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어원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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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lk Etymology. 민간에서, 제멋대로 어떤 현행 단어의 어원을 잘못 추적하여 착각하고 있는 것, 또는 지금의 용례가 틀렸다고 믿고 '잘못된' 어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민간어원설이라고 한다.

어줍잖은 한자 지식에 의거하여 어형(語形)의 비슷함을 근거로 하여 어원을 밝히려는 것이 많다. http://www.hongkgb.x-y.net/language/language7.htm


행주치마

임란 이전부터 존재해 왔던 행주치마를 행주대첩에서 생긴 말이라고 착각하는 것.
이건 좀 문제가 있는게, 단순히 '착각' 정도가 아니라 많은 대중적 역사서에서 임진왜란을 다루면서 행주 치마란 말이 이때부터 생겼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보던 수십권짜리 만화 한국사에서도 그렇게 나와 있었죠. 책을 쓰는 이들의 자각이 필요합니다.

치-> 키

(뗏목이나 배 다룰 때 쓰는 물건) 아마도 조선조 시절에, ㄱ ㅋ ㄷ ㅌ 계열이 ㅣ 소리 앞에서 ㅈ ㅊ 로 바뀌던 음운현상(구개음화)에 맞서서, 치(원래말)도 키가 옳은 말이라 생각해 바꿔쓰다 보니 결국 바뀌었다.

비슷한 오해로는 상치->상추가 있다. 시금치와 동류였으나, 배추의 힘이 워낙 센 고로 아예 말이 바뀌었다.

깔, 깔치

90년대 이후 유행한 양아치언어로 여자친구를 깔 혹은 깔치라고 하는데, 그것을 깔고 자는(특정 체위상 -,-;) 것이라 깔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여기에서 '깔치'라는 말이 발명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단순히 girl+-치 라고 보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깔'은 최소한 6,70년대부터는 쓰인 말로서 영어 girl에서 온 말이다. (70년대 한국 포크 사이트 [http]윈드버드의 '음악 한 곡의 추억' 게시판의 '노래와 나 (4)' 글에서 그 연대를 추정할 수 있다.)

/g/가 /ㄱㄱ/이 된 연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본발음의 영향을 받았거나, 혹은 한국어에서는 구분이 불가능한 /k/와 /g/를 /ㄱ/와 /ㄱㄱ/로 구분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추정할 수 있다. (일례로 과거 일제시대에는 모던뽀이, 모던껄이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ㅓ/가 되어야 적당할듯한 발음이 /ㅏ/가 된 이유는 좀더 어렵다. 일본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그럴싸하지만, '모던껄'이라는 단어가 예전에 사회적으로 통용되었었다고 보면, 좀 망설여진다. (지식인 언어로 그쳤기 때문에 상관없을지도..)

모던껄이 지식인 언어였는지 여부, 그리고 50년대 이후로 사라졌는지 여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저는 대체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만). 다만 모던껄의 조어방식에 주목하면, 정확한 표기는 '모던'+'ㅅ'+'걸'입니다. 즉 선행하는 모던이 있기에 사이시옷의 첨가에 의해 된소리화된 것이지, '걸' 자체로 된소리로 발음되었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깔'이 모던껄을 직접적으로 참조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모던껄'을 사용했던 사람들의 연배나 계층하곤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의 중학교 시절이던 80년대 후반에 롤러장 다니던 무리들 사이에 유행하던 말이었고, 고교 때만 해도 쓰기가 쑥스러웠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실제로 '깔'은 대체로 '까리' 비슷하게 발음하며("너 어제 니 까리하고 뭐했냐?"), 야쿠자식 표현의 대부분이 행위 묘사에서 나온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하면 저는 '깔다', '깔 것' 등에서 나왔다고 보는 것이 더 유력하다고 생각합니다. -nohmad

영어 girl에서 온 말이다 라는 것이 정말 확실한가요? --ChatMate

영어에서 온 것이라고 보는 설이 유력합니다. 확증으로 들만한 책같은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워낙에 은어라서.. 그 설을 펴는 게시판 글 정도는 있는데, 이런 문제에 있어서 '정말 확실하다'는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 것일지는 회의가 갑니다. 현재는 단지 '가장 믿을 만한 추측'입니다. --아말감

'정말 확실하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 라는 아말감님 말씀에는 어느정도 수긍이 갑니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현재로서는 어느 설이 가장 유력하다'라는 이야기에는 '그 근거는 어떠하다' 정도가 제시될 수 있다면 좋을 것이고, 거기에 '그 설에는 이러이러한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정도는 충분히 학문적으로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ChatMate
이 문제에 대해선 아쉽게도 '가장 개연성있는 추측' 이상의 근거는 아직까진 없네요.

