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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핫멜입니다.. 이름은 마장기신에서 따 온 것이고요... 얼마 있어 군대를 가야할 운명...


卓爾


자기 소개 대신에 처음으로 지은 자호나 한번 읊어보렵니다.

이건 안회의 독백 "欲罷不能, 旣竭吾才, 如有所立卓爾, 雖欲從之, 末由也已"에서 따온 것입니다. (9장 子罕편)

"그만두고 싶으나 그럴 수 없어서 내 재능을 다했다. 마치 (내 앞에 무언가가) 우뚝 서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을 따르고자 하여도 방법을 찾지 못하겠구나."

저는 여기서 그만두고 싶으나 그럴 수 없다는 것의 숨겨진 목적어를 공자의 가르침이 아닌 '삶'으로 보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學'이란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자신을 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본받는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세 사람이 걸으면 그 가운데 한 사람은 스승이라는 말은 이러한 學의 의미와 맥락이 통하는 좋은 예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본받는다라는 폭 넓은 행위가 단순한 누구의 가르침이라는 한정적 의미의 수단이 되는 것은 말 그대로 소잡는 칼로 닭 잡는 일이 되는 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만두고 싶으나 그럴 수 없다는 구절을 안회가 스스로의 의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오직 '삶'만이 그만두고 싶으나 그럴 수 없는 차원의 것이라 여겨집니다. 물론 세상 일이 다 그렇듯 자살이라는 예외가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는 이 괴로운 삶을 행복한 삶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노력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돈을 행복의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돈 버는 행위에, 명예를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명예에, 그리고 스스로의 존재를 군자로 대표되는 하나의 소우주로 진화시키는 것 자체를 행복의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그만한 노력을 기울여야 해야만 합니다. 물론 노력이 무조건적으로 행복를 성취하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가능성을 높여줄 뿐입니다. 그러나 하지 않으면 영영 기회는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는 단 한 번 뿐인 인생일진대 행복이 아니라 단순히 생존을 위해 기계가 되는 삶은 너무나 비참하지 안을까요. .

하지만 가치있는 삶을 살고자 마음먹은 그 시점에서 우리의 눈앞에 세상의 지붕이라는 파미르 고원으로 가는 길이 펼쳐지고 저 멀리에 에베레스트가 보일테지요. 나와 당신은 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서역으로 갔었던 현장이 되어야 합니다. 생각은 쉬우나 막상 실행으로 옮기려니 감히 엄두가 안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예컨대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읽어야 하는 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경험을 맛보게 됩니다. 정말로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안회는 지금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당당하게 자신의 힘을 다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마 안회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는 경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은 보이지 않습니다.

1%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고 어이없어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이 바로 일반적인 사람의 질문이겠지요. 이에 저는 도전하는 그 순간 나는 내 앞에 우뚝 서 있는 무엇인가의 敵이 된다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敵은 서로 간에 대등한 관계를 맺을 때만 가능합니다. 다시말해서 그 험난한 길을 가고 있는 것 그 자체가 바로 우뚝 서 있는 무엇인가와 맞먹는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이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또는 이 경지에 이르기 위해 정말로 노력했다고 인식하는 때는 단 한순간 밖에 없습니다. 바로 죽음에 이르러서 입니다. 일생에 단 한번이라도 초인이 되려는 노력을 했던 이는 죽을때 웃으면서 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자호인 卓爾에 관해 설명하려다 보니 어느새 저 귀절에 대한 제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았습니다. 서론도 없고 결론도 없고.. 하긴 이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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