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2001년05월23일 제360호)
상품명 타이레놀로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은 195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해열진통제이다. 타이레놀의 국내 1년 매출액이 250억원이라고 하니 다른 상품명의 약까지 합해 얼마나 많은 진통제가 소비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체중 1kg당 하루 150mg까지 복용하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약 설명서에는 성인의 경우 하루에 최고 4g까지 경구 투여한다고 적혀 있다. 이를 보면 의사의 처방이 없어도 구입할 수 있는 안전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아세트아미노펜만큼 무서운 물질도 드물다. 과량복용하면 급성간부전을 초래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1970년대 이후 이러한 독성의 자세한 메커니즘이 규명되었다. 그 핵심은 아세트아미노펜이 일부 간(肝) 산화효소의 작용을 받아 세포를 파괴하는 반응성 물질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보통은 이러한 물질이 생성되더라도 해독되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지만 과량을 복용할 경우 체내 해독물질이 소진되어 간세포의 파괴로 나타난다. 또한 간의 산화효소는 알코올과 접촉할수록 그 작용이 커지기 때문에 더 많은 독성물질을 만들어낸다.
과학성이라는 측면에서 엄격하기로 이름난 미국의 제약회사나 약 허가기관도 완전하지 못한 면이 있다. 일례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측근이던 베네디는 1993년 정상 용량의 타이레놀을 4∼5일간 복용했다. 그런데 혼수상태에 빠져 진단한 결과 간부전이었다. 간 이식수술을 받아 소생한 그는 제약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880만달러의 보상을 받았다. 그는 날마다 저녁식사 때에 2∼4잔의 포도주를 마셨는데 이것이 원인이었으며 알코올의 문제를 알리지 않은 제약회사에 보상책임이 떨어진 것이다.
이 문제가 있자 아세트아미노펜에 대해 “매일 세잔 이상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간 독성이 유발될 수 있으니 이 약을 복용해야 할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발적으로 알리도록 권유하던 미국식품의약청(FDA)은 1998년에는 의무경고사항으로 바꾸었는데 알코올의 문제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의 경우도 약 설명서에 알코올 경고가 삽입돼 있다. 하지만 술 좋아하는 사람이 약국에서 쥐어주는 두통약, 감기약을 먹고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지 궁금하다.
지난 3월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위험성을 조사하겠다는 FDA의 발표가 나왔다. 이는 텍사스대학 연구진의 압력 때문이었다. 이들은 22개 병원의 300건 이상의 간부전 사례를 추적하여 38%가 아세트아미노펜의 과량복용과 연관됐으며 6개 병원의 중증 간 손상 환자 307명 중에서 35%가 또한 같은 문제임을 밝혀냈다. 이들은 하루 복용량을 2g으로 낮출 것을 제안했는데 환자의 부주의가 과량복용의 원인이지만 안전 용량 설정의 문제도 암시한다. 또한 아세트아미노펜이 자살수단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판매에 제한을 두고 있다.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앞날이 밝지 못하다. |}}
B형간염환자들의 일부는 타이레놀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스웨이드suede의 노래가사(<my insatiable one>)에도 이거(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 먹고 자살하는 얘기가 나온다.
타이레놀이 안듣는 사람은 그럼 두통, 진통시 무얼 먹는 것이 좋을까? 사리돈?
사리돈에도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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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돈에이정 Saridon-A Tablets
acetaminophen 250MG , caffeine Anhydrous 50MG , Isopropylantipyrine 150MG
한국로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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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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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 also 진통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