MWCD:gal이 alternation of girl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에선 고걀 같은 말도 있다카더라죠. --kz

DeleteMe 기다려도 페이지가 안 깨끗해져서 다시 지웠습니다. ChatMate님께선 용어를 확인하신 후 그에 맞게 반론 및 한일 음운체계의 차이점들에 대한 논의를 재정립하여 써주시기 바랍니다. 그때까진 개인적으로 보관해도 충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말감

콜프, 키타

주로 중장년층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외국어의 /k/ 발음이 실제는 /ㅋ/에 가깝지만 국내로 들어오면서 /ㄱ/로 되는 경향이 있다는 반성 아래, 아예 /g/ 발음인데도 이를 /k/로 착각하고 이와 가까운 /ㅋ/로 돌리려는 실수.

고시레

<질문> 최남선이 '고시레'라는 말을 '고사','굿'과 같은 어원으로 본다고 했다던데.. 최근에는 어떻게들 생각하고 있는지요? 그리고 만일 최남선의 생각이 여전히 유효한 설이라면, '고씨동굴'이란 고사를 지내는 동굴이라는 의미가 담긴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naya
영월의 고씨동굴이라면 임진왜란 때 "고"씨 성을 가진 사람이 피난했던 동굴입니다. :) -- 까리용

다른 유력설이 없다면 최남선의 주장에 한표 던집니다. --kz

최남선은 친일경향의 인물 아닙니까? 좀 꺼림직한데... --마귀

고시레 여러설들

설1.
숙종때 북애노인(北崖老人) 이 지었다는 『규원사화(揆園史話)』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옛날에 고시(高矢)씨가 있었는데, 그는 사람들에게 불을 얻는 방법과 함께 농사짓고 수확하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래서 후대에 이르러 들에서 농사짓고 산에서 나물을 캐던 사람들이 고시씨의 은혜를 잊지 못하여 밥을 먹을 때 '고시네'라고 했다고 한다.
이로부터 지금의 '고수레(←고시레←고시네)'라는 말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왜 하고 많은 글자를 두고 꼭 고ㅅ을 어간으로 쓰는지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최남선설은 그걸 설명하죠. --kz

설2.
옛날, 넓은 들판에 무덤이 있었다. 어느 날 무덤 주변에서 밥을 먹던 사람이 혼자 먹기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무덤 앞에 밥을 한 술 떠서 올려놓았다. 그 뒤로도 계속 그런 일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농부의 그 해 논농사는 놀랄 만큼 풍년이 들었다.
너무 신기한 나머지 이듬해에는 다른 사람도 농부와 똑같이 해 보았다. 그 농부들도 그 해에 정말로 큰 풍년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무덤의 주인공은 고씨 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 뒤로는 들에서 음식을 먹기 전에는 ‘고씨네’를 부르며 미리 음식을 바치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또한 ‘고씨네’는 세월이 흘러 ‘고시레’로 바뀌었다고 한다.

설3.
고시래는 고수레의 방언으로 무당이 굿을 할 때나, 들에서 음식을 먹을 때나, 남의 집에서 음식을 가져왔을 때에 그 가운데서 조금씩 떼어 던지면서 부르는 소리이다.

고시래의 풍속은 환인 3세인 고시리(古是利) 환인께서 농사법을 발견하여 식생활이 풍족하여지자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감사 인사를 예로 표시하게된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 한다.

