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의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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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님이 미국서 주류사회에 살기위해서는 공부했던 공학을 접고, 주류사회로 가는 다른전공을 선택해 유학할 수도 있다고 하셨네요.

단도직입적이지만 솔직한 질문이 저에게는 무언가 생각할 기회가 되는군요.

미국 상위 10위권내의 공과대에서 박사학위받고, 기업체나 교수사회로 진출하시면 원하시는 생활 합니다. 과에따라 다르긴 하지만 10만불씩 받는 고액연봉이 첨단 과학계통의 전공자이면 기업체로 가는경우 초봉으로도 가능하고, 연봉으로 굳이 주류 비주류를 따지고 싶다면 입사후 약 5년 지나면 속칭 주류에 속하는 확실한 연봉으로 더 올라갈것 입니다. 유학을 오실때 특히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하면 그런 대학들의 박사학위는 목적을 이루는데 훨씬 도움이 되지요.

그러나, 돈을 많이 받고 사회적으로 출세한것처럼 보이는것이 인생의 목적인지, 아니면 진정 하고싶은 일을 찾아 매진하는중에 돈은 그에따라 저절로 들어오는것이 목적인지 잘 설계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주 출세한것으로 보이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유명 공립및 사립대학에 종종 교수로 영입됩니다. 20년전에 공립 대학에서도 당시 노벨상 수상자들을 백만불 연봉으로 모셔 가더군요. 그러나 그들중 돈을 목적으로 혹은 노벨상 자체를 목적으로 인생을 설계해 왔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만일 삶의 목적이 상이나 돈에 있었다면 목적달성후에는 허망해서 무슨 의미로 삶을 살겠습니까. 모두 미쳐서, 좋아서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 그냥 듣기 좋으라고 겸손의 의미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설이지요. 상이나 돈은 부수로 생겼으니 얼마나 운좋고 영광인지 모르겠고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는 거지요. 그들이 분명 영광된 삶을 살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알아주고 있으니 나는 상류고 너는 하류다 라는 도토리 키재기식의 이분법적 잣대의 권위주의와는 차원을 달리하고 있고, 자신이 앞으로 더 가야할 연구와 후진양성에 얼마나 더욱 더 매진해야 하는지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다는것은 일반인에게 너무도 잘 알려져있는 이야기이니 새삼스러울것도 없습니다. 세속적으로 만들어진 출세의 통념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삶을 구가할 수 있을때 비로서 최상의 삶을 사는것이라고 말쓰 드리고 싶네요.

인생이 돈이나 지위나 그런것으로 쉽사리 판가름 나는 짧은 게임이 아니라는것은, 지금 공대생님같이 젊은 나이에는 언뜻 교과서에서 정답으로나 맞히는 헛소리나, 출세가 뭔지 모르는 사회 열등생이 떠드는 이야기라 생각될지 모르겠네요. 그러나 모든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유학에도 순서가 있지요. 즉, 뜻을 세우고 길을 떠나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해 보시라는 겁니다. 참고로 저는 세칭 출세한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그렇지 않다해도 저는 저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인생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려는 치열함이 있을때 그 노력의 산물로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을 삶의 보람을 갖게 되지요. 남에게서 인정되어 생긴 만족감은 오래 가질 못해요. 남이 언제 자신을 다르게 평가하고 변덕스럽게 그 인증을 뺏어갈지 모르니까 그렇지요. 자신의 정체성이 즉 자신의 확고한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것 인지 생각해 보십시요. 누구에게 보여지려고, 혹은 남의 가치관에 의해 이루어 지는것은 아닌지 자신에게 눈을 돌려 경계할 필요가 있지요.

