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의 경우 ;
"아,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내게 잘 해줄까. 이뻐해주고, 사랑해주고, 밥 주고, 잠자리 챙겨 주고... 분명해. 사람들은 신인 것이 틀림없어."
고양이의 경우 ;
"아,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내게 잘 해줄까. 이뻐해주고, 사랑해주고, 밥 주고, 잠자리 챙겨 주고... 역시 분명해. 나는 신인것이 틀림없어."
호기심 천국에서 강아지와 고양이의 지능 차이를 실험했다. 미로를 통과하게 하고 숨겨둔 먹이를 찾아 먹도록 하는 등 여러 단계의 실험 끝에, 과제 수행이 지능의 높고 낮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주인에 대한 충성심의 차이에서 비롯한 것이라 결론 지었다.
고양이를 좋아했던 말라르메의 글 중에 이런 얘기가 있다. 하루는 말라르메가 한밤중에 처마 밑에 모인 고양이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한 고양이가 영리하고 용감한 자신의 고양이, '라미나그로비'에게 이렇게 묻는다. '그래 넌 요즘 무얼 하고 지내니?' 그러자 라미나그로비가 대답했다. '말라르메의 고양이인 척하며 지내.'
see also 내가사랑하는동물
자주, 개는 남자와, 고양이는 여자와 비교되곤 한다. (남자는 늑대에, 여자는 여우에 비교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많은 경우 남자는 보다 직접적이다. 개도 마찬가지로, 주인이 오라고 하면 오고, 쓰다듬어 주면 좋아한다. 여자는 왠만해선 직접적인 반응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사회적 관습에 의해 결정된 행동패턴이 아닐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듯...) 고양이에게 오라고 하고 나면, 주인은 꽤 끈기있게 기다려야 한다. 고양이는 오는 길에 의자에도 잠시 앉았다가, 날아가는 파리에게도 잠시 관심을 가졌다가, 모서리를 돌아서 주인 눈치를 한번 슥 본 후에, 주인이 계속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게되면 다시 한번 딴전을 피웠다가, 우연히 가는 길에 주인을 만났다든 듯 주인에게 다가간다.
개와 고양이의 사냥법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개는 늑대를 길들인 것이라고 전해지는데, 늑대와 마찬가지로 개는 사냥을 할 때 목표의 숨통을 노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고양이과의 동물들은 사냥을 할 때 목표의 등줄기를 공격해서 신경을 끊는다.
약간 부정적으로(그리고 니체식으로) 묘사해본다면, 개는 비굴하고 고양이는 비열하다고 할 수 있을까.
고양이는 자기 자신한테 관심을 갖는다. 강아지는 주변에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를 떠나서, 고양이 기질에 친한 사람과 강아지 기질에 친한 사람이 있는것 같다. 딱 둘로 나뉘지는 않지만... 근데 재미있는 것은 고양이 기질이 뚜렷한 사람은 생김이나 느낌도 고양이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나는 애완동물을 싫어한다. 특히 개, 그것도 아파트 방안에 풀어놓고 키우는 X만한 개를 정말로 치가 떨리게 싫어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다. (싫어하긴 한다) 개에서 볼 수 없는 자존심과 야수성을 나는 고양이에서 본다. - bloodlust
베네딕또 또한 애완동물은 싫어한다. 인형처럼 다루어지는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은 좋아한다.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인간 아닌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굳이 UFO를 찾지 않아도 되잖은가. - 베네딕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