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십우도
1. 소를 찾아 나서다(尋牛) ¶
망망발초거추심(茫茫撥草去追尋)
수활산요로갱심(水 山遙路更深)
역진신피무처멱(力盡神疲無處覓)
단문풍수만선음(但聞楓樹晩蟬吟)
수활산요로갱심(水 山遙路更深)
역진신피무처멱(力盡神疲無處覓)
단문풍수만선음(但聞楓樹晩蟬吟)
아득히 펼쳐진 수풀을 헤치고 소 찾아 나서니,
물은 넓고 산은 먼데 길은 더욱 깊구나.
힘 빠지고 피로해 소 찾을 길은 없는데,
오로지 저녁 나뭇가지 매미 울음만이 들리네.
물은 넓고 산은 먼데 길은 더욱 깊구나.
힘 빠지고 피로해 소 찾을 길은 없는데,
오로지 저녁 나뭇가지 매미 울음만이 들리네.
In the pasture of this world, I endlessly push aside the tall grasses in search of the bull. Following unnamed rivers, lost upon the interpenetrating paths of distant mountains, My strength failing and my vitality exhausted, I cannot find the bull. I only hear the locusts chirring through the forest at night.
2. 소의 자취를 발견하다(見跡) ¶
수변림하적편다(水 林下跡偏多)
방초리피견야마(芳草離披見也?)
종시심산갱심처(縱是深山更深處)
요천비공즘장타(遼天鼻孔 藏他)
방초리피견야마(芳草離披見也?)
종시심산갱심처(縱是深山更深處)
요천비공즘장타(遼天鼻孔 藏他)
물가 나무 아래 발자국 어지럽게 많으니,
방초를 헤치고서 그대는 보는가 못보는가?
가령 깊은 산 깊은 곳에 있다 해도
하늘 향한 등창코를 어찌 숨기랴!
방초를 헤치고서 그대는 보는가 못보는가?
가령 깊은 산 깊은 곳에 있다 해도
하늘 향한 등창코를 어찌 숨기랴!
Along the riverbank under the trees, I discover footprints! Even under the fragrant grass I see his prints. Deep in remote mountains they are found. These traces no more can be hidden than one's nose, looking heavenward.
3. 소를 보다(見牛) ¶
황앵지상일성성(黃 枝上一聲聲)
일난풍화안유청(日暖風和岸柳靑)
지차갱무회피처(只此更無回避處)
삼삼두각화난성(森森頭角畵難成)
일난풍화안유청(日暖風和岸柳靑)
지차갱무회피처(只此更無回避處)
삼삼두각화난성(森森頭角畵難成)
노란 꾀꼬리가 나뭇가지 위에서 지저귀고,
햇볕은 따사하고 바람은 서늘한데 언덕의 버들은 푸르기만 하다
더 이상 빠져나아 갈 곳이 다시 없나니,
위풍당당한 쇠뿔은 그리기가 어려워라.
햇볕은 따사하고 바람은 서늘한데 언덕의 버들은 푸르기만 하다
더 이상 빠져나아 갈 곳이 다시 없나니,
위풍당당한 쇠뿔은 그리기가 어려워라.
I hear the song of the nightingale. The sun is warm, the wind is mild, willows are green along the shore, Here no bull can hide! What artist can draw that massive head, those majestic horns?
4. 소를 얻다(得牛) ¶
갈진정신획득거(竭盡精神獲得渠)
심강력장졸난제(心强力壯卒難除)
유시재도고원상(有時裳到高原上)
우입연운심처거(又入煙雲深處居)
심강력장졸난제(心强力壯卒難除)
유시재도고원상(有時裳到高原上)
우입연운심처거(又入煙雲深處居)
온 정신을 다하여 이 놈을 잡았으나,
힘 세고 마음 강해 다스리기 어려워라.
어느 땐 고원 위에 올랐다가도,
어느 땐 구름 깊은 곳에 들어가 머무누나.
힘 세고 마음 강해 다스리기 어려워라.
어느 땐 고원 위에 올랐다가도,
어느 땐 구름 깊은 곳에 들어가 머무누나.
I seize him with a terrific struggle. His great will and power are inexhaustible. He charges to the high plateau far above the cloud-mists, Or in an impenetrable ravine he stands.
5. 소를 기르다(牧牛) ¶
편삭시시불리신(鞭索時時不理身)
공이종보입애진(恐伊縱步入埃塵)
상장목득순화야(相將牧得純和也)
기쇄무구자축인( 鎖無拘自逐人)
공이종보입애진(恐伊縱步入埃塵)
상장목득순화야(相將牧得純和也)
기쇄무구자축인( 鎖無拘自逐人)
채찍과 고삐를 늘 몸에서 떼지 말라.
두렵도다, 멋대로 걸어서 티끌 세계에 들어갈까봐.
잘 길들여서 온순하게 되면,
고삐를 잡지 않아도 저절로 사람을 따를 것이다.
두렵도다, 멋대로 걸어서 티끌 세계에 들어갈까봐.
잘 길들여서 온순하게 되면,
고삐를 잡지 않아도 저절로 사람을 따를 것이다.
The whip and rope are necessary, Else he might stray off down some dusty road. Being well trained, he becomes naturally gentle. Then, unfettered, he obeys his master.