유학이 출세의 도구로 사용되는것 아주 좋습니다. 유학들 많이 오셔야 우리나라가 더욱 발전합니다. 허나, 출세의 의미를 사전에 점검하고 오세요. 학위취득후 취직만이 목적이 된다면, 취직후 얼마지나지 않아 반드시 힘들어 지고, 언어장벽과 문화차이로 인해 외국생활이 뼈저리게 서러워 집니다. 우리나라의 이상 교육열이 모두 이런 일방통행적 집단 출세의식과 허위의식에서 나온만큼, 대학만 가면 공부안하고, 전공을 게을리하는것뿐만 아니라,대학인으로써 갖추어야할 최소한의 양심이나, 교양이나, 인문학적 상상력이 빈곤해지는것도 적성이 아닌 성적대로 과를 선택해 많은 인재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결과에 기인 합니다. 이곳에 오시면 3개월간 오셔서 보았던 표면적 현상뿐만이 아니라 그 생각의 다양성과 가치관의 다양성, 그리고 일단 목표를 정하면 매진하는 그 학문의 깊이에 두고 두고 너무도 놀랄일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박사학위를 하는 미국인들이 돈 때문에, 그런 출세를 염두에 두고 공부하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이들은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습관이 되어있지요. 제 생각에 이들의 이러한 합리성은 정말 배울만한 것이라 봅니다. 합리성이나 실용성은 거품을 뺀것, 즉 허영심을 제거한후 남는 정신적 그리고 물질적인 실제 이득입니다. 이것은 인간생활을 풍요롭게 하지요. 이런 정신적 유산은 후천적으로 교육되고 습득 되어지는것이므로 이런곳에 오래 살다보면 수긍이 가고 노력 여하에 따라 습관적 사고로 학습 되기도 하지요. 이들은 돈이 목적이면 비즈니스를 하든지 돈되는 경영학 석사를 하든지, 취미가 맞으면 변호사나 의사를 하든지 그럽니다.

박사과정은 평생 연구하려는 사람들이 연구 자질을 검증받는 과정입니다. 미국인들의 학위취득의 목적은 연구를 계속할수 있는 자질을 검증받는 관문이지 자신을 학벌로 장식하려는것이 아니지요 . 우리나라 일류대 출신들이 자신들이 지녔던 대부분의 허황된 자신감, 즉, 학교성적 우수하고 부모님께 인정받고..등등으로 세상을 유리그릇에 담아 아주 조그맣게 인식하고, 출세의 의미를, 남이 알아주는 어느 자리에 있는가 아닌가로 규정지어놓고 있다가, 막상 이곳서 그런 신념이 깨지는 충격에, 혼동들 하는 것을 보면서 참 안됐다는 생각 합니다. 이곳에 오시면 한국적 엘리뜨 의식은 백발박중 참담하게 깨어집니다. 자신의 왜소한 정체성은 심하면 열등의식으로 변합니다. 돈들여 유학까지 와서 배움의 길도 바쁜데, 이런일은 없어야 겠지요.

일류대 출신 박사학위 소지자들일수록 기회만 나면 미국을 떠나가는 이유가 다 이렇게 알아주지 않는데 있어요. 돌아가면 연구와는 담쌓는 곳으로 가는경우가 허다한데도 남의 인정을 받으려고. 스스로 언제 깨질지 모르는 조그만 유리그릇으로 들어간다는 겁니다. 혹은 애시당초 학위만 목표로 했었기에 아무 거리낌 없이 가기도 하는 경우도 많기는 하지만 말이지요. 이런경우 국가적 낭비, 개인의 정신적 갈등이나 양심의 부패는 어떻게 되는것인지 도대체 알수가 없습니다.

선망의 시선에 익숙했던 어린시절의 인기와 일류대 합격의 영광이 자아형성에 너무도 큰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그것이 없으면 한때 인기절정의 연예인이 인기가 떨어지는데서 오는 참담함 비슷한 인기중독후유증을 앓게 되지요. 이것이 바로 일류병이지요. 어디서든지 리더가 되어야만하는 아주 골치아픈 왜곡된 엘리트 의식, 그누구도 이 의식에서 자유롭기 힘든 한국의 고질병이 아닙니까? 한 인간이 그저 인간 그 자체로써 대접을 받을수 없도록 만드는 이 의식이 망국적 발상임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것은 이 고질병이 있으니까 그래도 한국이 돌아간다고 믿는 왜곡된 앨리뜨들이 세상을 잡고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현상은 어린이들을 한밤중까지 학원으로 내몰고도 자신들이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운다고 부모들을 착각하게 만드는 일종의 출세지향적 집단 새디스트들을 양산한다고 봅니다. 이가 아프면 합리적으로 뽑아야 하는데 참으면서 인내력을 키워나가는 방법으로 써야한다면서 이를 악물고 참는법만 자꾸 개발하는 기형적이고 비뚤어진 사회의식이란 말이지요. 다들 이러한 인간말살적 최면속에 살면서, 꼬집고 할퀴고 쥐어뜯고 자신과 남을 서로 괴롭히면서도, 그것이 한국스러운 삶이고 그래도 우리삶이 좋은것이라고 세뇌하는 교묘한 정치와 그것을 포장하는 이상한 매체들을 보면서 포기와 자조의 한국인의 삶에 도대체 대책이 서질 않는다는 우울한 마음이 듭니다. 그 와중에 그런 비인간적 경쟁을 뚫고 태어난 소위 지도층들, 그들이 전인적 삶을 아우르며 세상에 힘이 되어주는 르네상스인이길 바랄수 있겠습니까.

