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와그림자의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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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아와 그림자의 대결에 대한 어떤 꿈
{{|내가 바로 '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그 사람임을 증명하고 계승하기 위해서는 3가지 보물을 모두 지녀야 한다. 그중 하나는 이미 내가 들고 있는 검. 다른 하나는 지하 어딘가의 무한한 힘을 지닌 상자. '무한한 바람을 가르는 검'을 들고, 나는 나를 인도해주는 파트너- 나를 이끌어주는 그 여성을 따라 지하 세계로 내려간다. 나 혼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어두운 길을 쫓아 내려간다. 어둠 속에는 선하지 않은 존재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우리 둘을 방해하지 않는다. 흰 옷을 입은 그녀의 인도가 정확해서, 나와 그녀는 어둠 속의 가장 깊은 곳, 핵심에 다다른다.
"여기에요, 나는 직접 그를 대면할 수 없어요." 그녀의 말. 그녀의 손끝을 따르자, 상자를 지키고 있는 어두운 인물이 있다. 그는 이 어둠속 모든 선하지 않은 존재의 핵심이다. 그는 버럭 크게 소리를 지르고, "네가 그라고? 어디 그런지 보자!" 하며, 바로 그 상자의 뚜껑을 연다. 동시에 모든 어두운 존재들이 당신에게 강렬한 살의를, 적대를 보낸다.
무한한 힘을 지닌 상자. 그 상자 내부에서는 무한한 바람이 뿜어져 나온다. 저항하지 않으면 단번에 하늘 너머로 날려가 버릴 만큼 강력한 바람. '무한한 바람을 가르는 검'을 정면으로 뽑아들고 바람을 가른다. 그리고 상자에 다가간다. 한 발자국 한발자국 다가가는 동안 내 마음에는, 나와 내 검이 충분히 이 바람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씩 더 강해진다.
그 와중에 그녀, 나를 이끌어준 그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다. "나는 ... 조금도 ... 견딜수가 없어요. " 내가 목소리를 듣고 돌아보는 동안, 그녀는 하나 하나 찢겨져 종이 조각들이 되어 하늘 너머로 날아가 버린다. 내가 느끼는 분노. 엄청난 상실감과 분노. 도저히 말로 묘사할 수 없는, 꿈속에서 살아 넘치는 진짜 감정.
... 장면의 전환. 그리하여 우리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여러 곳에서 싸웠다. 내가 바람을 밀어 붙이고 다가갈때도 있었고, 그가 바람으로 나를 뒷걸음치게 한 때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렇게 밀고 밀리면서 세상 모든 곳을 돌았다. 누구도 서로 밀어붙이지 못하게 된 어느 순간에, 꿈속의 나는 가만히 땅을 내려보았고 작은 들꽃 하나가 격렬한 바람틈 사이, 바람없는 곳에 간신히 피어 있었다. 그것을 보며 깨어났다.|}}

위의 꿈은, 심혼을 이루는 두 요소인 자아그림자원형의 대결을 명백히 보여주는 꿈이다. 꿈속의 내적 자아는 땅이나 바다 아래의 무의식의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고, 그 길을 인도해주는 것은 꿈을 꾼 사람의 꿈에 종종 등장하던, 인도자의 모습을 한 아니마 인물이다. 아니마 인물의 인도에 따라 그림자원형과 마주하고 있는데, 그림자를 대면해야 하는 것은 아니마가 아니라 바로 자아 -- 나 이다.
자아와 그림자의 대결은 무한히 계속 될 수 있다. 한쪽이 서로 다른 쪽을 억압할수는 있어도 어느쪽이 승리할 수는 없는 관계이다. 이들은 더 큰 자기Self의 동일한 일부이다. 양쪽 다 동일하게 무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투쟁으로는 자아와 그림자의 관계가 해결되지 않는다.
자아가 사용하는 검은, 곧바로 이성의 상징이다. 무엇인지 아닌지 가르고 잘라낼 수 있는 능력이다. 이에 대해 대극인 그림자원형의 상자는, 갈라진다해도 정확히 갈라지지 않는, 바람이라는 유체, 공기의 형태를 띄고 있다.

이 꿈에서 흥미로운 점은, 자아와 그림자의 대립이 아니마 인물을 파괴하거나 최소한 내면의 아니마의 중대한 특질인 '인도자로서의 역할'을 완전히 무산시킨다는 점이다. 이 꿈에서는 아니마 인물의 완전한 파괴가 이루어졌고, 이러한 정도의 아니마 상실은, 대개의 경우 동시성을 동반해 실재 세계의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꿈을 꾼 사람에 대한 연인의 신뢰 상실, 더 나아가 관계의 파괴, 실연 등)

그림자는, 그리고 무의식 전부는 싸워서 누를 수 있는 존재가 결코 아니다. 아와그림자의화합이 절실히 필요하다. --nayas

이 주제를 다루고 있는 흥미로운 환타지 소설로 어슐러 르 귄의 WizardOfEarthsea가 있고, 한길사에서 나오고 있는 이부영씨의 저서가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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