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의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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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고 중학교 1학년 처음으로 영어를 배울때 선생님이 어떻게 가르쳐주셨는지를 기억합니다. 저는 'he'는 '그'로, 'she'는 '그녀'로 번역하도록 배웠지요. 처음에 그렇게 배웠을때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그 느낌이 '그녀'라는 말이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 그런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오히려 'he'의 번역에 있었지요. 우리 말에서 '그'라는 말은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고 그냥 3인칭의 사람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영어의 'he'는 남자만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차라리 'he'와 'she'를 모두 '그'로 번역한다면 모르겠지만(대부분의 경우에는 이런 번역이 자연스럽더군요)... 이렇듯 he'는 '그'로, 'she'는 '그녀'로 번역하는 일은 원칙적으로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또한 여성계에서도 이 것을 문제삼기도 한다더군요. 그렇다면 이것은 실제적인 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솜씨가 없어서 글이 엉망입니다. 이 글을 읽기 편하게 고쳐주시는 것은 환영하겠습니다)-Yeomman

번역에 있어 인칭 대명사의 선택은 언제나 머리 아픈 일입니다. 'Tom is lazy man. His backbone always sticks to the room floor.'라는 문장을 번역하는 경우 '톰은 게으른 녀석이다. 등짝이 방바닥에서 떨어지는 걸 본 적이 없다.'라고 하는 순간 문장 자체로는 톰의 성별을 구분할 수 없게 됩니다. 물론, 톰이라는 이름, 녀석이라는 어감이 톰이 남성이라는 것을 추측하게 하지만 His만큼 명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인칭 대명사의 문제는 이런 식으로 발생합니다.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영문을, 명사의 성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우리 말로 옮길 때 그는 남자, 그녀는 여자라는 편한 공식에 안주하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그녀'가 성차별적이라고 느껴진다면 '그 남자'와 '그 여자'를 사용하면 됩니다. 물론 솜씨 있는 번역가라면 인칭 대명사를 난발하지 않을 것이므로 실제 번역된 문장에서 '그 남자', '그 여자'를 볼 일은 별로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요는 she, he를 '그'로 통일하는 것보다는 '그 여자', '그 남자'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톰은 게으른 녀석이다. 그 남자의 등짝이 방바닥에서 떨어지는 걸 본 적이 없다... - 아무개
이렇게 번역을 하신다면 "그 남자"라는 말을 굳이 할 却娥?없습니다. "녀석"자체가 이미 남자의 암시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see also http://kr.kordic.yahoo.com/result.html?p=녀석 --김창준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녀석'은 여자를 지칭하는 말로도 쓰입니다. 일상에서 쓰이는 우리말과 소위 '표준어' 개념에는 일부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 않습니까? 밑에 musiki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man'보다는 'guy'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진짜아티스트
녀석이라는 단어는 일부러 선택한 것입니다. 흔히 남자 아이에게 쓰이는 말이지만 '그 녀석'이라는 말로 그 대상이 여자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 우리말입니다. 영어와는 어순 차이만큼이나 사고 차이가 있다는 점, 그래서 번역이 단순 작업이 아닌 창조 작업이라고 말하는 것이겠지요. 마지막 문장은 어설픈 인칭 대명사의 사용이 얼마나 쓸데없는 짓인지 보여주기 위해 덧붙였던 것인데 너무 많은 생략을 했나 봅니다. ^^ - 아무개

그렇다면 'he'는 '그넘'으로 'she'는 '그뇬'으로 번역하면 해결은 쉬워지죠 -_- 그리고 "녀석"이라는 단어는 'man'보다는 'guy'에 가까운 번역같습니다. --musiki

어느 국어책에서 본 것이 맞다면 (아마도 위기철 선생이 쓴 책일 겁니다) '그녀'라는 말은 최근에 생긴 말이고 성별에 구분없이 '그'라고 썼다고 합니다. 실제로 옛날 시나 소설 보면 여자에게도 '그'라는 단어를 씁니다.
아무개도 예전에 '그녀'라는 표현을 읽으며 굉장히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지금은 익숙해져서 너무나 자연스럽지만, 한 때 어색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아무개
그녀란 표현도 일본에서 들여왔다고 하네요. 일본에서도 영어의 She를 번역하기 위해 만든 말을,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문단에서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무개

어차피 영어권의 책을 번역하는거 아닌가요?...... 그 책을 쓴 사람의 의도가 무엇인지, 그들의 문화상 어떤 의미인지가 중요한거 아닐까요? 어차피 영어가 남녀 평등 시절에 만들어진것은 아닐테니깐...... 독어같은거 봐도 남성형 여성형이 따로 존재하던데...... 그리고 여성계에서 어쩌고 라고 말이 나온김에 ...... 개인적으로 미니즘 극도로 싫어합니다. 이유는 그들이 지향하는 것은 남녀평등이 아니고 여성상위이기 때문이죠... --thistle

해석과 번역은 엄연히 다릅니다. 번역은 일종의 창작활동이죠. 영문작자의 본래 의도를 한글로 가장 잘 나타내면서도 의미 해석상에 문제가 없도록 해야하는 것이 번역 아닐까요? 번역해놓고 비난을 받지 않는다면, 잘 된 번역이 아닐런지.. 더 나아가 한글로써 읽는 맛까지 가미한다면 칭찬받을 번역이 아닐런지.. 따라서 시대 유행을 역행하지 않는 번역이 잘 된 번역. 이미 머리나쁜 교육학자들이 그녀라는 말을 만들어 낸 이상, 또 그녀가 익숙해진 이상, 그녀가 필요할 때는 그녀를 사용하는 것이 잘 된 번역이겠지요. --안형진

이미 망가졌다고 그대로 가자는 주장은 조금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의 상태가 '오염'이라는 관점이 일부에 있고, 확실히 일제 강점기에 넘어온 영어 번역투 일본어가 다시 우리말로 번역되어서 쓰이고 있습니다. 이것을 원래대로 고치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인칭을 구분안 3인칭 대명사는 지양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Nairrti

"그녀"라는 표현은 일본의 여성3인칭 "카노죠"의 번역식 표현입니다. 일제시대 소설가들이 쓰기 시작해서 일반화되었죠. (확실치 않지만 처음 쓰신 분이 김동인 님인듯...) 아무튼 "그" 와 "그녀" 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전부터 국어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있었습니다. 고 양주동 교수님은 "놈"과 "년"이라는 순수한 우리말로 대체하자고 주장한 적도 있었죠. -- lefty

번역을 할 때는 한국어의 맛이 살아있어야 한다고 어디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즉, 번역가의 상상력이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이지요.
"그 톰이란 녀석은 게을러서 늘 바닥에 누워만 있다." 이런 형식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고전에 보면 여자와 남자의 인칭이 같더군요. '그'는 3인칭이고 '자네'는 2인칭으로 성별의 구분없이 일상에 쓰였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한국이 근세에 남존여비 사상이 생겼지, 예전에 그렇게 차이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 거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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