결국 새로운 가치관으로 무장하고 돌아가는 우리의 새로운 세대들이 없다면 큰 일이겠는데 악습이 대를 물고 이어지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기득권을 차지한 사람들일수록 그 기득권을 배출한 사고의 저변이 과연 무었인지, 과연 정당한건지, 과연 인간적인것인지를 철저히 생각해 보아야 할것이고, 자신을 다스리는 엄격함이 없으면 이런 악습을 극복하기란 너무 힘든것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서 언어와 문화차이, 그 괴리감 때문에 일류의식의 일류대 출신일수록 받는 고통은 가끔 신경쇠약증세나 불안증 같은 피해의식으로 나타납니다. 타대학 출신들 보다 더 심각하게 나타나기도 하지요. 그러나 일류와 일류병은 권위와 권위주의 만큼 전혀 별개의 것입니다. 일류대를 나오고 중고등학교때는 늘 공부를 잘하셨다니 공대생님은 이점을 꼭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박사학위받고 연봉을 많이 받는다고해서 원하지 않는 공부를 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습능력은 뛰어나신것 같은데, 자기가 원하는 전공에 정열이 없으면, 고학위 소지자 일수록 크게 애를 먹고 나이들면서 하고싶은일 못한것 때문에 방황합니다. 시간이 걸려도 뜻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정열이 없이 일하면 연공서열이나 학벌위주식 출세개념이 없는 미국 직장에서는 당연히 처지게 됩니다. 상위권대학 졸업장은 물론 선배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는 장점이 있고, 입사때 연봉등에서 우위를 점할수는 있지만 그것으로써 그 졸업장이 지닌 의미는 다 한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물론 자기의 경력관리를 잘하면 늘 좋은 직장을 구하는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만일 한국적 학벌주의식으로 이곳의 학벌을 따지고 자신의 일을 게을리 하면 도대체 인정을 받을수가 없습니다.

정열이 없이 돈이나 사회적 특권같은 인센티브 때문에 창의력이 계발되는데는 큰 한계가 있게 마련이지요. 창의력은 예술처럼 정열에서 나옵니다. 과학자야 말로, 창의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돈때문에 전공을 공대로 하려면 잘 생각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공대생님은 평생 이것이 나의 길이라는 정열이 없었고, 원하지도 않았던 전공보다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돈을 많이 벌수 있고 창의력은 크게 필요치 않은 CPA 나, 세상사를 신문읽기정도로 빠르게 알아차리는 능력이 더 강조되면서 일정 패턴하에 영어를 구사하는 이민변호사 같은 전문직은 어떨까 추천합니다.
공대생님이 주류라는 말을 쓰신것으로 보아 꼭 그렇게 살고 깊으신것 같아 드리는 말씀이지요. 만일 그냥 미국사회에 평범히 적응하고 묵묵히 하는일 하면서 살겠다고 하셨으면 굳이 정열과 창의력을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통계학이나 수학등을 공부해 기발한 보험상품등을 만들어 개인이나 기업체에 팔수 있는 보험회사등에 취직해 자신이 영업한 만큼 연봉도 받고 승진도 하면서 부자가 되는것도 흔한일이더군요. 한국이 보험 개방되었으니 한국을 시장으로 하면 가능할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이렇게 되면 MBA를 겸해야 겠지요. MBA는 말 잘해야 합니다. 영어로 먹고사는 직업인데, 한국진출하는 회사로 가신다면 한국인이 필요할 터이니 생각해 볼만도 하군요. MBA야 말로 상위권대학에서 공부했을수록 연봉에 차이가 나지요. 보고를 해야하고 회의해야하고 리포트내고 해야 하니까 영어를 물론 잘 해야 합니다.

