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ther의음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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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잡지에 음악평론을 기고하는데 노스모크 어떤 분들이 노스모크에도 올려 보라는 권유를 하셔서 만들봅니다 (쑥스..)


1. Release by Pet Shop boys


펫 샵 보이즈(Pey Shop Boys)의 여덟번째 정규앨범 <Release>가 4월 1일 발매될 예정이다. 작년 11월에 밴드의 공식홈페이지에 공개된 뉴스에 따르면 당시 이미 작업을 끝냈다는 이 신작은 2002년 3월에 발매될 예정이었으니 예정에서 약간, 아주 약간 늦어진 것이다. 물론 열성팬들에게는 이 몇 주간의 딜레이는 결코 작지 않은 것이지만 말이다. 80년대의 음악이 깊이가 없고 가벼운 것이라는 오해와 무시가 유달리 강했던 한국땅에도 닐 테넌트(Neil Tennent)와 크리스 로우(Chris Lowe)를 기꺼이 신으로 모시는 은밀한 지지자들은 적지 않으니 <Release>의 발매일이 되면 매장에 깔렸다는 소문을 듣기 무섭게 레코드점에 달려가 음반을 구입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포장을 뜯을 (인터넷이든 뭐든 각종 경로로 이미 음원을 구해 들었겠지만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할) 사람들의 상기된 얼굴이 지금 하나 둘 씩 뇌리를 스쳐지나가기 시작한다.

고전적인 접근법이 진부한 만큼 쉽게 먹혀들기도 하므로 일단 "펫 샵 보이즈는 디페시 모드(Depeche Mode), 뉴 오더(New Order)와 함께 신스팝 3대밴드로 불리고 있다"는 문장으로 이 밴드에 대한 소개를 시작해 볼 참이다. '무슨 무슨 트렌드의 대명사격'이라는 수식어 덕분에 신스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라도 펫 샵 보이스의 위대함이 일정 부분 전달될 것으로 믿지만 그래도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사실 우리는 오랫동안 저 신스팝이라는 용어에 익숙했지만 언급된 세 밴드를 같은 카테고리안에 집어넣는 것은 알고보면 부당한 처사일 수도 있다. 개인적인 경험인데, 외국대중음악음반들이 'pop','techno','rock'등의 섹션으로 진열된 음반매장에 갔다가 디페시 모드는 'techno','뉴 오더는 'rock',그리고 펫 샵 보이즈는 'pop'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을 보고 웃음을 지었던 일이 있었다. 그것이 '웃겼던' 이유는 어차피 신스팝 섹션을 따로 만들지 않을 바에야 같은 장르에 넣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를 디스플레이담당자의 판단에 동의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세 밴드는 이질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스팝이라는 카테고리도 쉽게 믿을 수 있는 분류가 아니다. 그래서 이제 펫 샵 보이즈는 한 마디로 어떤 밴드다라고 설명하려는 시도는 더욱 난감해진다.

1985년 싱글차트 정상에 오른 그들의 첫 싱글 <West end girls> 이후 펫 샵 보이즈의 화려한 경력은 훌륭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싱글들의 퍼레이드와 함께 지난 17년 간 지속되었다. 세계 각 국의 차트를 점령해 밴드 최고의 상업적 성공을 가져다 준 <It's a sin>과 <Go west>는 탁월한 뮤직비디오를 동반한 멋진 전자-댄스 음악이었으며 그 확실한 쾌감에는 '내숭'이 없었다. 또한 '당신이 내 집세를 내주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Rent>와 "혁명을 반항으로 바꿔 불러야 하는 것일까?"라는 <My October symphony>는 심플하고 일상적인 언어들로 시대의 공허함과 허위를 드러내어 평론가들로 하여금 닐 테넌트의 작사능력에 대해 온갖 호화로운 찬사를 아끼지 않게 했으며, 무엇보다도 <Being boring>의 아름다움 - 가볍고 익숙한 동시에 독특하고 깊이 있는 일렉트로니카는 펫 샵 보이즈를 전자음을 가장 유려한 화술로 사용해 보인 밴드로 위치시켰다.

