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오! 부라더스 aka 오르가즘 부라더스 ¶
임순례 감독의 기대작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주인공이자 한때 오르가즘 부라더스라는 멋진 이름을 가졌던 오! 부라더스의 데뷔작입니다.영화에 보면 고등학생시절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괴롭히는 세미프로 밴드가 하나 나오는데 그 친구들이 바로 이 친구들입니다.이성문이라는 인물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상당히 독특한 구석을 점하리라고 예측되는데요. 그는 조선땅에서 초유의 울트라 로파이 스튜디오 캬바레를 만들어 볼빨간이라는 마이너 히트작을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여기서 나온 음반들은 한때 모두 종이재킷이었어요. 이뻤죠. 그는 꽤 지명도 있는 음악감독으로 국내 음반 상당수의 녹음을 담당하기도 했구요. 솔로음반으로 수공예품(?)인 '불만'을 가지고 있는 그는 '헛짓거리 그만하고 가서 여자친구 가슴이나 만져라.'라는 명가사를 제 머리에 심기도 했습니다. 허니버니 같은 밴드를 만들어 발랄빤쓰 음악을 하더니 결국 오르가즘 부라더스라는 서프 밴드를 만들어 비치 보이스 스타일의 즐거운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튜디오 캬바레는 적게 먹고 가늘게 싸되 오래 산다라는 정신으로 여전히 계속 음반을 꺼내놓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는 이런 정신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좀 지난다고 집어치우는 것이 아니라... 질긴 생명력을 가진 흐름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성문이 한국 대중음악사의 한 귀퉁이를 차고 앉을 거라고 봅니다.
3. 촌평 ¶
처절한 리얼리즘. 현역 감독중에서는 김기덕, 홍상수와 더불어 임순례를 같이 언급하고 싶습니다. OST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임순례는 김기덕, 홍상수와 일직선상에 놓이는 감독은 아니라고 봅니다. 소재는 유사할진 몰라도... 다르죠. 임순례감독은 적절한 거리두기로 기층정서를 드러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 대상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거두지 않습니다.
결국 OST가 발매되었습니다. 계획에 없던 것인데 팬들이 원해서 나왔다고 하는군요...ㅎㅎ
결국 OST가 발매되었습니다. 계획에 없던 것인데 팬들이 원해서 나왔다고 하는군요...ㅎㅎ
- 이 영화 보고 나서 집으로 가다가...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는 행복한가'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광고대로 쏘주 한잔 걸치며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 두번 봤으나 두번 모두 울었다. 두번째 보기 전에는 상영시간에 약간 늦게 들어갔는데 배우 이얼이 밖의 대기실 의자에 앉아 있다가 한마디 했다. "벌써 시작했어요, 빨리 들어가세요." 난 그가 나에게 던진 일상의 그 말마저 처절하게 들렸다.
저역시 이 영화보고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가슴밑바닥에서 싸아~한것이 느껴지던군요...개인적으로는 올해들어 BillyElliot와 더불어 가장추천할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올초에는 빌리땜에 그리고 올 가을엔 와키땜에 무지 행복했습니다..... --swamp
2001년 12월 23일 시네큐브에서 조조할인으로 봤습니다. 소설에 가끔 등장하는 룸사롱 나체쇼를 이 영화에서 처음봤습니다. 아..사람들이 저러고 노는구나...그리고 이어진 기타치는 '아담', 늙은 아담, 슬픈아담의 눈에 들어오는 모니터속의 화면이 어린시절의 흑백화면으로 오버랩될때, 문득 노스모크에 끄적인 누군가의 글귀가 떠올랐습니다. 우리들은 약자이기에 보편성에 더 가까운것 아닌가. 이제 더이상 나이를 먹어가는것, 무너져 간다는것, 사그러져 간다는 것을 겁내지 않게 될것 같았습니다.
영화를 마치고 버스를 타기위해 신문로를 걷는데 택시한대 앞에서 노부부를 보았습니다. 체격도 작고 백발인 할아버지가 마나님을 택시 뒷자리에 먼저 조심스럽게 태우더니, 당신은 앞자리에 조심스럽게 타시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리의 청춘이, 꿈이, 이루지 못한 소망들이 와이키키브라더스의 슬픈 선율을 타고 삼류 싸구려로 이울어져갈때 나는 기억하겠습니다. 사그러지는 삶이기에 아름답다고..이제는 관조하듯 삶을 바라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Jimmy
드디어 봤습니다. 처절한 리얼리즘이란 표현에 동감합니다.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더군요. 보는 이의 옷깃을 여미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Khakii
봤어요. 아아... --Felix 아트선재에서 봤는데, 영어자막이 나와서, 저 대사는 영어로 저렇게 하는구나,(꼭 아리랑 채널보는것같았다고나) 동시에 궁리도 좀 하면서 봤는데...그...걸쭉한 대사들은 전달이 될지, 글쎄올시다...
슬프기도하고 기쁘기도 하고. 보는 내내 왜 이렇게 긴장되는 걸까요. --응주
5. 퍼온 글 ¶
씨네21 336호(2001.1.15~ 1.22) '영화읽기' 칼럼에 오은하씨가 쓴 글의 일부를 퍼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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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외면? 볼 사람은 다 보고 있다!> -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대한 선입견, 아줌마를 배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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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외면? 볼 사람은 다 보고 있다!> -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대한 선입견, 아줌마를 배반하다
... (앞글 생략)... 내 얕고 통속적인 상식에 의하면 이 영화는 죽어라 음악만 외곬으로 판 주인공 사내의 아주 지지한 인생을 보여주고 도중에 음악을 떠나 세파에 영합한 사람들의 안락한 (그리고 그래서 주인공과 대비되는) 삶을 보여준 뒤, 열심히 해보려 하지만 잘 안돼 비관하고 하던 일을 정리해버리는, 아니면 그저 절망속에서 체념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맺어져야 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래서, 뚜렷한 플롯상의 반전이랄 게 없는 영화지만 흥미롭고 신선했다. 그를 떠난 친구들의 삶도 지지하기로 치자면 주인공과 막상막하였으며 그중 좀 낫다는 사람도 그중 좀 튄다는 사람도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그리고 주인공의 삶도 다른 이들에 비해 더 비참하지 않았다. 아니, 다들 고르게 비참하다고 해야 하는 건가? 아무튼, 약간 환상적으로 처리된 마지막 장면 - 꽤 화려해보이는 여수의 관광나이트클럽에서 말쑥하게 한팀을 이루어 공연하는 새로운 와이키키 브라더스. 서로 아끼는 듯이 보이는 주인공과 여자, 그리고 팔이 어지간히 자유로이 움직이는 키보드 플레이어 - 은 밝고 따뜻해보였다. 그래, 그렇게 될 수도 있는 거잖아. 꼭 지지하게만 살란 법 없잖아. 저 정도면 그래도 주위 그 누구보다도 평화로운 삶 같은데? 해피엔딩주의자인 나는 마지막 장면을 이렇게 내 맘에 맞게 해석했다. 아주 잘 나가기도 힘들지만 또 그런 대로 꾸릴 만한 자기 길이 있는 그런 삶. 냉소적이지 않고 따뜻한 눈길이 느껴져 참 좋았다. ...(후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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