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의형식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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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ntPageJStrane꼰대StartInOrderToStart늦깎이 논문의형식주의

학술 논문, 특히 과학 논문에서 엄격한 형식과 독특한 소위 "논리적" 문체를 엄수해야 하는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gerecter가 예부터 굳게 믿어 오고 있는 것이지만, 주변에서 참으로 아무도 동조해주지 않는 문제 중의 한 가지가 바로 "논문의 형식주의" 문제이다.

1인칭과 구체적인 사람을 언급하는 주어를 피한다거나, 알기 쉬운 말, 일상적으로 쓰는 말을 결코 쓰면 안된다는 묘한 형식주의가 학술 논문에는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원래 이러한 문화가 자리잡은 배경은 논문을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서술하며, 또 오해의 여지 없이 전달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gerecter는 이러한 형식주의에 반대한다. 구어체를 사용하고, 심지어 중간 중간에 감탄, 감상과 농담을 좀 석는다고 해도, 저자가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서술할 의지만 있다면, 특히 과학 논문에서 논리성과 객관성은 거의 침해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감탄이나 농담까지는 논문의 주제 외적인데에 치중할 우려가 있다는면에서 우려되는 바가 있기는 하나, 구어체의 사용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 구어체의 사용은 논문을 쓰기 쉽고, 읽기 쉽게 하고 내용을 더 잘 전달한다.

gerecter는 형식을 따른 문체를 잘 지키는 논문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gerecter는 문체의 형식을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논문을 인정하지 않거나, 격없는 것으로 보는 학자들의 문화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면 지금 gerecter의 책상위에 올라와 있는 과학 논문을 아무거나 집어들고 1페이지를 펼치면 이런 말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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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in-orbit effects on spectroscopic constants (bond lengths, dissociation energies and harmonic vibartion frequencies) for IX (X = F , Cl , Br , and I) molecules have been studied using shape-consistenet relastivistic effective core potentials (RECP s) with effective one-electron spin-orbit operator at HF, MP2, CCSD, and CCSD(T) levels.

IX ( X = F, Cl, Br, I) 분자들의 분광학적 상수 (결합 길이, 해리 에너지, 조화 진동 주파수) 에 대한 스핀-오빗 효과를 유형 상대론적 유효 핵 포테셜 (RECP s) 을 1전자 유효 스핀-오빗 오퍼레이터를 사용한 HF, MP2, CCSD, CCSD(T) 수준에서 연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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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허구헌날 과학논문에서 볼 수 있는 문체이지만, 구어체로 고쳐 쓰면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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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ested shape-consistenet "RECP"s.(relastivistic effective core potentials). To do that, I studied how accurate the spin-orbit effects among the spectroscopic data of the molecules are. (the targets:IF, I Cl, I Br, I2, properties:bond-lengths, dissociation energy, harmonic vibrational frequency, methods:HF, MP2, CCSD, CCSD(T), *effective one-electron spin-orbit operator)

유형 "RECP"(상대론적 유효 핵 포텐셜)의 성능을 시험해 보았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분자의 분광 분석 자료 중에서 스핀-오빗 효과를 얼마나 잘 계산해 내는지 살펴보았다. (대상 분자:IF, I Cl, I Br, I2, 계산 내용:결합 길이, 해리 에너지, 조화 진동 주파수, 계산 방법:HF, MP2, CCSD, CCSD(T) *1전자 유효 스핀-오빗 오퍼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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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서술할 내용은 서술하고, 기술적인 내용은 찾아 읽기 좋도록 잘 표현 하면 된다. 내용의 객관성은 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문장 길이도 거의 차이가 없다. 다만 더 읽기 편해진 것 뿐이다. 특히 형식주의에서 벗어난 자연스런 서술은, 다른 분야의 과학자, 아마추어, 일반인들이 과학을 공부할 때 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위 논문은 "RECP"라는 계산 기법의 정확도가 얼마나 되는지 말해주는 논문이었다. 그리고 성능을 시험하기 위한 대상으로 스핀-오빗 효과라는 것을 계산해 보았던 것이다. 형식주의 서술을 비전문가가 보면 이러한 요점을 간파하기 어렵다.