미국의 대학원 공부는 다 만만치 않습니다. 영어는 언어 이전에 문화 입니다. 미국에서 어느 전공이 사회에서 더 대우를 받는것인지는 한마디로 말해서 평가가 불가능 합니다. 문화적 이해는 철학적 사고가 바탕이 됩니다. 될수 있으면 인문학적 사고를 자극하는 책 많이 읽으시고, 예술분야책중 음악사 미술사등 기초서적을 원서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한 50 여년간 자신이 할 일에 대한 장기 인생계획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시고, 진로를 결정하신후 세부 행동방침을 세우시면 유학생활과 나아가 이민생활에 크게 도움이 될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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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은 예술처럼 정열에서 나옵니다. 과학자야 말로, 창의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비수처럼 와서 박히는 말입니다. 정말 창의력이 정열에서 나와주는 것이었으면 좋겠군요. --김우재

사실 올 4월 (본의아니게도) 일본으로 가게 돼 준비중입니다. 이 '팔자에 없던 유학'이란 것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그림을 그렸다 지웠다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이 늦은 나이에, 웬, 돌아오면, 내가 설 데가 있을까, 후회를 하다가도 일본, 일본인, 일본어라는 잘 알고 있는 듯 하지만 잘 모르고 지나온 '문화'에 대한 설레임반 두려움반으로 어느 정도는 잘 내린 결정일 거야라고 자위하고 있습니다. 읽어보니 힘이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잃어버린안경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서울대의특권계층화를 읽고 느낀 것이지만, 유학은 아무나?가 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특출난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 장학금은 받는 그런 특권을 받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유학을 가는 친구들을 보면, 집이 좀 산다는 것이지요. 돈이 있어야 배우고 경험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대부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취직을 하더군요. 미국에서 보단 한국에서 유학을 해서 들어오면 더 많은 대우를 누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가 한번 쯤은 유학이라는 꿈은 가져봤을 겁니다. 하고 싶지만, 못하는 이유는 바로 돈입니다. 공부도 돈이 받쳐줘야 가능한 것입니다. 저는 영어가 전공이라서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지만, 돈이라는 큰 벽에 일본 유학으로 결정했지만, 아직도 미국에서 공부하겠다는 꿈은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 일본에서 일어를 공부하고, 알바하면서 돈을 모아서 미국이나 호주로 유학가는 친구들이 몇몇은 있습니다. 저는 그것만이 제가 할 수있는 한 방법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저는 큰 뜻과 이념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가지고 있어도 못하는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결국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해서, 결혼하고, 언젠가는 그런 생각을 잊고 살아가게 되지요. 단지 제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그것을 하고싶고, 이루고 싶고, 만족히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가 유학을 온 이유입니다.
공부도 돈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슬픈 현실이지요. Bohemian


인생에 있어서 진정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해 보고 유학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때 외국유학이 꿈이었는데, 어느 순간에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간단히 "왜 유학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답으로 "좋은 학위가 있으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였는데, 결국 학위 없이도 그것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돈을 빨리 벌어 은퇴후 하고 돈고 전혀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하는 생각도 한편 들지만 이미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큰 욕심은 두지 않은, 단지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현재 호주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유학생들을 보면 정말 처량할 때가 많습니다(위의 글처럼 대부분 더좋은 조건으로 좋은 직장을 갖겠다는 생각을 갖은 이들이 많더군요).

같이 일하는 동료 중 천문학 박사가 있습니다. 그의 부인 역시 칼텍 천문학 박사인데, 호주에서는 소위 기초과학 분야 교수 대우가 별로 않좋다는군요. 결국 그의 부인은 보통 직장인들보다 많이 벌지 못하고 강의에 필요한 여러가지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 빼면 거의 벌이가 없더니만 출산과 함께 결국 교직을 포기하더군요. 같이 일하는 친구는 자신을 "과학자"라고 생각하면서 기회가 되는대로 은퇴해서 하고 싶은 일 하는 것이 꿈이랍니다. 물론 그 친구 역시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지만 그 친구는 기본적으로 자기의 시간을 돈버는 시간보다 더 중히 여기기 때문에 가능하면 봉급을 줄이더라도 자신의 시간을 더 갖기를 원합니다.

