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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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의 한류 열풍, 그 영광 속의 그림자

한류 보도 행태의 문제점


방송 속의 한류 열풍


"장동건 때문에 지난 과거를 용서했다." - 베트남에서의 한류 열풍을 상징하는 문장이다. 여기서의 과거는 서로 총을 겨누어야 했던 월남전을 말한다. 그러나 진실로 그들이 그러한 전쟁의 상흔을 잊었는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중국, 대만,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에 한류 열풍이라고 명명된 새로운 문화의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의 시초가 되었던 연예인들의 공연, 한국 드라마의 유행에서 한국식 패션, 한국음식, 한글에 대한 관심 그리고 학문과 종교의 영역으로까지 이러한 문화의 흐름은 날로 다각화되고 있다.

한류라는 현상에 대해 각 방송사에서는 지극히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KBS, MBC의 9시 뉴스 혹은 SBS의 8시 뉴스에서, 동남아로 진출한 연예인들 혹은 이러한 한류 열풍을 잘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잘 활용하여 성공한 한국 제품의 성공 사례를 제시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정부가 강력하게 이를 장려하여, 시장성 있는 문화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수출함으로써, 모처럼 한국 경제의 회생에 도움이 되고 있는 한류 열풍을 지원하라는 충고도, TV 브라운관에 제법 자주 등장하는 어구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무한한 긍정과 신뢰 그리고 때로는 공격적이기까지 한 보도는 진정 우리 자신에 대한 충분한 믿음에서 기인한 것일까?


유쾌한 방송은 아니지요



"한국에서 한류열풍에 대한 방송을 접하는 것은 유쾌한 일만은 아닐 겁니다." 한국에서 10 개월 동안 외국어 강사직을 맡고 있는 한 중국인은 이렇게 말한다. "한국의 연예인들이나 음식이 중국에 들어오는 것 자체에 대해 아직 그렇게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어차피 문화라는 것이 올 수도 있고 갈 수도 있는 것이고, 한국 문화가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TV에서 이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보면 뭐랄까... 다소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만일 당신이 일본에 유학을 간 한국인이라고 합시다. 그런데 저녁에 뉴스를 보니, 한국 문화를 잠식하기 시작한 일본인들의 기상을 그린 다큐멘터리가 나오고 있었다면 과연 당신은 웃을 수 있겠습니까?"

한류 자체는 긍정적이고 장려되어야 할 것이겠지만 한류에 관련된 보도 프로그램은 지극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송은 외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의 연예인들에 대해 열광하는 모습을 방영하고, 이것이 가져올 수 있는 경제적인 시너지 효과에 대해 논하며, 어서 문화 진출을 가속화해야한다고 부추기며, 계속해서 이에 관한 성공 사례를 보도한다. 과연 이 방송국이 십 수년 전 일본 및 미국 문화의 침투를 논하며, 그 부정적인 폐해에 대해 경고하던 그 방송국이 맞는지 의아해질 때가 있다. 당시 TV 에 나와서 외국 문화의 유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결과, 문화의 고유성에 대해 논하던 수많은 학자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단지 자극적인 현상만을 쫓아다니는 방송국의 특성 때문에, "역지사지" 라는 명제를 잊은 것일까? 그나마 지면 매체에서는 한류의 일방적인 흐름에 대해서 나타날지 모르는 반발에 대한 기사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일방적인 미화와 찬사로 이에 대한 보도가 점철되어 있다.


우리의 오랜 화두 그리고 그 짐을 짊어진 한류


문화와 경제는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두 개의 중요한 화두였고 방송도 결코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적어도 한국의 방송에서는, 한국의 문화는 참으로 아름답고, 우월하며, 진취적이라는 명제를 확립하는 것이 민족의 자존심이 걸린 참으로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서 수년 전까지만 해도, 저녁 시간에 하는 일본산 혹은 미국산 애니매이션에는 언제나 철수와 영이라는 이름의 외국인 소년, 소녀가 등장해야만 했고, 애니매이션은 모두들 그 대사를 외울 만큼 지겹게 반복되며 방영되어야만 했다. 또한 한국의 문화를 소개한 프로그램은 언제나 "아름다운" 혹은 "고유한" 이라는 수식어를 동반해야 했다. 적어도 공공성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방송에서는 누구도 감히 이 불문율에 물음표를 찍을 수 없었다.

경제라는 이름의 화두 또한 결코 방송에게 뒤를 돌아볼 여유를 주지 않았다. 적어도 방송 내에서는 경제적인 성공은 하나의 신화이고, 그것은 끊임없이 추구되고 성취되어야만 하는 미담이었다. 그 결과가 화려할수록, 그 과정은 더욱 미화되고 아름답게 치장되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는 기업성장신화가, 그 이후에는 벤처 열풍 신화가 그리고 IMF 이후에는 어려움을 딛고 있어서는 이들의 신화가 브라운관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곤 했다. 그 누구도 당시의 주인공들에 대해서는 감히 의문을 제기할 수 없었다.

