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올라 유감 ¶
업계에 떠도는 유머 한자락.
이 세상에 쓸모 없는 것 세가지가 있으니
이는 독주 악기로서의 비올라가 얼마나 푸대접을 받고 있는지를 여실히 나타내 주는 말이다. 사실 비전문가로서는 비올라가 바이올린과 이름이 비슷하니 생긴 것도 비슷하겠거니 여길 뿐이며 비올라 연주자로 알려진 사람의 존재조차도 모른다.
이 세상에 쓸모 없는 것 세가지가 있으니
첫째, 남자의 젖꼭지
둘째, 교황님의 **(신성모독을 용서하시길..)
셋째, 비올라 협주곡.
둘째, 교황님의 **(신성모독을 용서하시길..)
셋째, 비올라 협주곡.
그러다가, 우연히 비올라의 독주를 듣게 되었는데 그 음색이 참으로 편안함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이올린의 날카로움과 첼로의 중후함을 알맞게 삭인 소리. 너무 편안하여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사람이 있듯이. 하여, 독주악기로는 별로 평가받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바이올린 소품들을 비올라가 연주하는 것을 들어보면 그 매력을 알 수 있다.
비올라의 진가는 아무래도 합주에서 드러나기는 한다. 현악 4중주를 들을 때, 바이올린이나 첼로의 소리는 비전문가의 귀에도 구분되어 잘 들리지만 비올라의 소리는 좀처럼 가려내기가 힘이 든다. 이것이 비올라의 역할인지도 모르겠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접착제. 만일 비올라가 없다면 현악합주는 어떻게 달라질까.그래서인지 15인 정도로 구성되는 실내 현악단을 구성할 때는 알맞은 비올라 주자를 구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간간이 보게된다.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중주를 작곡할 때에는 제2바이올린이 제외된 제1바이올린-비올라-첼로가 독립적으로 연주하는 경우가 많으며, (ex. Tchaikovsky String Quartet No.1 2nd mov.) 오히려 사중주의 악기 전부가 같은 리듬으로 연주할 때에는 바이올린-비올라-첼로로 들립니다. 즉 제2바이올린이 제일 잘 들리지 않습니다. -- PuzzletChung
이것은 작곡가/곡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가곡으로 유명한 슈베르트의 현악4중주를 들어보면 제 1 바이올린은 마치 가곡의 성악 성부처럼 혼자 멜로디를 연주하고 나머지 세 악기가 반주를 하는 것이 많이 나오는데 이 때는 제 2 바이올린은 반주의 가장 높은 성부를 담당하기 때문에 비교적 잘 들립니다. 로자문데 1, 2 악장에서 퍼스트가 주제를 연주할 때는 밑에서 8분음표를 열심히 돌리며 분위기를 주도하죠. 내성(제 2 바이올린, 비올라)의 소리가 외성(제 1 바이올린, 첼로)에 묻혀버리기 쉬운 것은 뭐 어쩔 수 없는 경향이라 생각합니다. - Knecht1
2. 바이올린과 비올라 ¶
사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는 한 조상을 지녔다. 바이올린의 전신인 "비올"이라는 악기의 변종들이 오늘날의 비올라와 첼로로 정착된 것이다. 현재 비올라의 전신인 "비올라 다 브라치오"(viola da braccio)나, 또 첼로의 전신인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도 비올의 일종이었다 한다. 삼형제가 있으면 가운데가 주목을 덜 받는 것은 사람이나 악기나 매한가지인가 보다.
3. 여담 ¶
아무튼 독주악기로는 대중화 되지 못한 악기이지만, 비올라 협주곡은 엄연히 존재한다. 전공자들의 과제곡으로도 분명히 존재하며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음반들도 분명히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런 대곡(?)들은 문외한으로서는 솔직히 지루하고, 숙영의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잘 알고 있는 바이올린 소품들을 비올라 연주로 새로 들을 때 비로소 그 맛을 실감하게 된다.
(같은 맥락에서 비올라 연주자로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람도 잘 없다. 피아니스트 백혜선씨의 남편이 비올라 전공자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이름은 모르겠고.....)
가을을 맞이하여 선남선녀 여러분께서는 "비올라 요법"을 이용하여 옆구리를 채워 보심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