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를 위시한 국내 대부분의 일간지에서, 미국 대사가 중국의 외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의 "Very Sorry"라는 표현을 "대단히 미안하다"로 번역을 했는데, 이것은 분명히 오역이다. sorry의 의미가 "미안하다"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식의 일대일 축어적 번역일 뿐이다.
우리나라 말에서 미안하다라는 것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상대방에게 사과를 할 때 사용한다. 하지만 뉴욕타임즈나 워싱톤포스트 등의 기사를 고스란히 (잘 못) 번역한 우리 일간지의 기사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있다. 한 기사에서 분명히 "대단히 미안하다"라고 했다는 말을 하면서 동시에 사과의 의미는 없다는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sorry라는 단어는 상당히 폭넓은 의미로 사용되며, 기본적으로는 "슬프다"는 감정을 바탕으로 한다.
I am sorry that you lost your father yesterday.
이 경우 자신이 청자 아버지의 작고에 어떤 면에서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정도의 애도(sympathy)의 표현이다. 물론 분명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미안하다"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는데, 미국은 오히려 이런 의미의 이중성과 애매함을 통해 자기의 체신 유지는 물론 중국의 마음도 달래주는 전략을 쓴 것이다.
문제의 편지에서 sorry라는 표현은 모두 두 번 나온다.
Both President Bush and Secretary of State Powell have expressed their sincere regret over your missing pilot and aircraft. Please convey to the Chinese people and to the family of pilot Wang Wei that we are very sorry for their loss.
Although the full picture of what transpired is still unclear, according to our information, our severely crippled aircraft made an emergency landing after following international emergency procedures. We are very sorry the entering of China's airspace and the landing did not have verbal clearance, but very pleased the crew landed safely.
첫번째 단락에서는 sorry for someone's loss라는 관용적 표현을 통해 "미안하다"라는 의미를 살짝 피하고 "유감스럽다"는 뜻을 사용하고 있으며, 두번째에서는 very sorry와 동시에 but very pleased라는 대조적 표현을 병치해서 sorry가 "사과"의 의미라기 보다는 pleased라는 감정의 상태에 반대되는, 즉 sad 정도의 감정 표현이라는 암시를 주고 있다.--김창준
음...잘은 모르지만 "I'm sorry to hear that."이라는 말이 "저런, 안됐다~"라는 뜻인걸 보면, 위에 말씀이 맞는 듯 합니다~ (헤헤 기초회화로 미루어 생각 ^^;)
see also 번역의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