한류는 한국의 오랜 화두인 문화적 우월성과 경제적인 성공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겸비한 현상이다. 그래서 한류가 짊어져야만 하는 보이지 않는 짐은 더욱 무겁고, 이에 대한 방송 보도는 일방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경제적 신화의 존속과 문화적인 우월감을 책임져온 방송이었기에, 이번 한류의 흐름 역시 같은 맥락 속에서 보여줄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다. 그 과정에서 한류는 하나의 신화로 화할지도 모른다. 한류 자체가 시들해지면 이에 대한 보도도 점차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방송의 이 미묘한 메커니즘은 손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신화를 찾아낼 것이다. 그 속에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기묘한 강박관념은 결코 폭넓게 현상을 관찰하는 넓은 아량을 부여하지는 못한다. 그러기에는 우리 자신에 대한 신뢰가 너무나 부족하다.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확보해 위해서 이러한 방송의 인위적인 지향점이 필요한 것이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와 경제상이 지닌 실체는 아닐 것이다.

By Nestor

저두 요새 한류열풍 신드롬 -.-; 보면서 한국인으로서 참 쪽팔려하는 중입니다. 시원하게 잘 쓰셨어요. ^^; 아말감

자기 중심적인 생각.. 어찌보면 당연한 거 아닐지요. 이제야 외국에서 흘러들어오는 문화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좁은 땅 덩어리에 흘러들어온 것들로 나름대로 포화가 되다가 이제야 터져서 흘러나가는 것이 처음으로 생기니 잠시 언론도 흥분해서 보도할 수 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이런 흐름들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겠죠. --picxenk

음 그냥 우리문화가 다른나라에서 좋은 반응 얻고 있다는 것 마냥 좋았했다 역지사지라...음 나두 헐리우드영화가 우리나라영화를 잠식하려고 할때 강분했었는데... 그래도 나는 왠지 우리나라의 무언가가 남의 나라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자체가 기분은 좋다---bites

얼마전에 한겨레21인가 한겨레신문인가에서 읽은 기사같은데.. --은바람

방송이나 언론은 현재의 여론을 따라가기도 하고 선도하기도 한다고 생각하는데요..한류열풍에 대해 긍정적이고 공격적으로 생각하는 대다수의 여론과 방송 덕분에 계속 이런 보도가 나오겠지요..? 외국 문화가 우리문화에 너무 침투해 있다고 한다면 우리 여론은 물론 부정적이고 수세적으로 바뀌겠죠? 중국 여론과 언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도 하나의 여론이 형성된 것이겠죠.. 이런 흐름이 조금씩 더 커지거나 뭉치면 언론에도 반영되겠죠? --smile

미화가 필요한 이유


이질문화의 유입에 제동을 걸어왔던 과거의 언론인들에 대한 평가 역시 부정적 단면만을 '편파방송' 하고 있다는 호된 서리를 맞기도 했다. 결국 유입된 문화가 약간의 변질(?)혹은 왜곡(?)되어 한국적으로 정착된 경우가 대다수였고, 그렇게 변형되고 진화된 문화가 한류열풍의 대상 국가로 퍼져가고 있다. 우리가 80년대 90년대에 걱정하며 격분해 했던 그 언론기사들과 똑같이, 우리의 한류를 받아들이는 곳에서도 똑같은 기삿거리를 접하게 될 테지만, 결국 받아들이고 자기화 하는 대상은 그 문화에 빠져있는 우리와 같은 젊은 사람들이 아닐까.

언제까지나 과거의 아픔속에서 선입견을 가진채 눈매를 흘려야만 할까. 양지가 있으면 당연히 음지도 있는 법, 언론의 이중성은 재차 거론하지 않기로 하고, 문화의 양지가 있다면 역시 음지도 인정해야 함이 꼭 언론의 역할만이라고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우리 나름대로 외지의 문화를 정착시키고 발전(?)시키고 소화해 갔듯이, 한류를 접하는 그들 역시 그들의 방식대로 이해하고 흡수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

여기에 약간의 사회적 조건과 상황들에 처방이 될 긍정적 멘트 하나 더 넣는다고 뭐가 달라질까. 사실 한류열풍으로 인해 지금의 이 실업난, 경제난, 총체적인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언론의 플레이에 의존할 수 있다면 차라리 적극 권장하고 싶다.

다만 쓸데없는 꾸미기 식의 미화만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무언가 희망을 주는, 또 피부에 와 닿는 효과를 동반하는 그런 기사였으면 하는게 작은 소망일 뿐이다.

By copydo


see also 한국병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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