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지너무오래돼서못바꾸는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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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fiction의 양철 필통은 11년이 되어간다. 필통안에는 중학교때 같은반 애들과 주고 받았던 쪽지와 고3때 우리반 이름표가 아직도 들어있다. 이제는 바꿀려고 해도 정이들어 바꾸지 못하겠다. 녹도 많이 슬고 찌그러지기는 얼마나 많이 찌그러졌는지...

본인의 어머니께서도 오래쓰시는 물건이 하나 있다. 바로 아버지께서 대학생때 사셨던 소니 라디오다, 아버지께서 이걸가지고 항상하시는 말씀이 당시에 처음으로 나왔던 휴대가 가능했던 라디오라나...ㅡ.ㅡ; 하여간에 어머니께선 그 라디오를 아직도 쓰고 계신다. 고치기도 하도 고쳐서 옆에 본드자국이 덕지덕지하고 넣는 플라스틱집은 플라스틱이 오래되서 깨지고 째졌지만 아직도 그 라디오를 감싸주고 있다.

아버지께서는 본인이 태어나기도 전에 사셨던 턴테이블을 아직도 쓰고 계신다. 역시 음악은 LP가 좋다면서.. 본인의 기억이 맞다면 아버지께서 사셨던때도 새것이 아니라 중고였을 것이다...ㅡ.ㅡ;;

본연의 기능을 다 할 수 있다면 버리는 것은 죄악이라고 배워왔다. 할아버지때부터 쭉... 아주 어렸을 적에 우리집은 고물상 옆이었고, 할아버지의 취미는 그 고물상에서 이리저리 물건을 주워와서 쓸만하게 고치는거였다... nonfiction의 어릴적 자전거가 그랬고, 장난감이 그랬고, 심지어 테이프레코더까지...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쓰셨던 재봉틀도 그랬다.

학교를 들어가기 전에는 조부모님과 살았었다. 잠도 조부모님과 잤다...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한번씩 기억난다. 마루에서 뭔가를 고치시는 할아버지와 그 옆에서 바느질을 하시거나 재봉틀을 돌리고 계시는 할머니..가끔식 명절에 할아버지 댁에 가면 창고에는 기름냄새 가득한 공구들이 날 바라보고 있다. 지금은 당신께선 쓰시지 못하지만...

검은 색 모자를 10년이 조금 넘게 쓰고 있다. 이제는 색이 바래져 검은 색이 아니게 되어 검은 모자라고 부를 수 없지만 다른 검은 모자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듯 보인다. --헌터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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