭지를 따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없앤다. 그리고 술독(이런 게 앞마당이나 베란다에 하나씩 쌓여가는 걸 보는 기분, 꽤 뿌듯하다)에다 정갈하게 담으면서 설탕을 함께 뿌린다. 설탕은 딸기가 잠길 정도로 붓는 게 원래 방법인데, 단맛을 줄이고 싶을 때는 재량껏 적게 넣어도 괜찮다. 다음으로 술독을 덮어 밀폐한 후 비교적 따뜻한 곳에서 이틀에서 사흘 정도 딸기가 부글부글 끓을 때까지 놓아뒀다가 소주 원액을 붓고 두 달 가량 포옥~ 익기만을 룰루랄라~ 기다리면 된다. 오픈한 다음에는 따로 병에 담아서 냉장보관하면 시~원한 딸기주 완성! 너무 맛있어서 쥬스인 줄로 착각하고 벌컥 벌컥 마셨다간 책임 못질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변종으로 복분자주가 있다.
위에 나온 대로 하지 않고 그저 싱싱에서 하루쯤 지난 제철 딸기를 다듬어서 유리병에 넣고 소주 댓병을 콸콸 부었다. 그로부터 두달 뒤 휴가나온 친구 녀석을 위해 뚜껑을 열었는데 그 향과 맛이 딸기 본연 그대로였다. 숙취도 없었는데, 친구 녀석 말로는 술에 설탕이 들었으면 다음날 머리가 아프고 그렇다는데. 설탕듬뿍딸기술은 숙취가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