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사고관을 결정한다는 주장.
영어공용화의 결과로 사고관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먼저, 영어공용화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의견을 생각하기 이전에, 영어공용화가 분명히 가져올, 그러나 대다수에 의해 간과되고 있는 점을 한가지 지적하고 싶습니다. 한 나라의 언어와 문화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이고, 하나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언어와 연관된 문화를 배워야합니다. 하나의 언어를 배운 사람은,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하나 늘어났다는 것보다 훨씬 큰 변화를 겪습니다. 바로 가치관과 사고방식의 변화입니다. 현재의 한국인과, 한국어와 영어가 공용어인 한국의 한국인은 정체성이나 가치관에 있어서, 서로 다른 민족이라고 보아도 될것입니다. 만약 제주도에서의 영어공용화 시도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20년 후 제주도민과 내륙인들 사이의 잠재적 충돌과 갈등의 가능성은, 영 호남 지방간의 갈등보다는 남한민과 북한민 사이의 갈등과 그 정도면에서 더 흡사할 것입니다. 농담처럼 그 전 부터 해오던 이야기이지만, 50년쯤 뒤에는 제주도가 한국에서 독립하려고 할지도 모르지요. 영어공용화에 따른 정체성과 가치관의 변화가 과연 한국이라는 나라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 이도저도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내려본적이 없습니다. --괴물눈깔
훔볼트의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하나의 언어는 하나의 세계관이다."
사피어울프 가설은 가치관이나 정체성을 결정한다는 문제보다는 생각의 구조나 범위의 문제랑 더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산말레이시아에는 반대의 역사가 있습니다. 현재는 말레이어가 국어이고 영어는 통용어인데, 과거에는 식민지 처지로 영어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학교에서도 영어를 사용했죠. 그래서 40대 50대만 되어도 영어를 꽤 잘합니다. 하지만 마하티르 총리의 자국 우선주의 노선으로 학교에서 영어가 쫓겨났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두 시간 하는 영어 수업 시간외에는 영어를 쓸 일이 없습니다. 젊은 애들은 영어가 통하지 않습니다 -- 우리나라 학생보다 못하면 못했지 절대로 낫지 않습니다. 어떤 부모들은 이 때문에 일부러 화교학교에 애를 보내기도 합니다 -- 화교학교는 영어 사용이 허용됩니다. 우리나라의 일본어와 비슷한 경우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40, 50대가 영어를 어려서부터 배웠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문화가 오히려 요즘 영어를 쓰지 않는 젊은 사람들보다 더더욱 전통적, 민족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은 한 두 가지 요소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영어를 쓰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에 어떤 정체성과 가치관의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언어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훔볼트나 사피어, 훠프 등의 언어 결정론은 조심해야 합니다. --김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