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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한 자가 문득
이탈한 자가 문득
김중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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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한테 개기면 혼나더라도.
피식하고 무모하게 타버리는 이탈한 자를 바라봐 주는 것은 결국,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기만 하는 멍청한 지구 위의 우리들 아니겠는가? 우직하니 자기의 궤도를 몇십억년 돌고 돌고 돌고 돌기만 하는 지구도 멋지지 않은가?
그래도, 아무튼 시인은 멋집니다. ---아무개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어쩐지 맘이 아파오는군요. 때로는 궤도가 그리워져도 자유롭다는 것으로 힘을 얻고 일어서야죠. ---Ruci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