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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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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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식물의 생식기관이라고 설명을 붙여 놓으면 너무 딱딱한 풀이가 될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생식기관을 노출하는 것은 금기시되어 있다. 꽃을 주고 받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은 아니다. 모순일까? --아무개

꽃을 쓴 김춘수시인께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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