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모크의정치부재

노스모크는 정치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없습니다. 지금 정치사회분류에 들어가 보시면 노스모크에 정치적 문제에 대한 글이 얼마나 적은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것 자체를 탓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에 따라 특정한 문제의 명백한 정치적 측면을 간과함으로써 엄청난 오류를 범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빈곤 페이지에서 토론을 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정치 의식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토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노스모크에서 적어도 정치적인 문제를 잘못 다루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 의식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정치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은 왜 필요합니까? 그에 대해 의문이 생기신다면, 저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저와 토론하시겠습니까? --Khakii

아말감은 '노스모크에서 정치적 토론을 활성화해야한다'는 의견에 반대합니다. 그리고 노스모크에서는 정치토론을 자제하는 지향을 갖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노스모크는 정치적 토론을 하기 위해 모인 곳이 아닙니다. 노스모크 안의 여러 사람들은 정치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고, 여러수준과 차원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정치적 토론을 노스모크에서 '해야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죠. 그것도 가치있는 일이겠으나, 노스모크의 성격에 맞지 않는 일이며, 무리하게 이곳에서 그런 토론을 활성화한다면 노스모크만이 갖고 있는 가치와 의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정치적인 토론은 그럴만한 곳에 가서(없다면 만들어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와 종교에 대한 토론을 자제하는 것은 모임의 방향성과 수준을 지키기 위한 매우 일반적인 해법이기도 합니다. 훌륭한 모임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질낮은 토론, 불필요한 토론은 반드시 억제해야 합니다. 아직 문제가 발생하기도 전에 이를 문제시한 것은, 정치토론을 '활성화'한다고 했을 때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한국의 현실 정치권에 대한 논의가 빠질 수 없게 되며 그렇게 되면 노스모크 역시 다른 정치얘기가 도배된 게시판들과 마찬가지로 '물버리는' 사태가 올 위험이 크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노스모크의 암묵적인 경향은 정치토론을 자제하는 쪽으로 흘러왔다고 봅니다. 물론 여러 페이지들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정치적인 논의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렇다면 노스모크가 그리 비정치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방금 제가 얘기한 '위험한' 쪽은 알아서 피해왔던 것이죠. 아말감은 그것을 지키고 싶습니다. 그래서 자기검열 얘기도 꺼낸 것입니다.

그리고 노스모크가 정치적 토론을 활성화해야하나, 아닌가, 또 자제해야하나, 아닌가의 문제는 쉽게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이곳은 누구나 자기가 원한다면 어떤 사안에 대해 정치적인 토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는 다수가 인정하시리라 믿습니다. --아말감

노스모크에서 국회나 국제관계에 대한 토론을 무리하게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정치적인 토론은 해야지요. 정치적인 문제제기란 것이 우리를 규정하는 권력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에 대항하여 우리 자신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라면 프로그래밍에 관한 것이든 문학에 관한 이야기든 정치적인 문제제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정치적인 토론은 여러 수준과 차원의 문제의식을 노스모크에서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정치적인 문제를 피하다보면 오히려 좁은 틀 한에 갇힐 수 밖에 없지요. 노스모크만의 가치란 것은 어떤 정치를 통해 형성되는 것일까요? 순수한 노스모크. 이런 것이 존재합니까? 노스모크와 노스모키안 각자를 만드는 크고 작은 힘들을 성찰하고 어떤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어찌 배제될 수 있겠습니까?

문제는 정치 토론의 수준이겠지요. 하지만 질낮은 토론이 이뤄진다고 해서 그것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빈곤페이지를 보면 이런 걱정 하지 않아도 될듯). 배제가 아닌 참여를 통해 형성되는 권력(작년 3월 저를 유혹했던 문구. ^^;;)이 있는 위키위키라면 스스로를 드러내고 무언가를 만들어나가는 힘 또한 있어야지요. 고상한 이야기가 단지 분위기뿐이라면 곤란합니다.

암튼 좁게 봐서도 문화생산자가 정치를 배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아말감님이 우려하신 영역의 정치 토론을 배제하면 그건 모든 영역에서 일종의 자기 검열을 톨한 다양성의 탈색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놈

현실적인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이 한국의 토론 문화에서 토론의 질을 떨어뜨리기 쉽다는 일반론을 생각할 때, 노스모크에 월드컵 얘기가 어울리지 않듯이 현실 정치 이야기가 어울리지 않다는 식의 문제제기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견해에도 불구하고 어떤 구성원들이 원할 때, 그것은 충분히 논의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우려들에 대한 공감은 하면서 말이죠. 이 문제-노스모크의 정체성과 정치적 토론과의 관계-에 대해 아직 충분한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토론을 통해서 분명해졌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직접적인 정치토론 페이지가 부재한 상황에서 굳이 미리부터 그런 페이지의 존립 자체를 비판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말해, 필요하다고 느낀 사람이 만들면 된다는 겁니다. 만일 그에 대한 호응이 적고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를 통해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면 되는 거겠지요. --Closely

물론 좁은 의미의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함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문제를 다시 한번 원점으로 돌려놓고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는 넓은 의미에서 모든 사람들과 모든 토론들과 모든 행위들은 지극히 정치적입니다. 그런데 왜 좁은 의미의 정치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표출되지 못하는가? 라는 문제이죠.

Ouyaa의 생각은 한국 사회적 상황에서 좁은 의미의 정치적 문제제기와 행위는 지극히 비정치적이기 때문이라 것입니다. 넓든 좁든 정치적이라는 것은 그것을 통해 현실적인 변화의 가능성, 결정의 가능성을 갖고있어야하는데, 한국에서 좁은 의미의 정치는 정치가와 그들과 공생관계에 있는 집단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변화와 결정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정치는 매우 비정치적인 행위일 뿐입니다. 오히려 일반인들에게는 그들이 인식하든 못하든 일상의 구조에 대한 개입이라는 넓은 의미의 정치가 더 의미있고 가능성 있는 것이며 현재 매스컴과 늙은이들이 떠들어대는 정치부재는 자신들의 정치부재를 가리기 위한 위장전술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노스모크의 정치부재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노스모크에 정치가와 그들과 공생관계에 있는 집단에 속한 사람이 있나요?라고 되묻고싶습니다. 물론 좁은 의미의 정치도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재미도 가능성도 없을 뿐더러 넓은 의미의 정치를 억압하는 주요한 억압도구로도 기능을 하므로 Ouyaa의 정치적 성향으로는 거부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Ouyaa

정치적 토론이 필요하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로 이렇게 설전을 벌이느니, 의사가 있으신 분들께서 직접 남들이 보고 좋아할만한 정치적 페이지를 시간을 두고 피드백을 받아가며 조금씩 만들어 나가시면(IncrementalDevelopment)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필요없다는 것은 일단은 논외로 하고요. --김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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