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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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 "대화로 해결가능한 것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우리는 흔히 "대화가 부족해서 그렇다"는 식의 말을 자주 사용한다. 말하자면, 대화의 부족, 관용정신의 부족,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부족과 오해 등등이 얽혀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상당한(혹은 완벽한?) 정도로 "상호 이해를 가능케하는 보편적 화용론/대화법"과 그 윤리를 모색하기도 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대화의 소통가능성이 "합의가능성"을 말하는 것도 아니며, 소통가능성이 확보해주는 "이해와 관용"이라는 것이 "너는 이러저러해서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는 정도의 이해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사실상 어떤 "차이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무력하다. 즉, "대화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이의 문제들"이 존재한다. 말하자면,

어떤 문제들에서 관용의 실제적인 "한계"는 결국 "실천적인 문제"에서 드러난다 : 예를 들어, "동성애를 인정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그것은 말하자면 내 아이에게 "동성애자, 이성애자, 양성애자, 트렌스섹슈얼 등등"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것 중에서 선택할 권리를 인정하는 데까지 이르러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나는 동성애를 인정한다"는 말은 "그들이 나와 무관한 한 상관하지 않겠다"는 정도가 아닐까? 그것이 "인정"에 속하는 것인가?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라. 자녀에게 "네가 하고 싶어하는 걸 인정해주겠다"고 말하면서 막상 "하지만 내가 가라고 하는 대학에는 가야 한다"고 말하는 부모의 경우를. "인정한다"는 것은 사실 어떤 경우에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를 포함한다. 그것은 "대화"로는 해결되지 않는, 보다 현실적인 "행동"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맥락은 다르지만, See Also 관용의딜레마

어떤 문제들은 "대화를 통한 설득"의 문제가 아니라, "결단이나 선택"의 문제일 수 있다 : 일반적으로, 이해관계가 대립하거나 근본적으로 가치관에서 충돌하는 경우, 때때로 상대방을 "인정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보이는 상황이 있다. 이것은 그 문제가 근본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토대"를 결여하고 있는 경우에 그러한데, 이런 상황에서 문제는 결국 "결단과 선택"의 문제가 되고, 따라서 "(규범적인) 윤리적 차원"을 벗어나 "(현실적인) 정치적 차원"의 문제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로 해결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그러한 근본적인 대립을 보지 못하는 것이거나 혹은 그런 문제를 회피하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노동조합과 "대화로 해결하자"고 하면서 협상을 질질 끌어서 결국 노조로 하여금 "실력 행사"를 하거나 "지쳐 나자빠지게" 하는 고용주의 선택을 생각해보라.)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가 "대화의 정치"라고 하면서 모든 문제가 "성숙한 시민들 사이의 대화와 토론"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환상이거나 착각이거나 혹은 "소박한 희망"일 수 있다. "소통불가능한" 것들은 존재한다.


그거 진짜 엄청나게 고민되는 문제죠.. 하버마스가 굳게 신뢰하는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힘"이라는 것이 단지 실제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이상향을 그린 것에만 머무는 것이 '과연' 아닐 수 있는 것인지... 사실 제가 관용의딜레마에서 갈등하던 것들도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것들입니다.

최근 정치학, 커뮤니케이션학 같은 학계에서는 그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대화의 정치" 즉 "대화"의 힘과 "소통가능성"의 힘을 정말이지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인 수준의 일상생활에서 그런 "불가능한" 느낌, 그리고 스스로가 우선, '정말 인정해야하나' 싶은 딜레마를 항상 몸으로 느끼기 때문에 고민이 되었어요.

그런데 실제 정치 차원에서는 좀 다를지 모르지만, 실지로 시민들을 얼굴 맞대게 혹은 온라인으로 모아놓고서 '토론'을 시켜본 결과, "자기와 반대되는 견해의 근본을 이루는 논리들을 알고 이해하는 정도"에서의 합리적인 사고를 증진시키기는 하는 것같다는 증거들을 조금씩 건지고 있더군요. 물론 상대의 논리를 잘 '알고난' 그 이후에 자신의 입장과 태도를 '선택'하는 문제에까지 이어지는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희망의 싹같은 자그마한 증거들을 건져내고 있다고나..^^

정말 심각한 문제는, 사람들이 '모르는' 상태에서 태도를 가져버린다는 것, 그리고는 동질적인 견해를 가진 끼리끼리만 이야기하고 상대편 주장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제 개인적인 철학으론, 민주주의에서 건강한 힘을 가질 수 있는 "대화"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의 힘을 강조해야하는 개념이 아닌가싶어요, 이런 흐름의 철학을 가져온 학자들도 고대부터 있어왔듯이요.) 여튼 그래도..그래도..사람들은 일단 제대로 "알면(깨면)" 합리성이니 관용이니 등등 그나마 좀 나아지는 것은 맞더라고요. (머 알아도 나아지지않는 사람도 많지만..^^;) 아마도 '소박한 희망'의 끈은 거기에서 찾아지고 있는 것같아요 현재로선.

어쨌든 어떤 순간에는 '선택'의 문제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말씀에는 정말 동감합니다. 이런 부분때문에 각자의 기본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이 참으로 중요한 것이겠지요. 세계관이 다르면 아무리 대화를 한다해도 '이해'보다는 '방어'나 '공격'만을 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마치 특정한 종교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않은 사람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화'를 할 수 없는 것은 종교들이 각자 그 안에서는 자체로서 완벽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논리적으로 '반박불가능'하기 때문인 것과 마찬가지로요...)




개인적으로는 상대가 무슨 소리를 하던간에 할 소리 다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편이다. 물론 그러다가 말할 순간을 빼앗기기도 하지만, 상대를 이해할수는 없어도 최소한 무슨소리를 하는지는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nonfiction

하버마스를 참조하면 도움이 될 듯. 우리는 의사소통의 공간이 부족한지도 몰라요.
what is 버마스?


사람들과 대화하다보면 사실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 서로 표현방법이 달랐거나, 반대로 같은 주장을 하지만 하고있는 생각은 다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생각을 언어를 통해 하나의 주장으로 구성하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상당한 수준의 훈련을 거친 사람이 아니면 몇 마디 말로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런 문제는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야 합니다. 대화는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선은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상대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이해시키기 위해 대화하는 과정은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기 위한 근거만을 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런 생각에 이르게 된 경위를 대화하는 사람과 함께 차근차근히 검증해 봄으로써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에 오류는 없는지 확인하게 되는 거지요.

이런 과정을 거친 후에도 두 사람의 생각이 서로 다르다면 그건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거나 둘 중 하나에 해당하게 됩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서로가 좀 더 준비해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겠고 후자의 경우라면 서로의 가치관에서 어떤 핵심적인 부분이 다른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까지 오면 아마도 각자의 생각이 다른 부분은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인정의 대상이 될 겁니다. 이렇게 되면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것에는 상대방의 주장을 검증하는 것도 포함되게 되겠지요.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상대방의 가치관을 바꾸는 것은 대화로는 불가능 합니다. 개인의 가치관은 삶의 경험을 통해서만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화라는 것도 그 경험에 포함되겠지만 가치관이 바뀌는 것은 대화의 순간이라기 보다는 대화를 포함한 총체적인 경험들이 융합되어 어느 순간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대화로 가치관을 바꾸려고 하는 시도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설명하여 서로를 인정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 남용운

상대방의 무지를 깨우치는 것이 아닌 한 대화로는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습니다. 오로지 양보 아니면 힘(폭행?)뿐입니다. 대화도 필요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습니다. -- bab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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