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제목을 얘기하자면, "바보이반"이다. 이 동화 속에서는, 러시아의 민중들이 끊임없이 짜르 체제 속에서 받고 있는 속박과 억압에 대한 저항과 항전의 기운이 표시되고 있다. 러시아 동화는 그 껍질에서부터 두텁고, 갈색 빛의 우중충한 느낌으로 도배가 된다. 천사조차,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사람들보다 어리숙하고, 곧잘 이용당한다. 개개인의 인간적인 두께나 껍질이 두꺼운 민족이 러시아 사람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은 이후의 다른 러시아 소설 속에서도 계속 깨달아지고, 직접 카자흐스탄에 갔을 때에도, 그곳에서 만난 러시아인들로부터 체험되었다.--Roman
이 동화가 담고 있는 생각은 간단하다. 어리숙하고 무뚝뚝하기 그지 없는 이반이라는 청년이, 자라면서, 집안의 잡일부터, 온갖 악마의 유혹까지 다 견뎌내고, 우직스럽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의 행복을 창출해낸다는 스토리이다.
악마는 이반에게 일같은 것 하지 않고, 허영심과 사치와 함께 아주 호사스러운 생활 속에 이반이 잠기도록 만들어서, 그로부터 자신이 바라는 이익을 받기를 꽤한다. 그러나, 이반의 우직스러움은, 손바닥에 못이 박히지 (굳은 살이 박히지 않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도 밥을 주지 않는다는 원리에 입각해서, 악마를 판단하고,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큰 징벌을 내려버린다.
프랑스 동화나 영국 동화에는 보다 사기꾼적인 냄새를 많이 풍기는 쪽이 종종 내용 속에서 승리하나, 이반시리즈에서는 사기성이 농후한 것들은 맥을 못추게 된다. 어쩌면 독일풍도 약간은 러시아 쪽과 닮았다. 바보이반의 뒷부분에는 기타의 러시아 민담이 등장하는데, 권선징악의 요소에서 가장 기준이 되는 요소는 성실히 일을 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인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집에가서 우연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상당히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위의 분 말씀과 같이 뭔가 극적인 요소가 부족한 것일지도..언젠가 서점에서 러시아 민화집을 봤는데... 사줄껄 잘못했다는 생각이든다... 2만2천원은 이 불쌍한 중생에게는 너무나 가혹하였다.
계몽사 전집 시리즈에 있었는데 죽음의 신을 바구니에 잡아서 절벽에 매달아 놓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재밌었죠. --asiaw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