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고양이라는 분명한 타인의 소유물이 어느날 우리 집에 떡 걸어들어와 죽어도 나가지 않겠다고 하는 사태가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유춘 동지, 내레 망명 하갔시요.
이런 녀석들은 대개 잘 훈련되고, 똑똑하고, 집이라는 환경에 잘 적응한 녀석들인 경우가 많다.
더구나 비싼 품종이라면...횡재?
- 이러한 귀화는 고양이밖에는 안된다. 개는 주인에대한 충성심이 절대적이니 불가능 하고, 햄스터나 서(鼠)류는 귀화라는 고도의 정치적 행동을 할 수준까지 진화하지 못했다. (유감스럽다)
- (기본문제) 망명 고양이는 인정해야 하는가? (고양이에게 망명의 권리가 있는가?)
- A가 B에게 책을 맡긴다. 호의관계. B가 책을 잃어버린다. 이때 B는 순수한 호의로 책을 맡아줬으니 A에게 아무런 책임도 없는가? 아니다. B는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로서 A의 책을 관리해야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B는 A에게 책에대한 배상을 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어떤가? 고양이가 망명하는 경우, B는 A에게 뭔가를 배상해야 하는가? 아니면 오히려 A가 B에게 고양이들의 주장하고 있는 망명 고양이의 묘권 및 재산권을 위한 기본 원칙에 의거 그 고양이가 평소에 쓰던 솔, 집, 밥그릇 기타 일체의 물건과 주의사항이 적힌 레시피를 넘겨줘야 하는 것일까?
- 망명 고양이가 임신 중인 경우, 그 고양이의 망명으로 넘어온 태아들에 대한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A? B? 만약 합리적으로 A와 B가 양분한다면 태아가 홀수인 경우나, 우선 선택의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 A의 고양이가 잠시 B에게 맡겨진 사이에 A의 고양이는 망명 의사를 밝히고 B는 그 의사를 수락했다. 그런데 A가 돌아오기 전에 고양이가 도망가던가(B의 집은 제3국으로 나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에 불과했던 것이다! 불쌍한 B!), 죽어버리면 (망명 심사 과정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안) B의 고양이가 죽은 것인가? A의 고양이가 죽은 것인가?
다른 문제!
대체 남의 고양이를 어떻게 해야 귀화시킬 수 있을까? -- 유춘
정치적 행위는 인간들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고양이는 망명의 권리를 누릴 수 없으며, 하나의 '물건'으로보고 소유자의 의사대로 처분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리한다면 고양이의 망명에 대해 이렇게 고민할 필요도 없어진다. --GreenTea -- GreenTea 2007-06-12 08:3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