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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날은
살아 있는 날은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 이 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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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리를 하다가 보니 이해인 시집이 하나 있길래, 그대로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스르륵 훑어 보았는데, 이 시에 눈이 딱 꽂히네요. 마치 노스모크 OnSider들의 목소리로 쓰인 시인 듯했거든요. 제 마음요? 제 마음이야, 당~근이지요. 비록 그 연필 촉이 언제가 되어 사각사각 소리를 낼 지야 알 수 없지만, 지금이 아니래도 언젠가는 사각사각 소리를 내겠지요. 그러고 보니 다그락다그락 거리던 키보드가 오늘따라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듯하네요? (사각사각) --맑은 2012.2.28(화) 27일 깊은 밤에, 사각사각사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