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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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Art of love)"가 아닌, 오비디우스의 "사랑의 기교(Ars Amatoria)".

[ISBN-893290135X]

오비디우스의 "어떻게 여자를 꼬시는가"와 "어떻게 남자를 꼬시는가"에 대한 이야기. 황원정이 어릴때(대학생일때) 이 책을 읽었을때는 반도 읽지 않고 던져버렸다. 여자가 "요것밖에 안되는" 존재라니 화가 나서였다. 그러나 지금 다시 읽어보니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다. 이책의 1서는 사랑을 얻는 법, 2서는 사랑을 지키는 법 3서는 여성이 남자의 사랑을 얻고자 할때 쓸 방법이다.

그중 1서와 2서는...여자가 읽을때는 이런 뉘앙스이다. "남자가 이러 저러한 수를 쓸때는 조심하라. 그대를 꼬시기 위함이니라..." 남자가 읽을때는 이런 뉘앙스 일것 같다. "이러 저러한 수를 써서 여자들을 속일지어다." 특히 1,2서들은 "말의 중요성"을 잘 일깨워준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을 봐야 한다. 그것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게으른(머리를 굴려 '이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런 저런 표현을 써야겠다'란 생각을 하기 귀찮아 하는 사람은 어떻게 보면 게으른거다) 생각인지 잘 말해준다. 특히나 "부지런 할것"을 강조하는데, 맞는 말인것 같다. 게으른 사람은 연애를 못하다는 것은 불문율이다.(귀차니스트에겐 치명적이다ㅠ.ㅜ) 만약 1서와 2서를 완벽하게 지킬수 있으면 모든 여자는 아니라도 거의 대부분의 여자들을 꼬실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인물은...음...주위엔 없는 것 같고-.-;; 아마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아닐까 한다. 카이사르 살아생전에 이책이 있어서 봤더라면 크게 웃으면서 "천기누설이로다" 했을지도 모를일이다.

3서는, 옮긴이(김영락)의 생각인지 영어나 일어 번역판의 주석에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화류계 여성"을 위한 글이라고 한다. 그러나 황원정이 그 글에서 받은 인상은 30대 중반~40대의 중년유부녀를 위한 글인것 같았다. 화류계 여성을 상대로 했다면 굳이 "인생을 짧고 즐거움은 많나니~ 남자를 거절하지 말고 즐기라..."란 어조로 글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 사랑이 직업인 여성들에게. 오히려 남편은 바람피우느라 정신없고, 아들 딸들은 청춘을 불태우느라(?) 정신없어 본인은 규방에서 홀로 늙어가는, 중년부인들에게 "그대들도 즐기라"라고 말하는 것 같다. 어쨌든 시시콜콜이 "남자는 이러저러한 것을 좋아하나니, 이렇게 저렇게 행동할지어다"라며 오비디우스는 세심하게 잘 가르쳐준다.(어떻게 보면 한심하기도 하다)

이책에서 오비디우스를 통해 나타나는, 고대인들의 죄의식 없는 성적 가치관이 마음에 든다. 오비디우스가 "베누스의 행위"에 대해서 이야기할때, 부끄럽거나 어둡거나 죄책감에 차있지 않다. 불륜을 이야기할때도 마찬가지다. 너무 심해서 아우구스투스에게 미움 받았겠지만, 오히려 "짧은 인생, 한사람에게 매이지 말고 즐겁게 살자"라며 가르쳐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비디우스의 "변신"보다 더 좋아한다. 보는 동안 내내 "정곡찔리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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