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언어권의 어떤 어휘를 사용하려고 할 때, 이를 대체할만한 자국어 어휘를 찾기 어려워 그것을 소리나는대로 적고 의미를 빌려쓰는 경우가 있고, 이와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하여 자국어의 어휘 사전에 별도의 항목으로 등록된 것을 '외래어'라고 한다. 여기서 들여오려고 하는 어떤 외래 어휘의 대체 어휘가 자국어 목록에 이미 있지만 특수한 맥락에서 차이가 있다고 여겨질 때, 대체를 하지 않고 차용을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식으로 외래 어휘들이 서로 다른 맥락에서 다양한 뉘앙스를 갖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자국 어휘를 써도 될 상황에서 외래 어휘가 가진 포괄적이고도 모호한 뉘앙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것을 외래어인플레이션현상('사용빈도의 과다함(외래어과다사용)'과 '의미의 과잉'을 모두 지칭)이라고 해두자.
자국 어휘에서 적당한 대체어를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차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외래어인플레이션현상 자체를 비난할 적당한 논리적 근거를 찾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 현상의 이면에, 다양한 문맥 속에서 비슷한 의미를 가진 외래어들과 충돌하여 자국 어휘의 의미와 뉘앙스가 더 풍부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부정적 피드백'에 의해 한국어의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외래어 특히 영어는 이상한 신비화와 함께 '사회적 구별짓기'를 강화한다.
영어권에서도 애니메이션이나 바둑 같은 분야에서는 일본어 어휘를 대량으로 도입해서, girl 이라 할 것을 꼭 shoujo 라고 쓰고 (예를 들어 "소녀 만화" 등에서) ladder 면 될 것을 shicho 라고 하고 ("축"입니다) 그러더군요. --서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