전작 <Nightlife>는 전적으로 찬사를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세대의 거장이었던 밴드가 신보를 내면 진심은 어떻든 간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객관적인 시각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미 이 밴드가 대중들의 기대치를 너무 높게 올려놓았다. 바로 그들 자신의 굉장한 경력 때문이다. 그러나 <New York City Boy>와 <Footsteps>의 공존은 그들이 대중성의 균형감각과 날카로운 작곡능력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해 보였다. 또한 히트 싱글 <You only tell me you love me when you're drunk>의 가사, 사운드 그리고 뮤직비디오는 모두 여전히 거장의 지위에 어울리는 높은 질을 보여준 바 있다. 팬들이 만족했음은 물론이고 일부의 엇갈린 반응에도 불구하고 만만치 않은 호평도 뒤따랐다.

신보 발매 일정과 함께 알려진 자니 마(Johnny Marr)의 참여는 신보에 대한 기대를 더욱 부풀려 놓은 바 있다. 전 스미스(The Smiths)의 멤버로서 '영국 가장 사랑하는 기타리스트'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를 동반하는 자니 마와 펫 샵 보이즈의 합작은 지난 1989년, 일렉트로닉(Electronic; 자니 마와 뉴 오더의 버나드 섬너(Bernard Sumner))의 첫 싱글 'Getting away with it'으로 처음 성사되었다. 밀리언셀러가 된 일렉트로닉의 샐프타이틀 데뷔 앨범의 크리딧에도 테넌트와 로우의 이름이 올라있을 뿐 아니라 펫 샵 보이즈의 최고작인 'Behaviour'와 'Very'의 기타를 담당했던 것이 바로 자니 마였기 때문에 자니 마와 펫 샵 보이즈의 합작은 매우 조화로운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생활에서도 절친한 사이면서 스미스와 펫 샵 보이즈의 팬베이스도 상당히 일치한다는 점까지 포함해서.

작년의 소문과는 달리 <Release>에는 14 트랙이 아닌 총 10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전체적인 인상은 미드템포의 팝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 멜로우한 일렉트로니카는 원래부터 펫 샵 보이즈 사운드의 한 축이었으니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 전혀 의외라 할 트랙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그러면 이제 Track by track 감상평 순서로 넘어갈 차례다.

신보의 변화된 사운드를 가장 잘 요약할 수 있는 좋은 인트로일 것이라는 이유로 첫 싱글로 선택된 <Home & Dry>는 펫 샵 보이즈 기존의 장점들과 사운드 상의 변화가 공존하는 트랙. 드럼'머쉰'이 아닌 진짜 드럼으로 연주된 미드템포의 비트에 맞추어 닐 테넌트는 '날아가는 깃털 같은' 유니크한 목소리로 "JFK공항에는 당신을 태우고 저 멀리에서 날아올 비행기가 있어..... 모든 밤과 낮을 날아 당신은 오늘밤 나에게로 올거야."라고 노래하고 자니 마의 명징한 기타 리프, 감미로운 보컬코러스, 디테일이 살아있는 편곡 등 모든 요소들의 조화가 훌륭하다. 새로운 펫 샵 보이즈 고전이 될 예감.

두 번째 트랙 <I Get Along>에 대해서는 '자니 마가 레코딩 스튜디오에 함께 앉아 있는 펫 샵 보이스 언플러그드...펫 샵 보이즈가 오아시스(Oasis)와 엘튼 존(Elton John)의 조합이 되었다는 것을 듣는 충격과도 비슷한..'이라는, 상당히 놀란 듯한 어떤 리뷰어의 평을 발견한 바 있는데 자니 마의 기타플레이는 오아시스라고 해도 믿을 전통적인 록 사운드인 것은 사실이며 또한 신디사이저는 최대한 절제되어 있고 어쿠스틱 피아노의 인트로가 뚜렷이 들리는 만큼 기존 펫 샵 보이즈 팬들을 놀라게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비틀즈, 엘튼 존, 오아시스 등등의 이름을 들며 놀라기 이전에 좋은 멜로디를 가진 팝트랙으로 두 번째 싱글로 내정되어 있다.

