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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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축구란 무엇인가?

현대 축구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토탈싸커' 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것이 바로 압박 축구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모든 포지션에서 상대방이 볼을 가지고 있으면 여러명이 달라붙어서 볼을 빼앗아 내거나 쉽게 공격을 못하게 하는것을 말하죠. 이른바 '협력수비' 라고도 할수있지만 '여러명이 달라붙는것' 이상의 의미와 역할을 하는것이 압박축구입니다.

압박축구에 대한 오해

영후군의 아버님은 야구의 골수팬이신데, 그렇기에 축구에서 전술의 개념을 조금 무시하시는 경향이 있으십니다. 영후군이 보기에는 오히려 그 반대일것 같은데 말이죠. ^^; 애니웨이, 아시아권에서 가장 먼저 세련된 압박축구를 구사한 팀은 트루시에 감독의 일본 대표팀이었습니다. 같은 아시아 선수들을 상대로 여러명이 달라붙어 아주 가볍게 볼을 따내고 역습을 하는 모습을 보시던 아버님은 큰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한국대표팀을 질타하기 시작하셨죠.

왜 볼을 가진 선수에게 여러명이 달라 붙어서 수비하지 않고 공격을 하도록 내어두느냐

라고 말이죠. 요즘처럼 대표팀이 토탈싸커에 적응하기전엔 주위의 친구들에게서도 많이 들을수 있던 말이기도 합니다. 왜, 우리도 일본처럼, 유럽처럼 여러명이 달라 붙어서 압박축구를 하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 왜 못했던 것일까?

압박축구에서 '압박' 의 의미

압박축구에서 압박이란 공을 가진 선수에게 여러명의 수비가 달라붙어서 수비하는것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모든 공간에서 모든 선수에게 로의 압박을 의미하죠. 예를들어 잉글랜드의 베켐 선수가 볼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주위의 한국 선수들이 벌떼같이 달려듣니다. 베켐은 당황하죠, "어, 어!",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린 베켐은 완벽한 테크닉으로 한국 선수들이 자신에게 달려들고 있을때 주위에 있던 오웬에게 패스를 합니다. 당연히 한국수비수들은 베켐에게 달려들었기때문에 오웬에겐 수비가 없거나 얇아지죠. 아~ 우리의 원더보이 오웬은 수비를 유린하고 골을 넣고 좋아합니다.

이래선 안되겠죠. :)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여러명이 달라 붙는 수비의 맹점은 이것입니다. 우리도 11명, 상대도 11명, 한명에게 많이 달려들면 그만큼 다른 공간엔 수비가 얇아지겠죠. 그렇담 진정한 압박축구의 '압박' 은 이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베켐에게 한국선수들이 달려들때, 정신을 차린 베켐은 당연히 수비가 적을 오웬에게 패스를 하려합니다. 근데 아니 웬걸? 오웬에게도 수비가 달라붙고 있네요. 그럼 헤스키에게, 아니 헤스키에게도 한국 수비수들이? 빅토리아의 남편은 진지하게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네가지 결과가 나올수 있습니다. 첫번째, 당연히 한국선수들의 압박이 없을 자신의 뒤로 백패스를 한다. 두번째, 동시에 압박을 받는 자기 주위의 선수들이 아닌 멀리있는 선수에게 롱패스를 한다. 세번째, 당황하다 달려들던 수비수들에게 빼앗긴다. 네번째, 신기에 가까운 테크닉으로 모두 제쳐버리거나 슛을날리거나 패스를 한다.

네번째를 제외하면 모두 최근 한국 대표팀의 경기에서 자주 볼수 있는 모습입니다. 세번째가 바로 역습으로 나갈수있는 최선의 결과이지만 두번째의 경우도 보통 상대가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리거나, 롱패스 미스를 범해 우리에게 볼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번째의 경우가 없다면 압박축구하에서 축구는 모두 0대0 이겠죠. :)

바로 이것입니다. 볼을 가지고 있는 선수뿐만 아니라 볼이 없는 선수에게도 압박을 가하는것 그럼으로서 상대의 패스미스를 유발하거나 볼을 빼앗고 바로 역습으로 나가는 것이지요. 즉 한명이 볼을 잡으면 수비는 굉장히 재미있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볼잡은 선수 주위의 수비들이 달라붙고, 그 선수가 패스할만한 공간에도 수비들이 모두 이동해서 압박을 가하지요. (장기나 바둑판을 상상해 보신다면 재밋으실 겁니다. :) ) 즉, 굉장히 다이나믹한 수비가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공격수, 수비수를 가리지 않고 모두 압박을 해야하는것이고 흔히 들을수 있는 '좁은 공수간격' 이 필요한 것이지요. 공격, 수비간의 간격이 넓으면 이러한 압박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압박수비에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보다 90분내내 압박을 가하고, 또한 견딜수 있는 체력, 좁은 공수간격을 유지하기 위한 조직력, 빨리 압박을 가하고 역습을 하기 위한 기동력, 그리고 무엇보다 어려운 선수전체에게 '공간의 개념' 이 있어야 합니다. 히딩크의 대표팀은 이러한 능력을 길러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한국대표팀은 압박만큼은 세계최고수준 이라고 불릴만 합니다. :) --영후

영후님의 날카로운 분석이 빛나는 재밌는 칼럼이군요, 멋집니다! :D --미야코

압박축구는 트루시에보다 앞서 허정무가 한국 올림픽 대표팀에서 시도했습니다. 3-4-3 포메이션에서 공격수부터 압박에 참여해서 상대방 수비수를 윽박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스페인에게 제실력을 못쓰고 3-0으로 깨지고 후에 2승을 거두고도 조별예선에서 떨어지는 불운을 보였죠. --musiki
허정무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이 압박축구를 '시도' 한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정말 압박축구라고 불릴만한 것이었는지는...-_- 3백이 플랫3가 아닌 스위퍼 형태에서의 압박은 거의 무의미 하겠죠? ^^; --영후

압박축구는 우리가 상대를 압박한다.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상대가 압박해올 때 적절히 대처할 수 있어야 진정한(?) 압박축구라고 할 수 있겠지요. 허정무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뿐 아니라 이전의 한국 대표팀은 상대가 압박해올 때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고 있어서 유럽 팀에 아주 약했었습니다. 단순한 체격 문제는 아니었지요. Sequoia스페인의 올림픽 대표팀은 강한 압박을 특징으로 한다는 말을 듣자 마자 스페인전의 결과에 대해서 포기했었습니다.


see also 히딩크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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