gerecter는, 특히 학술 논문이라면, 단지 멋있다는 이유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을 어렵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팔고문을 꿰어 맞추는 과거시험 답안도 아니지 않은가?

naya는 과학논문은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gerecter님이 쓰신 윗 내용은 아랫 부분이 오히려 객관적으로 보인다. 내가 한 실험은 실험자를 밝히는 편이 더 명확하니까. ^^ㅋ 컴퓨터 쪽 논문에는 I가 들어가진 않지만 we는 충분히 많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읽기 쉬운 논문이 accept될 확률이 훨씬 많다. 교수들은 어떻게 하면 읽기 쉽게 쓸 수 있을까에 대해서 얘기해준다.. 어떤 논문의 서두에는 농담도 서슴지 않고 논문의 제목 역시 trandy한 경향이 있다. 학풍의 차인가. ㅎㅎ --naya

영어의 수동태를 한국어로 직역하려고 하니 이상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영어 논문을 염두에 두고 문체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위에 예시로 든 한국어 번역에서 주어를 빼면 어떨까? 논문이 공동저자에 의해 쓰여진 경우, 한사람은 corresponding author인 경우, 졸업논문인 경우등 다양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어의 사용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we have 어쩌구저쩌구...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elfennau가 가지고 있는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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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itionally, scientific papers and theses are written in the impersonal voice e.g. 'an experiment was developed' rather than 'I developed an experiment'. Some people use 'we', but this can irritate after a while if it is used excessively; sparing use of this construction is probably acceptable. Never use I- it sounds vain and pompous! Addressing the reader as 'you' is not appropriate in a dissertation. Generally you should aim for good plain English, avoiding the temptation for jokiness or informality

전통적으로, 과학 문서와 논문들은 비인칭 태로 쓴다. 예) "내가 어떤 실험을 개발했다" 보다는 "어떤 실험을 개발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사용하지만, 이것은 과하게 사용되면 혼돈을 줄 수 있다; 절제해서 문장을 만든다면 아마 용납될 수 있을 것이다. 절대 "나"를 사용하지마라 - 그것은 자만심에 가득찬 거만한 어조로 들린다! 독자를 "여러분"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논문을 쓸 때는 적합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좋은 평범한 영어를 사용하되, 농담을 하는 것이나 형식을 벗어나려는 것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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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다는 전제하에 설명은 최대한으로 쉬운 단어로 하되, 연구외의 잡담은 지양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매일매일 산더미처럼 쌓이는 것이 논문인데 다만 몇줄이라도 줄이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elfennau (말씀하신대로 한국어 번역은 고쳐 보았습니다. --gerecter)

간결한 논문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 점에서 생각이 다릅니다. 첫째로, 주어의 사용이 혼란을 가져오는 경우보다, 형식주의 때문에 논문을 쓰거나, 읽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단연 훨씬 더 많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제시하신 "가이드 라인"의 많은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릅니다.

비인칭으로 쓰는 전통은 18세기적 합리주의 전통에서 유래한 것이며, 현대 논문에서 일인칭 "나"를 썼다고 해서 결코 거만하거나 자만심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 연구는 논문의 형식주의가 중요하다는 증거이다." 보다, "내 연구는 논문의 형식주의가 중요하다는 증거이다"가, 자기 실험의 반증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측면에서 도리어 겸손하게 느껴지기 까지 합니다. 다만 "멋"이 더 없을 뿐입니다.