6. 소 타고 집에 돌아가다(騎牛歸家) ¶
기우이리욕환가(騎牛 欲還家)
강적성성송만하( 笛聲聲送晩霞)
일박일가무한의(日拍一歌無限意)
지음하필고순아(知音何必鼓唇牙)
강적성성송만하( 笛聲聲送晩霞)
일박일가무한의(日拍一歌無限意)
지음하필고순아(知音何必鼓唇牙)
소를 타고 유유히 집으로 돌아가노라니,
오랑캐 피리소리가 저녁 놀에 실려간다.
한 박자 한 곡조가 한량없는 뜻이려니,
곡조 아는 이라고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오랑캐 피리소리가 저녁 놀에 실려간다.
한 박자 한 곡조가 한량없는 뜻이려니,
곡조 아는 이라고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Mounting the bull, slowly I return homeward. The voice of my flute intones through the evening. Measuring with hand-beats the pulsating harmony, I direct the endless rhythm. Whoever hears this melody will join me.
7. 소는 잊고 사람만 있다(忘牛存人) ¶
기우이득도가산(騎牛已得到家山)
우야공혜인야한(牛也空兮人也閑)
홍일삼간유작몽(紅日三竿猶作夢)
편승공돈초당간(鞭繩空頓草堂間)
우야공혜인야한(牛也空兮人也閑)
홍일삼간유작몽(紅日三竿猶作夢)
편승공돈초당간(鞭繩空頓草堂間)
소를 타고 이미 고향에 도착하였으니,
소도 공하고 사람까지 한가롭네.
붉은 해는 높이 솟아도 여전히 꿈꾸는 것 같으니,
채찍과 고삐는 띠집 사이에 부질없이 놓여 있네.
소도 공하고 사람까지 한가롭네.
붉은 해는 높이 솟아도 여전히 꿈꾸는 것 같으니,
채찍과 고삐는 띠집 사이에 부질없이 놓여 있네.
Astride the bull, I reach home. I am serene. The bull too can rest. The dawn has come. In blissful repose, Within my thatched dwelling I have abandoned the whip and rope.
8. 사람도 소도 다 잊다(人牛俱忘) ¶
편삭인우진속공(鞭索人牛盡屬空)
벽천요활신난통(壁天遼闊信難通)
홍로염상쟁용설(紅爐焰上爭容雪)
도차방능합조종(到此方能合祖宗)
벽천요활신난통(壁天遼闊信難通)
홍로염상쟁용설(紅爐焰上爭容雪)
도차방능합조종(到此方能合祖宗)
채찍과 고삐, 사람과 소는 다 비어 있나니,
푸른 허공만이 가득히 펼쳐져 소식 전하기 어렵도다.
붉은 화로의 불꽃이 어찌 눈을 용납하리오
이 경지에 이르러야 조사의 마음과 합치게 되리라.
푸른 허공만이 가득히 펼쳐져 소식 전하기 어렵도다.
붉은 화로의 불꽃이 어찌 눈을 용납하리오
이 경지에 이르러야 조사의 마음과 합치게 되리라.
Whip, rope, person, and bull -- all merge in No-Thing. This heaven is so vast no message can stain it. How may a snowflake exist in a raging fire? Here are the footprints of the patriarchs.
9. 근원으로 돌아가다(返本還源) ¶
반본환원이비공(返本還源已費功)
쟁여직하약맹롱(爭如直下若盲聾)
암중불견암전물(庵中不見庵前物)
수자망망화자홍(水自茫茫花自紅)
쟁여직하약맹롱(爭如直下若盲聾)
암중불견암전물(庵中不見庵前物)
수자망망화자홍(水自茫茫花自紅)
근원으로 돌아가 돌이켜 보니 온갖 노력을 기울였구나!
차라리 당장에 귀머거리나 장님 같은 것을,
암자 속에 앉아 암자 밖 사물을 인지하지 않나니,
물은 절로 아득하고 꽃은 절로 붉구나!
차라리 당장에 귀머거리나 장님 같은 것을,
암자 속에 앉아 암자 밖 사물을 인지하지 않나니,
물은 절로 아득하고 꽃은 절로 붉구나!
Too many steps have been taken returning to the root and the source. Better to have been blind and deaf from the beginning! Dwelling in one's true abode, unconcerned with that without -- The river flows tranquilly on and the flowers are red.
10. 저자에 들아가 손을 드리우다(入廛垂手) ¶
로흉선족입전래(露胸跣足入廛來)
말토도회소만시(抹土途灰笑滿 )
불용신선진비결(不用神仙眞秘訣)
직교고목방화개(直敎枯木放花開)
말토도회소만시(抹土途灰笑滿 )
불용신선진비결(不用神仙眞秘訣)
직교고목방화개(直敎枯木放花開)
맨 가슴 맨발로 저자에 들어오니,
재투성이 흙투성이라도 얼굴에 가득한 함박웃음.
신선이 지닌 비법 따위를 쓰지 않아도,
당장에 마른 나무 위에 꽃을 피게 하누나!
재투성이 흙투성이라도 얼굴에 가득한 함박웃음.
신선이 지닌 비법 따위를 쓰지 않아도,
당장에 마른 나무 위에 꽃을 피게 하누나!
Barefooted and naked of breast, I mingle with the people of the world. My clothes are ragged and dust-laden, and I am ever blissful. I use no magic to extend my life; Now, before me, the dead trees become 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