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위의물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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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깨어보니 종점, 오리역이다. 허겁지겁 버스에서 내렸다. 되돌아가는 버스를 타야했다. 서현까지. 이길 저길 돌아다니며 버스 정류장을 찾아다녔다. 밤이고 몇번 밖에 와본적(--;)이 없어서 한참을 해맸다. 아침에 학교갈때 자주보던 버스를 기다렸으나 나타나지 안았다. 다른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이번에도...... 그렇게 몇개의 정류장을 지나니 백궁이었다. 택시를 탈까 하다가 기왕 걸어온거 그냥 산책하는 기분으로 가기로 했다. 대로를 따라 쭉 걸어 올라갔다.

크고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건물들이 , 잘 닦여진 도로 양 옆으로 펼쳐지고 자동차들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분당은 넓직넓직하게 도시 구획을 잘한거 같다. '탄천'이란는 하천을 따라 길과 다리와 도시가 잘 어울어져 있었다. 달리는 차소리가 좀 거슬려서 하천쪽으로 내려갔다. 콘크리트로 잘 만들어진 산책로가 쭉 뻣어있었다. 드문드문 가로등이 켜져있고 차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도시속의 정적을 느끼게 되었다. 기분이 좋았다. 길을 계속 따라갔다. 하천에서 들려오는 도란도란 물소리를 들으며 마음편하게 즐겁게 40여분 정도를 걸었다. 저 멀리 반대편 쪽에 두사람이 조깅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모습이 수면위에 비쳤다. 흰색 유니폼이 물위에 흐릿한 형상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다 난 물살을 일으키는 어떤 곳에 시선을 멈췄다. 움직이고 있었다. 새였다. 농병아리인가?

반갑고 신기했다. '아직 새들이 하천에 사는구나' 생각하니 흐믓했다. 뚝 아래로 내려갔다. 그들을 좀더 가까운 거리에서 볼수 있을것 같았기때문이다. 하지만 새들은 내 접근을 피해 반대편 쪽으로 유유희 흘러갔다. 다시 발걸음을 제촉하여 가던길을 계속 걸었다. 그렇게 또 몇분을 가다보니 또 한무리의 새들이 있었다. 문득 먹이를 잡으려 왔겠거려니 하는 생각에 '탄천'의 바닥을 보게되었다. 헉! 이게 왠일인가? 수초도 없고 물고기도 없는 죽은 물이었다. 이끼가 둥둥떠있고 양쪽 주택가에서 흘러나오는 생활 폐수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 새들이 찾는 곳이 이런 곳이었다니. 이곳에서 어떻게 먹이를 얻고 견딘담. 갑자기 하천쪽으로 내려오기 전에 보았던 것들이 떠올랐다. 빌딩, 자동차들, 멋진 사무실, 새로 들어서는 건물의 조감도 모두 휘향찬란하고 깔끔했다. 그러나 그 사이의 하천은 썩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찾아오는 새들은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뭔가 안맞는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될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아니었다. 부조화. 부조리. 새들처럼 우리도 오염되어가고 있다. 우린 그래도 견딜 능력이 있어서 어느정도 지연시키고 걸러내기도 할텐데 새들은 그냥 환경이 변하면 변화된대로 살아가고 있는것이다.

--전진호

영화 "위대한비상"에도 죽은 하천에서 먹이를 찾는 새들이 이따금 비쳐진다. 우리의 아이들도 죽은 땅에서 먹이를 구하게 될지도 모른다.


진호님의 말씀 이해합니다. 한강의 새들은 정말 더러운 곳에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인간의 기준에서 판단하는 것이죠... 쇠오리는 얕은 하천의 뻘에서 먹이를 구합니다. 유기물 자체가 먹이이므로 어찌보면 생활하수가 유입되고 있는 한강의 지류는 좋은 먹이터일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낙시하기 꺼리니까 백로들이 먹을 물고기도 나름데로 많지요. 아마도 그들이 위험에 처한 것은 그들이 오염의 위험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겠죠.
--죠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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