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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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8949190028][ISBN-8986437015]
MichaelEnde 지음

전문 읽기 : [http]모모 DeadLink 2004/01/02

나를만든책이라고 하고 싶지만, 이 책을 감명깊게 읽었음에도, 주어진 시간을 진정으로 소중하고 빛나게 쓰고있지 못하다는 자격지심에 그 페이지에 올리지 못했던 책. 한창 사춘기에 접어들 무렵인 12살때 이 소설을 읽었고 이후로 많은 세월이 흘러서 세세한 스토리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무렵 내 마음 깊은 곳에 날아와 박혔던 구절(아래)과, 헝클어진 검은머리 반짝이는 눈동자를 한, 낡은 롱코트를 입은 꼬마소녀의 이미지는 지금까지도 영롱하게 간직되어있다. --Felix (아래 인용구의 진한글씨는 퍼온이가 임의로 표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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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모모가 가진 재간, 다른 누구나가 할 수 없는 능력은, 귀를 기울여 듣는 일이었다.

그거야 별 특별난 재간이 아니라고 어쩌면 많은 독자들은 말할는지 모른다. 귀 기울여 듣는 거야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진정으로 귀 기울여 듣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야말로 극히 드물다. 더우기 모모가 도달하고 있는 귀 기울임의 경지는 세상에 둘 찾기 어려운 것이었다.

모모는, 어리석은 사람들한테 문득 혜안(慧眼)이 떠지게끔, 귀 기울여 들어 줄 줄을 알았다. 그건 모모가 사람들에게 그런 생각을 깨우칠만한 말을 하거나 질문을 해서가 아니었다. 아니, 모모는 그냥 옆에서 앉아 오로지 귀 기울여 듣기만 하였다. 온 정신을 집중하고, 온 마음을 쏟으며, 그러면서 그 크고 검은 눈으로 상대방을 응시하였다. 그 때 상대방은, 자기 안에 감추어져 있었다고는 도저히 느낄 수 없었던 지혜로운 생각이 불현듯 자기 안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모모는 방향을 못 잡거나 결심을 못한 사람들에게 문득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알게끔 귀 기울여 들어 줄 줄을 알았다. 또는 소극적인 사람들이 어느새 주저함이 없이 용기를 갖도록 해 주었다. 또는 불행한 사람, 억눌린 사람들이 신념과 기쁨을 느끼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가령 누군가가 자기의 인생이 완전히 어긋났으며 무의미하다고 느끼며 자기 자신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존재, 망가진 남비처럼 언제이고 즉각 다른 걸로 바꿔질 수 있는 수백만 인간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고 느낄 때―모모에게 가서 그 모든 것을 털어놓으면 그는 이야기하는 도중 어느새에 신비스럽게도, 자기가 근본적으로 다른 생각을 했다는 것, 현재의 그 자신은 수많은 인간의 틈에서 오로지 단 한번 존재한다는 것, 따라서 자기 나름의 독특한 생활 방식으로 해서 자기는 이 세상에서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선명히 알게 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모모는 귀 기울여 들어 줄 줄을 알았다!

- 1부 2장 中에서 (차경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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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한 어린 소년이 노래를 하려 들지 않는 카나리아를 가져 왔다. 그것은 모모에게는 훨씬 힘든 과제였다. 카나리아가 마침내 즐겁게 지저귀며 노래하기까지, 모모는 꼬박 한 주일을 귀를 기울여야 했다.

모모는 모든 것을 향해 귀를 기울였다. 개와 고양이, 귀뚜라미와 거북이 아니, 심지어는 빗소리와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그러노라면 그 모든 것은 모모에게, 자기네 방식으로 말을 걸어 왔다.

숱한 밤, 친구들이 집으로 가버리고 나면, 모모는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아아치 지붕으로 하고 있는 옛 극장 터의 커다란 둥근 돌좌석 한 가운데 혼자 앉아서, 오로지 거대한 정적(靜寂)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면, 모모는 마치 자기가 별세계를 향해 귀 기울이고 있는 거대한 귓바퀴의 한가운데 앉아 있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야릇하게도 온통 심장을 파고드는, 나지막하고도 힘찬 음악을 듣고 있는 것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그러한 밤이면 모모는 항상 유난히 아름다운 꿈을 꾸었다.

- 1부 2장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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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모모야. 때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 너무 길어.
도저히 해 낼수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
"그러면 서두르게 되지.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 거야. 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 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 거야.
나중에는 숨이 탁탁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가 없어. 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거야."

"한거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그러면 일을 하는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 낼 수 있어.
그래야 하는거야."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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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급속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고 생각하고 읽었다. 뭔가 이상향적인 세계관을 표시하는 듯한...
현재 우리의 삶은 지칠대로 지쳤다.. 저런 여유를 가지고 전혀 살지 못하고 있다.
소설속의 삶들이 너무 느긋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우리도 어느정도는 느려터져야 된다고 본다. -Er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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