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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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n은 요즘 한창 수염기르기를 하고 있다. 여러가지 일에 바빠서 며칠 그만 수염을 못 깎았는데 (그의 선천적인 게으름도 일조를 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한번 길러보자 싶어서 계속 기르고 있다. 8월 말부터 시작했으니깐, 이제 보름이 좀 더 지났다.

Pion의 수염이 그리도 멋이 없어보이는지, 지나치는 한국사람마다 한마디씩 한다. (인상을 찌푸리며) "야 수염 좀 깎아라", (띡 쳐다보며) "어, 너 수염 기르냐?", (툭 치며) "머어 바쁘다고 수염 기르고 다니노, 마", (얼굴을 디밀며) "어? 이게 뭐야? -_-+" 등등.

오는 10월 12일은 Pion이 모 그룹에 면접을 보러가기로 되어있다. Pion은 수염을 깎고 갈 것인가, 그냥 수염을 기른채로 갈 것인가 고민에 빠져있다. 주위 사람들의 중론은, "수염을 기르고 가면 당연히 떨어진다" 이다. 한국의 그룹은 튀는걸 싫어한다라는게 그 이유이다. 한국에서 수염을 기른다는 것은 튀는 걸 의미한다. 그러므로 "정상적으로" 보이려면 수염을 깎아야된다는 것이다.

외국인 중에서도 칠레사람이 한명, 대만사람이 한명 수염기르냐고 물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물어보는 의도는 너 왜 수염 안 깎아! 가 아니고 마치 머리깎은 다음날 인사로 머리깎았네하고 말을 붙이는 것과 같은 인사였다.

한국 사람들의 집단적 배타주의는, 수염기르기에서조차 한몫을 하고있다. 홀홀단신 아무도 지원사격 해 주는 사람 없이, 한국사람이 수염기르기를 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한국 대기업에 면접 보러 가시면서 '수염을 깎아야해 말아야 해' 하고 고민 하신다면(고민없이 알아서 재깍 면도하지 아니하고) 두 가지 중 하나의 태도로 받아들여 진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첫째, 어디 날 떨어뜨려봐. 너희들이 촌스러워. 여기 아니면 내가 갈 데가 없는 줄 아니?(그럼 면접은 보러 왜 왔니) 둘째,당신들이 내 수염에다 매길 감점을 보충하고도 남을 실력이 내겐 있소.(즉, 이미 감점은 각오하셔야 한다는 말씀.) 참고로 "조직"에 취업 면접 보러 가는 여성들이 듣는 조언에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긴머리라면 묶지말고 단정히 내려뜨리고 가거라... 화장은 갈색톤으로 무난하게 하거라...' 우리가 시험을 치르면 '출제자'들의 의도를 파악하라는 말을 곧잘 듣습니다. 출제자가 원하는 것은? 면접관들이 살피려는 것은? "합격"을 꼭 바란다면 굳이 시험대로 삼으시진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여름에 노란 염색 머리에 소매없는 블라우스로 출근하고픈 숙영이 주제 넘게, 그러나 진심으로 드리는 면접의 ABC였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파연은 그렇게 배짱이 두둑하진 않습니다. 뭐든지 배수진을 쳐고 싸울 필요는 없으니깐요. 그렇게 꾸미는 스타일도 아니고.. 면접 전날 기념사진촬영을 좀 한 후에 면도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페이지에서는 사실, 난 수염 기르고싶단 말이야!를 말하고 싶었던건 아니고 한국 사람들의 집단적 배타주의 혹은 "튀지마라" 주의에 대한 하나의 예를 들고싶었던 겁니다. 기회나면 이쪽에 대해 한마디 쓰고 싶어서. :) --P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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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하고 다시 길러요.. 그건 뭐라고 안할지도..(할까.. --?) -Ged

수염길러서 부분 블리치하고 알록달록 코팅하면 근사하겠다. 그리고 몇가닥 반짝이젤리로 포인트를 주는거다. 나도남자가되고싶다

대학교 1학년때 잠깐 턱수염을 기르고 다닌 적이 있었는데 다들 한마디씩 하더군요.. 염소수염이라나..^^ 암튼 어느날 샤워하다가 거울을 보며 충동이 일어서 깎아버리긴 했지만 괜찮은 경험이었습니다. 나중에 제 친구(대학와서 만난)가 그러더군요. 야. 우리과에 정말 개성 있는 놈이 있구나라고 생각했었다고.. 하지만 전 개성이 별로 없는데.... 이미지를 만든다는게 어떤 건지 알았었습니다. ^^ --AEBass

수염이란 남자의 로망. 말하자면 천연 액세서리같은 것이지요.
저는 턱수염이 꽤 많이 나는 편인데 그냥 내버려둬도 과히 흉해지지 않는 오묘한 모양으로 나게 됩니다. 처음 수염을 길렀던 건 95년 대학교 1학년 때였는데, 모모한 이유로 삭발을 하면서 머리가 허전해 기르게 됐습니다. 그러고 나니 깎는 게 귀찮아지더군요. 그래서 가끔 기르곤 했습니다. 사실 '기른다'기보다는 '내버려둔다'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수염이 턱과 코밑에만 나기 때문에 아쉽게도 수염 중의 수염이라 생각하는 Goaty(Goatie?)는 할 수 없다는 것이죠. ㅡ.ㅜ

그러다 군대를 가고, 제대를 해서 또 수염을 몇 번 길렀지요, 턱끝에만 길렀는데, 수염 선 정리하는 게 상당히 신경쓰이는 일입니다. 양쪽 라인을 동일한 모양으로 유지하기도 힘들구요. 그것 때문에 눈썹 미는 칼까지 사서 썼더랬습니다. 그렇게 6개월씩 한 2,3번 길러봤는데, 블리치 약 사서 탈색하다 부작용으로 턱이 부어오른 적도 있고, 갖은 쇼를 다 해봤습니다.

수염을 기르고 다니면 일단 만인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그걸 탈색까지 한 데다 머리는 한 6,70센티쯤 기르고 귀도 6군데나 요란하게 뚫고 다녔으니 더했죠) 한국에 얼마나 수염 기르고 다니는 사람이 희귀하며, 얼마나 사회가 그런 사람에 대해 적대적인지를 보여주는 예라 하겠습니다. 신체발부 수지부모하니 불감훼상 효지시야라며 오두가단오발불가단을 외치던 나라가 100년도 안 되어 세계 최고의 수염 적대국이 되어버리다니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왜 다 똑같아지지 못해서 안달인 걸까요? -- bloodl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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