이렇게 고시래한 음식은 벌레와 짐승과 새들이 먹게 되는데 우리 조상들은 이것을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로 생각 한 것이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러니 모든 생명들과 함께 나누어 먹어야 하겠습니다”하는 모든 동물과 공동의 삶을 희구하는 마음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엿 먹어라


인터넷 지식 정보 사이트인 DBDic 에서 그간 인기 있었던 질문과 답변을 모아 '너 그거 아니?' 라는 제목이 책을 펴낸 적이 있다. 이 책은 상당한 판매고를 기록했고, 상당히 엽기적이었던 '엿 먹어라' 의 어원이 인터넷에서 자주 떠돌아 다니며 잘못된 정보를 유포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엿 먹어라'라는 욕의 어원은 1964년에 중학입시 시험에 나왔던 문제, (주관식) 엿을 만들 때 엿기름대신 넣을 수 있는것은? 이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답은 디아스타제 였지만, 몇몇 학생들이 무즙 (실제로 만들어 본적은 없으나 엿이 된다고 합니다 ^^;)이라는 답을 써 냈다고 합니다.
물론 답은 틀린 것으로 채점되었고, 이 학생들은 당시 최고명문이었던 경기중학교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에 흥분한 학생들의 어머니는 법원에 기소를 했고, 무즙으로 만든 엿을 가지고 문교부 교육청 등에 찾아가 소란을 피웠다고합니다.
이 때 한 어머니가 건물 앞에서 이리 나와서 무로만든 '엿 먹어라!'를 외치기 시작하였고, 그 때부터 '엿 먹어라!'가 욕이 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


이것은 잘못된 설명이다. '엿' 은 조선시대 떠돌아 다니던 광대 집단인 남사당패가 여성의 성기를 이르는 속어였다. '엿 먹어라' 라는 욕설은 1960년대 이전부터 있었던 말이고, 때마침 당시 경기 중학 입시에서 '엿' 이 논란이 되자 학부모들이 중의적인 의미로 이 욕설을 외친 것 뿐이다.

야메

많은 사람들이 "야매(夜賣)" 즉 밤에 몰래 파는 물건이라는 뜻의 한자어가 어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선 발음부터가 "야매"가 아닌 "야메"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구분된다.

"야메"의 진정한 어원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번째는 "暗"이라는 한자로 쓰는 일본어 "야미"에서 왔다는 설. 일본어에서 "야미~"라는 말은 "암거래"와 같이 정상적이지 않고 불법적이고 일탈적인 사물을 뜻하는 접두어로 쓰이기도 한다. 두번째는 "山"이라는 한자로 쓰는 일본어 "야마"에서 왔다는 설. 한때 일본의 광맥 찾는 사람들이 아주 자주, 산에 금이 묻혀있다, 은이 묻혀있다, 석탄이 묻혀있다 사기를 많이 쳤기 때문에 "야마"가 가짜, 사이비, 사기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대체로 첫번째 설이 정설로 인정 받고 있다.

양치질

여러분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양치질을 하시지요? 이양치질의 어원을 아시나요? 언뜻 보아서 한자어인 줄은 짐작하시겠지요? 그러나 혹시 양치질양치양치(기를 양, 이 치)나 양치(어질 양, 이 치)로 알고 계시지는 않은지요?(간혹 양치질( 이 치)로 써 놓은 사전도 보입니다만, 이사전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양치질양치는 엉뚱하게도 양지질양지(버드나무 가지)에 접미사인 이 붙어서 이루어진 단어라고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러나 실제로 그렇습니다. 고려 시대의 문헌(예컨대 {계림유사})에도 양지(버들 양, 가지 지)로 나타나고 그 이후의 한글 문헌에서도 양지질로 나타나고 있으니까요.양지버드나무 가지를 청소하는 것이 옛날에 를 청소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오늘날 이쑤시개를 쓰듯이, 소독이 된다 고 하는 버드나무 가지를 잘게 잘라 사용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를 청소하는 것을 양지질이라고 했던 것인데, 이에 대한 어원 의식이 점차로 희박해져 가면서 이것을 의 한자인 에 연결시켜서 양치로 해석하여 양치질로 변한 것입니다. 19세기에 와서 이러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see al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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