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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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소설가, 전위예술가, 문화평론가
1957년생.

<안개와 불>, <비디오/천국>, <발전소> 장편소설 <콜렉트 콜>,
<블루스 하우스>, <쿨 재즈>, <황금동굴> 영화칼럼집 <하재봉의 비디오 천국>, <하재봉의 영화읽기>    

하재봉의 시

{{| 안개와 불

한 뼘 내 가슴속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화산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모를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매일 매일
해질녘의 가지 끝에서 따먹는 태양이
하나의 씨앗도 남기지 않았으므로,
그리하여 아침마다 피어 오르는 꽃의 이마에
핏방울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으므로,
물의 전설을 믿고 골짜기 낮은 곳에 모여
보이지 않는 숲을 이루고 있는 그대들은

절대 모를 것이다. 내 지나가는 걸음 뒤
저 어두운 산맥속에 어떻게
쉬임없이 불의 씨앗이 심어지는지
어둠이 제 얼굴을 비춰볼 수도 없는 어둠이 와도
가슴 두근거리며 몰래 숨을 쉬다가
내가 손짓하면 왜 단 한 번 터지는 사랑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감싸안는지
그러나 지금은 내 가슴속 출렁이는 공기를 타고
태양이 그 예지를 살밖으로 뻗쳐가지 않도록
먼저 내 꿈의 고삐를 단단하게 잡아당겨야 한다.
그뒤에 튀어 오르는 팽팽한 힘으로
저 산맥 속에 잠자는 숯 한 낱을 꺼내
이슬무덤 그득한 네 나라를 다스리겠다.
수세기 전부터 내 꿈을 이루고 있는 투명한 밧줄
캄캄한 지층속으로 길게 내려보내
지금 내가 딛고 있는 땅 천 길 깊은 곳에 사는 불덩이를 불러들이고
아직도 거처없이 모래와 열병만이 사는 사막을 헤매고 있을
발목잘린 바람의 무리들을 손짓하여
그 끝없었던 네 나라, 이름 모를 눈물을 불사르겠다.

내가 눈썹 위로 횃불 한 묶음 켜들고 낮은 곳으로 내려가자
어둠의 가장자리에서 가장자리로 질러가는
말발굽 소리가 울렸다.
마지막 목숨을 모두어 뜨락에 꽃 한 송이 피운 그대여,
잠깐 길을 잡아 내려오는 번개기둥을 붙잡고 묻노니
다함없이 솟아나는 샘물은 어디에 있는가
|}}

잡담

하재봉 등이 주도했던 동인지 【시운동】에 참여한 작가들
박덕규, 이문재, 이륭, 장정일, 박기영, 정한용, 박상우, 한기찬, 이병천, 남진우
그들의 출신 대학과 출생년도, 활동한 동인지를 통해 그들 사이의 교류관계를 살펴보는 것두 재밌네요.

한기찬 - 연세대 - 1955
이병천 - 전북대 - 1956 - 시운동
시화 (안재찬) - 경희대 - 1957 - 시운동
하재봉 - 경희대 - 1957 - 정읍 - 시운동
박덕규 - 경희대 - 1958 - 대구 - 시운동
박상우 - 1958 -
김하기 - 부산대 - 1958 - 울산
정한용 - - 1958 - 충주 - 시운동
은희경 - 숙명여대 - 1959
이문재 - 경희대 - 1959 - 김포 - 시운동
원재길 - 연세대 - 1959 - 서울 - 세상읽기
기형도 - 연세대 - 1960
남진우 - 중앙대 - 1960 - 전주 - 시운동
이산하(이륭) - 경희대 - 1960 - 포항 - 시운동
위기철 - 연세대 - 1961 - 서울
안도현 - 원광대 - 1961 - 예천
장정일 - 1962 - 달성 - 시운동
경숙 - 서울예전 - 1963 - 정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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