언어이야기가 나오니 제 신세가 처량해 지는군요. 저는 인도에도 잠깐 있었는데, 인도는 초등학교부터 그들의 '국어'과목만 빼고는 모두 영어로 된 교과서를 사용합니다. 정규과정을 공부한 이라면 누구나 영어를 하죠.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 영국의 식민지로 그동안 비참하게 살았던 생각을 하면 영어 좀 못하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더 듭니다.
호주 직장에 있으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거의 0 이지만, 호주 생활에서 영어나 문화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한국 직장의 스트레스를 능가합니다. 다행히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니 상관없지만 제 처는 고생이 말이 아니죠. 여자들 외국에서 우울증 걸린다는 이야기가 어떤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는 다행히 똑똑한 동료들과 일하기 때문에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안되면 다른 수단을 동원합니다. 감사하게도 제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실력을 인정받기 때문에 이제껏 싫은 소리 한번 듣지 않고 재미있게 다니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생뿐 아니라 한국 직장인들이 평균적으로는 미국과 같은 외국 경쟁 대상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표준분포로 볼때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은 평균에 대부분의 사람이 모여있기 때문에 더 낫거나 못한 부류가 차지하는 비율이 적은 반면 외국은 거의 골고루 분포해 있다고 생각합니다(제 경험으로 미국, 인도, 호주 등의 외국에는 평균이상의 똑똑한 사람도 한국보다 많았지만 수준이하로 이상한 사람들도 한국보다 상당히 많았습니다). 결국 문화적 차이로 한국은 똑똑한 사람보다는 평균적인 사람을 많이 만들어내고, 한국에서 유학 많이 가는 외국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또, 다른 큰 차이는 공동으로 일하는 것인데, 한국 엔지니어들이 개개인 으로는 똑똑하지만 한 팀으로는 외국의 그것에 떨어집니다. 이는 외국에서는 보통 한명이상이 같이 일하는 경우 보통 같이 조화롭게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의하고 발전시키면서 일하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외에는 경쟁에서 밀릴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 합니다.


CafeNoir는 캐나다에서 지금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같이 고등학교를 다니던 친구들이 전부 졸업하고 대학을 가니, 직장에 들어갔네 하는 소리를 하는데 여기에 오면서 고등학교 수업들을 영어로 다시 듣느라 아직도 고딩이군요.

제가 여기에서 느낀 것으로는... 한국 학생들의 성적이 다른 외국계 유학생들이나 캐내디언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만, 동시에 소외되어 있다는 겁니다. English같은 과목을 제외한 이과 관련 과목에서는 한국 학생들이 톱을 먹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같은 수업을 듣는 다른 학생들은 그 한국 학생이 공부를 잘 하는지 못 하는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한국학생들이 다른 현지 학생들과 그리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다 보니 당연한 일이겠지요.

제가 알고 있던 대만 유학생으로 J(이니셜)이라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만 19세의 나이에 아직도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되서야 현지인 고1들과 함께 English 10(10학년 영어)수업을 들은, 그다시 성적이 좋다고 볼 수 없는 녀석이었습니다. 영어 발음은 어눌했고, 중국어의 독특한 억양이 영어에 섞여 듣기에도 우스꽝스러웠죠. 하지만 녀석은 인기가 있었고, 유명했고, 제가 모르는 캐나다의 속사정이나 캐내디안들의 문화를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찌되든 대학을 졸업한 뒤 대만으로 돌아가 캐나다를 상대로 하는 무역회사에 들어가 캐나다 시장을 노릴 거라고 하더군요.

진정한 유학의 의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요? 어눌한 영어로 캐내디언들과 시시덕거리는 잡담으로 점심시간을 보낸 J군은 어쩌면 도서관에서 책을 파고든 저보다 같은 시간을 더욱 유용하게 썼을 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학교를 옮겼지만 아직도 가끔 녀석이 생각납니다.
넌 왜 유학을 왔냐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모습. 그런 모습을 한국학생들 사이에서도 보고 싶네요. 사실 저도 왜 캐나다에서 공부하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뭐라고 답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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