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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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 맞은 동태


어렸을 때, 부산에 한 번 큰 눈이 내린 적이 있다. 그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눈사람을 만들어 봤는데 그 해 시외지역인 기장과 송정 바닷가 촌락의 빨랫줄에 대롱대롱 메달려 있는 동태들이 눈을 맞아 하얀 고물묻은 북어가 된 것을 보았다. 마른 생선엔 '고추장'이 전형인데 하얀 고물이라. 재미있다고 느꼈다. :) --zephid


2. 고드름


예전에 주택에 살 땐, 처마끝에 달린 누런 고드름(연탄 때서 난 연기 땜에), 마당에 걸어놓은 빨래에 달린 고드름 똑똑 떼서 칼싸움 하고 놀았었다. 빨래 망가진다고 엄마한테 혼났지만. --아말감

3. 입김


겨울이 되면 신나는 일 한가지. 입을 열어 '하아'하면 하얀 입김이 나오는 게 기분이 좋아진다. 차가운 공기에서 그런 입김을 내뿜으면 마냥 신이나서 나이가 먹은 지금도 해보곤 한다. ^^ --은바람
가끔 입김을 노래 박자에 맞춰 뿜어보곤 합니다. 얼마전에 디게 추었을 때 횡단보도 신호등 앞에서 파란불을 기다리다 잠시 무료해서 어디선가 BGM으로 들려오던 캐롤에 맞춰 입을 꼼빡거렸는데.... 아뿔사. 맞은 편 처자가 눈치를 챘는지 싱긋이 웃고 있더군요. 신호 바뀌자 마자 얼른 도망쳤더랬죠 :) --zephid

'겨울엔 숨소리가 보여서 좋다' (시인의 이름을 잊어버렸네요)

* 어린 시절의 겨울날은 언제나 혹독하게 추웠다. 집 밖이거나 방안, 어디서든 입을 벌리고 숨을 쉬면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안방 아랫목 바닥은 뜨거웠으나 이불을 덥지 않으면 등이 시려웠으니까...방 윗목에 물을 한대접 두고 자고 나면 밤사이에 얼어 있기 일쑤였다. 눈을 뜬 아침에 오늘의 기온을 짐작할라치면 이불 덥고 누운채로 '하후'해서 하얀 입김이 나오는지, 안나오는지 관찰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입김을 불어 보지도 않을 뿐더러 입김이 나오는 장소는 웬만해선 다 피해 버린다.--노루귀


4. 연날리기

옛날엔 설 가까운 겨울철에 벌판이나 강가에서 연날리는 소년들을 드문드문 볼 수 있었다.(왜 겨울철에 연을 날리지? 바람이 쌔서일까?) 국민학교(초등학교 아니고)때 가끔 겨울방학 공작숙제로 연 만들어오기 등이 있었는데, 문방구에 가면 대나무살과 연모양으로 마름질 된 종이등을 세트로 팔았다. 소년중앙같은 어린이 잡지 부록으로도 연이 꽤 등장했던 것 같다. 바람이 제법 부는 날, 이 방학숙제로 만들어놓았던 연을 가지고 나가 날려본 적이 있긴 한데... 그만 연줄이 얽혀서 멀리 날려보지는 못했던 기억이 있다. 흔하기는 가운데 태극모양을 그린 태극연이 가장 흔했고, 그다음이 가오리연이었나... 여럿이서 연을 날릴 때는 연줄싸움을 하기도 하는데, 연줄에 유리가루를 풀먹이면 줄이 튼튼해서 여간해서는 끊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 시절 소년(소녀)들은 연을 바람에 띄워 날리면서 먼 곳에 대한 동경을 간접적으로 달래곤 했었을 것. 또, 연날리기 비법 같은 것들은 집안의 할아버지께로부터 전수받고 코치받을 수 있는 종류여서, 세대를 넘어서 즐길수있는 옥외놀이이기도 했었을 것이다. 요즘은 이렇게 할아버지 손자들이 나눌 수 있는 옥외놀이가 있을까 모르겠다. 요즘 먼곳을 동경하는 소년들은 미니 비행기 모형을 조종하며 놀까?

원래 연날리기는 동지쯤부터 정월 대보름 전까지 하는 놀이라고 합니다. 보름 지난 후에도 연을 날리면 상놈이라고 놀렸다더군요. 그나저나 요즘은 연날리는 걸 별로 보지 못한 듯... --Astro

5. 길거리 어묵사먹기

오뎅이라는 단어를 써야 느낌이 팍 올지도 모르지만 웬지 어묵이라 써야할 것같다.. 지나가다가 따뜻한 국물과 먹는 어묵은 겨울에나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혼자가 아닌 둘이서.. --AEB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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