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은 과연 사실인가?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 다녀와서 썼다는 동방견문록. 신항로 개척의 배경에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통해 동방이 소개되었다" 라고 나오는데요, “상식의 오류사전2 (발터 크래머, 괴츠 트랜클러 지음)”을 보면 이러한 글이 실려 있습니다.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럼 본문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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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폴로는 중국에 갔었다?”
- 그러한 주장에 대한 유일한 증인은 마르코 폴로 자신이다.
“마르코 폴로는 중국에 갔었다?”
- 그러한 주장에 대한 유일한 증인은 마르코 폴로 자신이다.
우리가 수많은 책이나 영화에서 본 것과는 달리, 실제로 마르코 폴로는 콘스탄티노플과 흑해를 넘어간 적이 한 번도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의 중국학자들 사이에서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는 이론에 의하면, 그는 몽골의 쿠빌라이 칸을 만난 일도 없으며 그 황제의 칙사를 지낸 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카라코룸이나 북경은커녕 그가 자신의 "동방 견문록 Travels of Marco Polo"에서 보았다고 하는 다른 도시들도 대부분 실제로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달리 말해, 마르코 폴로는 그가 쓴 책의 상당 부분을 베끼거나 꾸며낸 셈이 되는 것이다 (또는 그가 전쟁 포로로서 4년동안 제노바의 감방에서 지내면서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를 동료 죄수에게 받아 적게 했을 수도 있다). 그러한 이론은 다음과 같은 간접 증거들을 근거로 삼고 있다.
(1) 마르코 폴로가 보고했어야 마땅할 것들이 모두 빠져있다. ¶
예를 들어, 10년 이상 중국을 여행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만리장성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마르코 폴로가 여행했다고 주장하는 경로를 따라가보면 그는 적어도 한 번쯤 이 만리장성을 넘었어야 했다). 그러나 마르코 폴로는 만리장성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으며, 마찬가지로 그 당시 중국에 이미 잘 알려졌으며 널리 보급 되어 있던 서적인쇄술에 대해서도 서술해놓지 않았다. “마르코 폴로에 의해 묘사된 도시들의 장터는 틀림없이 대량으로 인쇄된, 그리고 개중에는 삽화가 들어 있는 대중 서적들을 파는 노점들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우드).
또한 차를 마시는 것이나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는 것, 또는 여성의 전족 등 중국의 전통적 관습에 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수년 동안 중국에서 그곳 사람들과 함께 생활했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 중국 문헌에서 마르코 폴로에 대한 설명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
마르코 폴로의 말대로 그가 중요한 사신이자 황제의 칙사였다고 한다면, 그런 인물이 한 나라의 역사에서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는 없는 것이다.
(3) 마르코 폴로가 했다고 하는 여행 경로는 뒤쫓아가는데 상당한 무리가 있다. ¶
“지금도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를 따라갔노라고 자랑하는 탐험대들이 있기는 하지만, 저명한 탐험 연구가들은 페르시아의 국경을 넘어 마르코 폴로의 경로를 뒤쫓아가기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우드).
(4) 낯선 풍습과 도시 또는 나라에 대한 묘사에 이상하게도 개인적인 감정이 전혀 개입되어 있지 않다. ¶
“카물 Kamul은 탕구트 주에 속하는 지역이다. 이 주에는 도시와 성이 많고 위대한 칸에게 예속외어 있다” 라던가 “텐둑 Tenduk은 동쪽에 있는 주로서, 도시와 성들이 많다”는 식으로 수백페이지 이상 설명되어 있을 뿐이다. 자신이 직접 체험 했다면 그런 식으로 쓸 수는 없을 것이며, 다른 문헌을 보고 베꼈을 경우에만 그렇게 묘사할 수 있을 것이다.
(5) 마르코 폴로라는 인물이 책 속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
여행에서 본 경치와 도시에 대해 객관적으로 서술 해놓은것과 걸맞지 않게 마르코 폴로 자신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되어 있지 않다. 설령 언급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는 보통 3인칭이나 1인칭 복수로만 등장한다. “측량사 마르코는 오랫동안 인도에서 살았다. 여행객이 그 도시를 떠날 때, 그는 말을 타고 7일 동안 평야를 달린다. 우리는 이제 센구이 Sengui를 떠나 다른 도시로 간다.”
(6) 기행문의 구성 자체에 문제가 있다. ¶
이 책은 마르코폴로의여행으로 번역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상 기행문과는 전혀 다르며 일화나 실제 사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담아놓은 메모 정리 상자나 다름없다. 이 책의 본문은 느닷없이 중동의 연대기로 시작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그곳에서 거래되는 물건이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것만 몇 가지 알 수 있을 뿐.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여행하는 마르코 폴로의 구체적인 여정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그 다음에는 다른 문헌이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가지고 엮어 쓴 책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리적, 경제적 또는 사회심리학적 여담이 이어진다.
참고문헌 - HerbertFranke : 'Sino-weatern relations under the Mongol empire' (몽골 제국 통치하에서의 중국과 서구의 관계) , <> 6호, 1966년, 49~72쪽 ; Hans Eckart Rubsamen : Die Reisen des Venezianers Marco Polo(베네치아인 마르코 폴로의 여행), Munchen 1993 ; Frances Wood : Marco Polo kam nicbt bis China(마르코 폴로는 중국까지 오지 않았다), Munchen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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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가십니까? 처음에 이 글을 읽으면서, ‘아.. 도대체 내가 알던건 뭐야 -_-’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계속 보다보니 ‘내가 아는게 진실이 아닐수도 있다’ 라는 생각이 들던데요.--Frotw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 관한 이야기가 김용옥의 책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 둘째글에 보면 재밌게 언급되고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시구요 콜럼버스가 동방견문록을 열심히 읽었다는 내용이 재밌더군요.--잡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