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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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 Oh Hoon
이메일 : crooner_kwon@hotmail.com

아름다운 포기

전공이 수학이다보니, 때때로 난 천재들(물론 그들은 그렇게 불리는 것을 거부하지만....)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옛 역사 속의 천재들 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천재들...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난 하나님, 부모님을 찾으며 그들을 원망해 보기도 한다. 물론 에디슨은 '천재는 99%의 땀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정말 정말 목숨을 거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99%의 땀을 투자하고 난 뒤에도 1%의 영감이 없어 좌절하는 경우를 나도 겪어보았고, 주변에서도 그런 것을 겪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혹자는 99% 의 땀을 투자했다는 것을 어떻게 믿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여기 나오는 모든 숫자들은 상대적인 것이고 주관적인 것이니까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실제로 그 땐 나의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고 확신 한다.)

2% 부족할 때야, 마시면 되는 거지만(^^), 1% 부족할 때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벽 너머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물론 난 그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그냥 그런 곳이 있다, 그곳에 누군가가 살고있다 정도만 알고 있을 뿐....

필즈 메달을 받은 일본의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가 쓴 '학문의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자신도 천재를 볼 때마다 놀라고, 부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나의 눈에는 이 사람도 천재로 보인다. 결국, 이 사람은 내 앞의 벽 너머에 또 다른 수 많은 벽이 있음을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이다. 결코 넘을 수 없는 벽 너머에 있는 또다른 벽... 이만하면 내 기분이 어떨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천재는 나에게 이런 기분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냥 포기하라는 것이었다. 포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던 지금까지의 수많은 가르침들은 다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천재의 '포기'는 내가 생각하는 포기와 약간 그 개념이 달랐다. 그것을 콕 집어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냥 느낌으로 전해온다....

일단 포기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고, 내가 천재가 아니니까 이것들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 다음엔 素心深考.....소박한 마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깊게 생각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부탁한다.

소박한 마음이라는 것이 정확히 어떤 것을 뜻하는 것인지 난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는 배웠다. 아름다운 포기. 포기라는 단어에는 좌절, 절망 이런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들이 항상 따라다녔다. 그런데 그 꼬리표들을 떼어내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생각해보면, 천재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 특별히 천재들이 못하는 일이 이 세상엔 얼마든지 있다. 그런 것을 내가 하면 되는 것이다.... 후후...

"그래 난 천재가 아니니까!"
^^.

To Crooner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계시군요 이걸 반갑다고 해야하나요(?) 전 모차르트의 재능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살리에리의 귀라도 얻을 수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삽니다. 잡종

Crooner 안녕? Puzzlist

벌써 도착했구나? 자리 잡히는대로 연락해. --Khak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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