6분여에 달하는 <Birthday Boy>는 신디사이저가 포함되어있지만 인디 기타 팝으로 불러도 어색함이 없을 곡이다. <London>은 기타 록적인 요소의 도입이 보다 조화로운 트랙으로 테넌트의 보컬은 변조되어 있고 기타는 찰랑거린다. <E-mail>은 모뎀접속을 할 때의 노이즈와 비슷한 효과음으로 시작하는데 가사 역시 "커뮤니케이션이 지금과 같이 쉬울 때는 없었어..우리가 말하기에 소극적인 어떤 것들을 글로 쓰기는 쉬워 '사랑한다고 쓰인 이메일을 보내줘'."라는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지는 소통과 교류에 관한 것이다.

<The Samurai in Autumn>는 가장 일렉트로니카 성향이 강한 곡이어서 호응이 클 것 같은데 앨범 전체의 모든 곡들 중에서 가장 '춤을 출 수 있을 정도로' 비트가 빠르고 신디사이저의 사용도 적극적이다. <Love is a Catastrophe>는 전작의 <You only tell me you love me when you're drunk>이어 젊은 청자들의 동감을 살만한 제목을 달고 있는데 막상 사운드는 다분히 후기 스미스를 연상시킨다. (기타를 치는 사람이 바로 그 스미스의 기타리스트라는 점에서 비교대상의 선정이 안이하다는 자각은 있다) <Here>는 펫 샵 보이즈가 음악과 작사를 맡았던 뮤지컬 <Closer to heaven>에 사용된 곡<Home>을 다시 편곡한 것이다. <Closer to heaven>는 그들의 첫 뮤지컬 작업으로 런던에서 무대에 올려져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Here>는 기존 펫 샵 보이즈 스타일과 가장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느리고 무디한 <The Night I Fell in Love>는 듣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지도, 혹은 자지러지게 웃게 만들지도 모를 곡이다. 이 곡의 가사는 어떤 팬 어느 뮤지션을 만나 그의 비밀스러운 연인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 뮤지션이 다름아닌 '에미넴(!)'이라는 힌트가 가사 속에 충분히 들어있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유머를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재미있다. 마지막 곡<You choose>에 대해서는 닐 테넌트가 "'Love comes quickly'와 정확히 상반되는 철학을 표현했다고 코멘트 한 바 있다 전한다 'Love comes quickly'는 의도하지 않게 갑작스러운 사랑에 빠져버리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지만 이 노래는 "당신은 우연히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당신은 선택한다."고 말하고 있다. 앞선 트랙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다소 블루지한 기타 리프를 담고 있다.

<Release>는 예상 가능했던 사운드를 담고 있지 않다. '<New York City Boy>도 <Go West>도 없다'는 것은 소속 레이블의 마케팅 담당자만 고민에 빠뜨릴 문제겠지만 펫 샵 보이즈의 영역인 일렉트로니카도 절제되어 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은 간결하게 다듬어진 팝을 의도했음직한 미드템포의 발라드들이다. 신디사이저 터치의 기타 팝이라고 불릴 이 트랙들은 잘 작곡되어 있고 좋은 멜로디를 가지고 있으며 숙련된 기타플레이로 장식되어 있지만 펫 샵 보이즈만이 들려줄 수 있는 그런 사운드는 아니다.

(Hotmusic 4월호)

2. Wonderland by The Charlatans


무엇이든 곁에 오래두고 익숙해지면 시큰둥해져야 하는 것인지, 샬라탄스(The Charlatans)의 7번째 앨범 <Wonderland>는 조용하게 당도했다. 물론 새로운 싱글과 앨범의 발표는 영국 뮤직 프레스가 톱뉴스로 다루었지만 국민적인 신임을 받는 중견밴드에 대한 예의 이상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국내에서도 충직한 골수팬들이 목이 빼고 기다리고 있을 뿐 '새삼스러운' 관심은 보기 힘든 상황이니 '한 5년쯤 쉬고 나오면 시끌벅적 하려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면서 CD를 집어 들었다. 한 트랙이 넘어갈 때마다 이런 무관심은 부당하다는 생각이 굳어진다.

