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타임지 12월4일자 호에서는 이에 대하여 "생물학적 대폭발"(Biological Big Bang) 이라고 하여 특집으로 다룬바 있다.(과학사상 1996년 18호에 번역됨)
그랜드 캐년에는 고생대 다섯 지층, 즉 캄브리아기, 데본기, 미시시피기, 펜실베니아기, 페름기가 있다. 캄브리아기 바로 밑에는 precambria 기가 있는데 주목할 만 한 것은 프리캄브리아기 지층에는 생물들의 화석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선명한 경계를 중심으로 위에 있는 캄브리아기에는 각종 바다 생물의 화석이 수없이 발견되는데, 바로 밑의 지층에는 그들의 진화론적 조상 생물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발견되는 화석을 예로 들자면 각종 조개류, 삼엽충, 문어류, 물고기류, 해초류, 멍게, 해삼 등 실로 오늘날의 바다 밑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이다.이들은 모두 조상이 없이 급격하게 지층에 나타나는 것이다.
오늘날의 바다 밑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이다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표현이네요. 예를 들면 경골어류 (요즘의 보통 물고기들) 의 경우는 데본기에 가서야 나타납니다. 삼엽충은 캠브리아기 말에 멸종되었죠. 캠브리아기 초, 그리고 캠브리아기 직전의 생물들을 보면 실험적인 성격의 디자인들이 많습니다. 단세포생물이 주를 이루었던 선캠브리아기의 생물들과 달리 포식자(predator)의 출현과 외골격의 발명이라는 혁신적인 사건 이후의 생물들은 다양한 형식의 신체 디자인을 경쟁적으로 만들어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중 우수한 디자인의 생물들만 남고 경쟁에서 밀린 생물들은 사라져 갔죠. 캠브리아기의 대폭발이 그 이전과 비교해 봤을 때 놀라운 사건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종다양성이나 서식지의 다양성에는 댈 것도 아닙니다. -- JikhanJung
캄브리아기대폭발은 굉장히 재미있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지상은가 이해하기로는 유닉스와 같은 toolbox 환경에서, 일단 필수적인 tool 들이 만들어지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다가, 일단 필요한 tool 들이 갖추어지면,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비유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동양학에서는 "木生火" 라고 했지요.
덧붙이자면, 생명체/프로그램들의 종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초기에는 다양하지만 종종 비슷한 기능을 갖춘 생명체/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는 점차 몇몇의 흐름이 우세를 점하고 나머지는 멸종되거나 특수한 틈새(niche)를 찾아 그곳에서 정착하게 되죠. 그러다가 다시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 또 그 환경에 맞게 생존해 나가려는 시도들이 다양하게 일어나게 되고..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 JikhanJung
JikhanJung 님께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고생물학에서의 디자인 문제라던지 하는 부분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현존하는 생물들에 관해서는 비교해부학이라던가 하는 과목들이 있지만, 이미 화석이 된 고생물들에 대해서 이런 디자인을 비교해서 설명한다던지 한 서적이나 자료가 있으면 추천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상은고생물학은 전통적으로 기술적인 (descriptive) 학문이었습니다. 화석을 발견해서 그것을 기재하고 목록을 만드는 일, 그리고 그 화석의 층서적인 의미를 찾는 일이 대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죠.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생태학적인 의미를 찾는다거나 생물학적인 연구가 시도되고 있는데, 특히 생물학적인 연구의 경우 화석기록의 형태 를 가지고 연구할 수 밖에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쉬운 작업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에 관련해서는 Theoretical Morphology, Computational (Paleo)Biology, Morphometrics 같은 연구분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안 했기 때문에 잘 모른다는.. T.T) 예를 들면 연체동물의 골격 (소라껍질 같은 것) 들이 복잡하고 아름다와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척 간단한 수학식과 파라미터 몇 개의 변화만으로 다양한 소라껍질들의 모습이 표현될 수 있습니다. 전에 미국 갔을 때 Thoretical Morphology 라는 책이 눈에 띄길래 구입을 했는데 게으른 학생이라 읽지는 못하고 책상 위에 쌓아놓기만 했습니다. 지금은 박스 한구석에 처박혀 울고 있겠군요.
디자인 의 다양성에 대한 자료라면.. 답이 될 지 모르겠지만, 캐나디안 록키 산맥의 BurgessShaleFauna 버제스셰일동물군이 아주 다양한 디자인 의 동물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방향은, 생물정보학 이 충분히 발달해서 절지동물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다음,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들을 조작해서 삼엽충이나 버제스셰일에 있는 다양한 동물들을 부활시키는 것이지요. Cambrian Park 라고나 할까.. -- JikhanJung
디자인 의 다양성에 대한 자료라면.. 답이 될 지 모르겠지만, 캐나디안 록키 산맥의 BurgessShaleFauna 버제스셰일동물군이 아주 다양한 디자인 의 동물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방향은, 생물정보학 이 충분히 발달해서 절지동물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다음,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들을 조작해서 삼엽충이나 버제스셰일에 있는 다양한 동물들을 부활시키는 것이지요. Cambrian Park 라고나 할까.. -- JikhanJung
쥐라기공원보다 훨씬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 같군요. 유사한 종끼리 뼈 형태의 변화나 진화 같은 걸 시뮬레이션해서 그래픽화하는 연구들이 있던데... 형태에 관해서라면 Homeobox gene 이란 상당히 진화적으로 잘 보전된 그룹이 있고, 개체발생이 계통발생을 반복하니... 앞으로 엄청 재미날 분야가 될 것 같군요. --지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