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형성시기

case 1:
요새는 대입전형방법도 다양해서, 언어특기생으로 들어오는 애들도 많더군요. 후배녀석 하나를 새로 알게 되었는데,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쯤까지 7년을 미국에서 살다와서, 영어특기생으로 들어온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한건, 우리말보다 영어가 더 익숙하더군요. 중고등학교를 우리나라에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말 책보다 영어책을 읽는게 훨씬 익숙하고 쉬운 아이더라구요. 언젠가, 서로 좋아하는 노래가사 얘기를 하면서 알게된 건데, 이녀석은 영어노래의 가사는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우리말 가사는 글자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너 그럼 생각은 우리말로 하니? 영어로 하니?"
"반반인데 주로 영어로 해요"
"그럼 우리랑 말할때 번역해서 말할때도 있겠구나"
"끄덕끄덕"

거의 native인것 같더군요.

case 2:
똑같은 경우로 제가 과외하는 집 아이의 언니가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쯤까지 7년을 미국에서 살다와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쓰긴하는데, 물어보니, 평소 생각을 영어로 하는 정도는 아닌것같더군요. 그 차이가 개인차이일수도 있지만, 남자와 여자의 차이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언어형성시기가 빨라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지요.

case1의 경우, 영어의 문학적인 용법에도 매우 예민하고 익숙한데, 국어에는 초보적인 정도의 직관능력도 부족한것 같더군요. 언어에 대한 직관능력은 언어형성시기에 습득하는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의 경우에는 언어를 배우게 된 과정들이 드문드문 기억이 납니다. 처음으로 어떤 단어를 배우던 순간들과 그 느낌들도 기억나고, 처음으로 글자를 읽게 되던 날도 기억이 나요. 아마, 우리말에 대한 감각을 그때 기본적으로 형성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취학전이지요. 문학적인 언어사용에 대한 감각은 6살정도부터 10살정도에 이루어진것 같습니다.

성별이나 개인적성향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요새 주위에서 겪은 이런 일들때문에, 갑자기 언어형성시기라는 것이 궁금해졌습니다. dustysnob

이 얘기를 듣다보니 영어 배우던 시기가 생각나는군요..^{; 난 한글 겨우 깨치고 국민학교도 갔지만, 중학교 1년때도 별로 나을 건 없어서 be동사의 개념을 1학기가 반 이상 넘어가서야 알았답니다..-.-; (울엄마의 교육정책..유치원? 안 보낸다. 배울 때 되면 배운다..책은 많이 사준다. -.-;) 왜 is랑 am이랑 are이 같은 것인지를 도무지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깨치기 시작하니까 그 다음은 잘 나갔는데, 재미난 것은 나중에 가서 생각해도 역시, -cept란 형태소가 나오면 왼손을 오목하게 하늘 보고 오무려 가슴에 붙이고 오른손으로 뭔가 앞에 있는 것을 왼손에다 받아넣는,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는거 있죠. 왼손 오른손은 서로 바뀌어도 되고요, 암튼, 그런 식으로 receive, concept 그런 단어들을 뭉뚱그렸습니다. 다른것도 그렇게 강렬한 것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안 나네요..그 얘길 했더니 한 친구는 자기는 concept라면 까만 바탕에 노랗고 연두색으로 된 조그만 도끼가 뭔가를 자꾸 파내는 연상을 가진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외국어도 아니고 한국말을 배우던 옛날이 생각나다니, 참 엄청난거 같아요..레오나르도 다빈치 생각이 나면서..^^;

글구,,영어로 기본 포맷이 되어버리면, 한국말 배우기도 힘들거 같아요. 언어감각이 뛰어나고 되려 좀 늦게 사춘기 시작하는 시기 정도에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자기말을 흔들림없이 하면서도 외국말도 잘 할 수 있을거 같은데.. 영어랑 한국말은 구조가 원체 달라서, 전에 촘스키의 심층구조가 어쩌구,,배울 때 허~ (헹칫핏페 ^^;) 하던 기억이 나는군요. 주체랑 동사가 있고 그 뒤에 목적어(대상)가 나오는 구조는 절대 한국말로 '주체랑 목적어 동사 그런식으로 적용이 될수 없죠. 한국어는 주부+서술부 단지 그것뿐이니까. 나머지는 변주. 아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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