곧 데뷔 12주년을 맞을 샬라탄스는 매드체스터(Madchester)의 후발주자로 불렸지만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무대를 어슬렁거리는 나른한 목소리의 싱어 팀 버제스(Tim Burgess)는 맨체스터 사운드의 새롭게 정의된 (그리고 오아시스에 의해 계승된) 정서를 드러내는 씬의 얼굴이었다. 매드체스터가 지고 브릿팝이 왔다 가는 어지러운 시대에 트렌드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인지 '댄서블 비트와 넘실대는 오르간 사운드'와 묘사되던 초창기의 사운드는 변화를 보였고 때로는 후배들의 사운드에 의해 정의되는 상황을 맞기도 하였다. 그리고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와의 오랜 교류를 비롯해 일렉트로니카와도 무관하지 않았지만 샬라탄스는 특유의 낙천적이고 직설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래서 사운드의 핵인 키보드를 담당했던 롭 콜린스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라는 밴드 최고의 시련이 닥쳐왔을 때에 만들어진 <Tellin' Stories>가 거친 기타록 넘버와 경쾌한 댄서블 트랙들이 건강하게 충돌하는 긍정적인 활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1998년 베스트앨범 <Melting Pot>의 발표, MCA로의 이적, 이듬해 새 키보디스트 토니 로저스(Tony Rogers)와의 첫 작업인 <Us and Us Only>를 발표하기까지의 과정들은 샬라탄스의 역사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것이었다.

포크 성향의 함유로 전작들에 비해 멜로우하고 침착하게 받아들여졌던 <Us and Us Only>는 <My beautiful friend>,<The blonde waltz>같은 느리고 감성적인 곡들이 있었다. 그러나 샬라탄스는 다시 보다 업비트의 레코드를 원했고 <Wonderland>는 과연 경쾌해진 비트와 무거워진 기타 사운드를 담고 있다. 그런데 귀를 잡아끄는 사운드의 변화가 있으니 팀 버제스가 이번에는 가성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믹 재거(Mick Jagger)와 마빈 게이(Marvin Gaye), 배리 깁(Barry Gibb)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니 초창기 버제스의 맑은 목소리를 그리워하는 팬들은 난감해 질 법 하지만 그의 팔세토가창은 특히 훵키한 그루브가 들썩이는 도입부의 세 곡-<You're So Pretty - We're So Pretty>,<Judas> 그리고 <Love Is The Key>-에서 특히 훌륭하며 기존 밴드 사운드와의 조화도 그럴싸하니 좀 진작에 해볼걸 그랬다. 허리를 넘어가면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진 <And If I Fall><Is It In You>과 같이 좀 차분해지고 샬라탄스의 과거 사운드와도 닿아있는 트랙들이 이어진다.

<Us and Us Only>도 그랬지만 <Wonderland>는 현재의 씬과 교류하기보다는 과거로 눈을 돌려서 자신들의 비트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싱글 커트를 할 수 있을만한 멜로디어스하고 잘 만들어진 곡을 골라내는 것도 쉽다. 노련한 그들은 자기 스타일이 있으면서 청각적 쾌감이 확실한 곡을 쓰는 법도 잘 알고 있으니 괜찮은 레코드를 꾸준히 만들어 내는 일을 10여 년 동안 샬라탄스만큼 잘 해오고 있는 밴드도 드물다.