또한 비형식적인 문장이나, 농담을 피하라는 데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쓸데 없는 농담은 그야말로 쓸데 없는 농담이겠습니다만,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쓸데 있는 농담을 굳이 써넣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또한 자기가 알고 있는 사실을 간략하고 정확히 밝힐 수 있다면 형식을 따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논문의 형식주의는, 자신의 내용을 다른 사람들이 곡해할 위험을 막고 사실을 분명하게 밝혀 쓰기 위한 것일 겁니다. 하지만, 과학의 성격을 많은 사람들이 아는 현대 과학계에서, 형식주의를 따르지 않더라도 모두들 사실을 분명히 밝혀 쓰고, 곡해할 위험을 막으려고 합니다. 더군다나, 형식주의를 따른다 하더라도, 과학논문바르게번역하기가 어렵다는 유머가 있듯이, 얼마든지 내용을 일그러뜨리려면 일그러 뜨릴 수 있습니다.

매일 매일 산더미처럼 쌓이는 것이 논문인데, 몇 줄 더 줄이는 것보다도, 훨씬 더 효율적인 방향은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기 쉽고 쓰기 쉬운 논문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논문의 형식주의는 기존의 개념이나 생각에서 좀 벗어나는 창의적인 생각을 기술하는 데 아주 많은 장애를 줍니다. 자유로운 서술로 설명하고 아주 간단히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해시켜 줄 수 있는 내용을, 형식주의에 맞추어서 서술하려면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단어를 사용해서 이해하기 아주 어려운 개념을 사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두 가지 서술이 서로 다른 용도에서 둘 다 필요하겠지만, 과학하는 사람들끼리 의사소통에 가장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논문만큼은 반드시 첫번째 서술을 따라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특별한 규율집이나 프로토콜, 엄밀하게 서술해 보는 2차문서 등등이 형식주의를 지향하여 다시 쓰여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학계의 분위기는, 1차적인 최초의 창작이나 논문이 가장 "신성하게" 엄밀해 보이는 형식주의로 쓰이고, 2차적인 교과서, 해설서, 교양서가 다소 비형식적인 이해하기 쉬운 것으로 쓰여야한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실을 보고하고, 참신한 생각을 설명하는 것이 더 읽고 이해하기 쉬워야 받아들이기 쉽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오히려 2차적인 해설서에서 다른 학계의 분야와 엄밀한 관계를 짓기에 편리하다는 측면에서 최대한 형식적인 문체를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까지 참가했던 학회에서 본 논문집의 아무쪽이나 펼쳐서 다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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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general, the rate of decay of a non-stationary electronic state will be influenced by the coherence among the amplitudes for the initial state and the componenet decay channels. For a species in a condensed phase, the dynamics of the bath can strongly dissipate this coherence and thus modify the rate of electronic evolution.

일반적으로, 초기 상태의 강도와 붕괴 경로 성분 간의 일관성이 비정상 전자 상태의 붕괴율에 영향을 미친다. 응축상의 핵종에 대해, 용액조의 동력학은 이러한 일관성을 강하게 해리하며, 때문에 전자 변화율이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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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형식주의를 많이 벗어나서 쓰면 이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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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want to know the rate of decay of a non-stationary electronic state, you have to study the relation between initial state and the componenet decay channels. But, because of dynamics things, that relation can be changed. Especally for the case of a condensed phase.

비정상 전자 상태의 붕괴율을 알고 싶다면, 초기 상태의 강도와 붕괴 경로 성분 간의 관계를 살펴야 한다. 그런데, 그 관계는 동력학적인 것들 때문에 바뀔 수도 있다. 응축상의 경우에는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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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결국 "비정상 전자 상태의 붕괴율"을 더 정확히 알기 위한 한 방편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그 방편이란 "동력학적인 현상"이라는 것들을 추가적으로 고려하자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응축상" 즉 기체가 아닌 고체나 액체의 경우에는, 그 방법이 아주 결정적이라는 겁니다. 이러한 논문의 의도가 더 잘 드러나고, 쉽게 알 수 있으며, 이런 연구분야를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가면서 연구하기 편리한 서술은 아래쪽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래쪽과 같은 서술은 즉시 "격이 없는 서술"로 많은 학자들이 거부하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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