3. Swordfish : The Album by Paul Oakenfold


<매트릭스 Matrix>로 크게 한 건 올렸던 제작자 조엘 실버(Joel Silver)는 다시 한 번 해커가 영웅으로 등장하는 액션영화, <스워드피쉬 Swordfish>를 제작하는데 제리 브룩하이머(Jerry Bruckheimer) - 마이클 베이(Michael Bay)콤비(<더 록><진주만>)의 덩치만 큰 액션 블록버스터보다는 보다 날렵하고 영리한 스릴러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한 술 더 떠서, 이 영화는 영화에 대한 영화, 관객을 기분 좋게 속이는 농담 같은 것이 되고 싶은 의욕마저 보이면서 기존의 헐리우드 액션 영화들의 관습적인 캐릭터 설정을 조금씩 비틀고 있다. 주인공인 컴퓨터 천재는 창백한 아이비리그 수재가 아니라 수건 한 장 걸치고 허허벌판에서 골프를 치며 남성미를 뽐내고, 악당도 속이 꼬여 세상에 복수를 다짐하거나 돈에 미친 정신병자가 아니라 미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정부의 비자금을 이용하려는 쿨한 비밀스파이다. 그리하여 악당이 미녀를 컴퓨터 천재에게 보내 협박하고 얼러서 자기 아지트로 데리고 오는 것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해커들은 테크노 음악을 좋아한다는 조사결과라도 있는 건지는 몰라도 해커가 등장하는 디지털 범죄 영화마다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음악이 단골로 삽입되어 분위기를 띄워 왔는데 <스워드피쉬>도 마찬가지. 바로 일렉트로니카계의 명장인 폴 오큰폴드(Paul Oakenfold)가 직접 음악감독(music supervisor)을 맡아 베테랑 영화음악작곡가 크리스토퍼 영(Christopher Young)과 함께 오리지날 음악 작곡가로 크리딧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오큰폴드는 DJ로서 세계정상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왔을 뿐 아니라 프로듀서 및 리믹서로서도 해피 먼데이스, 유투, 매시브 어택 등 명아티스트들과 공동작업 했던 인물. <스워드피쉬>는 <겟 카터Get Carter>에 이은 그의 두번째 영화음악 작업인데,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과의 협연과 그저 곡을 단순히 댄서블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풍부한 감성과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었던 그의 리믹스 작업을 생각해 보면 그가 영화음악 역시 그가 손을 뻗쳐 볼 영역임을 인정하게 된다.

보통 여름시즌을 겨냥한 대자본 액션영화의 사운드트랙 앨범은 영화에 실제로 쓰인 스코어를 수록한 것보다는 영화를 볼 대중들의 취향을 고려한 히트곡 컴필레이션이 많다. 음악팬들이면 누구나 혹할 유명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하여 미발표곡들을 내놓아 '또 다른 블록버스터'로 화제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영화에서 전혀 들리지 않은 곡들이 대부분인 경우도 부지기수. 그러나 <스워드피쉬>의 사운드트랙 앨범은 좀 다른 형식을 보이고 있어서 주목할 만 하다.

이 앨범은 실제로 영화에 쓰인 테크노 트랙들을 착실히 수록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의 스피드한 액션에 흥분했던 관객들이라면 일급 DJ 폴 오큰폴드가 선곡한 세련된 테크노 컴필레이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오큰폴드는 자신의 리믹스 버전을 제공했는데 일렉트로니카의 오랜 고전, 아프리카 밤바타(Afrika Bambaataa)의 'Planet Rock'과 영국의 젊은 록밴드 뮤즈(Muse)의 히트곡 'New Born'의 리믹스가 실려있다. 'Password'와 'Chase'같은 트랙들은 스코어를 대신하여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곡들. 영화의 분위기에 걸맞게 이 컴필레이션은 경쾌하고 댄서블하기보다는 어둡고 로킹한 비트를 담고 있다. 동시에 이 앨범은 DJ 폴 오큰폴드의 리믹스 앨범으로도 훌륭한데, 'Dark Machine'과 'Stanley's Theme'는 영화 속에서 사용된 그대로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섞어 새로운 모습으로 리믹스하여 역시 노련하고 안정된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영화에 삽입된 순서가 아닌, 곡들의 흐름을 고려하여 트랙을 재배치하고 영화에 들어가지 않은 그의 리믹스 작업들도 수록하였다. 물론 오큰폴드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한 본격적인 믹스 앨범으로서는 아쉽지만, 영화의 분위기를 훌륭히 살리면서 하나의 레코드로서의 완결성도 어렵지 않게 획득한 멋진 사운드트랙 앨범이다.

멋지네요. 아직 릴리즈는 못샀습니다만...꼭 사야죠 :) 각각의 글들을 페이지로 만드는 것이 어떨까요? PetShopBoys/Release이런 식으로요. --거북이
- 저도 그게 나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고민중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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