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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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인간은 타인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상대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라고 17세의 무라카미 류는 썼다고 한다. 나도 통신상의 어딘가에서 읽은 것으로 류의 원본은 읽어보지 못했다. 다만, 저 문장을 다시 떠올릴 때 마다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전에 SurvivingPicasso에 쓰인 글들에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같은데.. 그렇다면 피카소는 어두운사람이었던 것일까?

다른 한편으론, 예술가들이나 철학자들 중에 그런 의미의 어두운사람이 아니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창작물로써 또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기를, 생각을 불어넣어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않을까?

따라서, 일방적인 어두운사람은 그리 흔하지는 않은듯 하다. 나게게 어두운사람이 누군가에게는 빛이 될수도 있다. 그리고, 어두운 사람에게 나의 빛을 나눠주면 그도 밝아질수도 있고, 그 자신이 빛을 뿜는 별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어두운 사람을 보면 손을 내밀어 내 체온을 전하고 웃어주면 어떨까? 그가 어느날 내 어둠을 환하게 해줄지도 모르지 않는가...

어둔밤은 내게 어둔눈을 주었기로, 나는 그 눈으로 광명을 찾는다. (see also 자기최면)

어느 책에선가 보고 외워둔 구절입니다. 어두운 면모가 없는 인간은 없겠으나, 그걸 자신이 소화 못/안 시키고 남에게 전파하는 것이 저 위에 무라카미 류가 말한 힘든 경우가 아닐지... 어두움은 주로 은폐에서 나오는 것도 같습니다. 햇살이 닿으면 사르르 사라져버릴 일들도 음지에 은폐시키면 차갑고 축축해지며 부패해가게 되지요... 무엇이든 그렇지만, 어두움을 인정하고 수면위로 떠올리는 순간 그 무게가 덜어지는 것이 아닐지. 예술작품들 중에 어두운 창작물들이 인간에게 에너지와 생기,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다면 역시 어두움을 수면위로 떠올려주는 역할을 하기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자신도 모르게 억압하고 있던 어두움을 예술가들의 민감함과 관찰력으로 끄집어내어주는 것이죠... --Felix

꼭 예술가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어떤 종류든 나름으론 절박한 욕망이나 욕구가 당사자가 원한 방식과 시기에 의도한 강도로 충족되지 아니하면 그것이 사람에게 어두운 그늘을 남기는 것 같다. 이것도 많은 경우 해당인의 도덕적 결함에서 비롯된다기 보다는, 허다한 우연과 그 우연이 만들어내는 복잡한 연쇄과정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예술가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어두운 건(물론 그 이상으로 빛나기도 하지만) 그들의 욕구라는 것이 보통 사람의 것보다 만족시키기 어려운 종류의 것이기 때문인 것 같다.

어두운 사람들


  • Wuthering Heights의 Heathcliff -- 어둡고 슬픈 사람. 평생 단 한여자만 사랑하다 죽은 남자. 그는 외부 세계와는 상관없이 한 사람을 대상으로 에너지를 분출했다. 그 여자가 죽은 후에까지. 그래서 그를 불멸의 예술이라고 한다.

  • 영화 Immortal Beloved의 주인공 Beethoven -- 그의 음악은 어둡되 화려하다. 강렬하다.
    베토벤 경우는 자신의 어두움을 태워서 밝힌 경우가 아닐지...이런경우는 어둡다고만 하기에는 아쉽다. 그의 [http]Spring Sonata같은 것을 들으면, 얼음이 풀린후에 졸졸흐르는 봄 시냇물의 느낌이 난다. 어둠을 뚫은 빛이다...

  • 노스모크명언 페이지를 제집 안방처럼 주름잡는 니체 -- 그 역시 어둠속의 불꽃.
    니체는 어둡다는 느낌보다 섬뜩한 느낌이 더 강한 것 같죠. 천둥과 번개가 치는 언덕에서 피를 흘리는 염소를 보고 '지성에 물들지 않은 순수의지'를 느꼈다는 니체는 그 자신이 '아무도 닿은 적 없는 낯선 대륙'인지도....

  •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의 주인공 '그르누이'

  • 김기덕 감독영화 주인공들 -아니다..어두운게 아니라 그냥 사기다. 사기는 밝혀지면 어둠이 없어진다.

  • VanGogh
    그의 생애는 남보기 어두웠는지 모르지만, 그림을 보면 에너지가 꿈틀댄다. 그의 황금빛 '[http]해바라기'를 보라... 그는 내면 깊이 어두운 인간은 아니었을 것이다.

  • 뭉크 (Edvard Munch) : [http]그림들 -- 그는 정녕 어둡다. 그런데 가끔은 뭉크의 그림들이 위안이 될 때가 있다... 삶속의 어둠이 갖고있는 진실을 드러낸 화가.

  • 노희경 드라마 '거짓말'에서의 성우. 성우의 대사 중에 이런 게 있었다. "걜 볼 때마다, 난 매일 걔가 내 몸에 난, 가시를 뽑아주고 상처에 약을 발라 주는거 같았어. ......언니, 나 걜 닮고 싶었어..(어이없다는듯 작게 웃으며)그런데 그런데 걔가... 날 닮아가더라."
    그런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어두운사람은 블랙홀처럼, 다른 사람을 빨아들이기 마련이라서. 때로는, 어두운사람들이 더 솔직하다는 걸 느끼곤 하는데, 그것이 상당한 흡인력을 갖고 있거든요.

  • 도스토예프스키 : 그 자신이야 말로 "지하생활자"였던, '습기를 머금은 마른 땅'같은 사람. 그가 구원을 받고자 한 만큼 세상에 구원이 내리기를 기도한 수도사 같다는 생각.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은 결국에는 어떠한 상황(절대 적응하지 말아야할 상황)에도 적응하는 존재라고 지적한 적이 있는데,이같은 깨달음이 그의 냉소의 뿌리가 된 것 같죠.

어두운 사람 = 정렬적이지 못하고, 무능력하거나, 의욕이 없는 사람일까?


  • 오히려 더 큰 에너지와 끼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보다 더 큰 아픔에 발산하지 않는 거 아닐까?

  • 어둠이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건 밝음의 에너지와는 조금 다른 차원의 에너지를 던지는 것이 아닌가? 감성적이고 비논리적인 힘. "There is no Good, There is no Logic" 글쎄? -- winds

  • 어두운 이유 중엔 어쩌면 너무 앞찔러 많은 것을 알아 버리는 탓도 있지 않을까? 적당히 부푼, 그래서 실현 가능성 없는 허황된 꿈을 꾸며 들뜨고 기뻐하다가 깨어진 꿈 앞에서 좌절하고 낙담하는 대부분 사람들의 주기(Cycle)를 냉소하는 것도 그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들이 무기력해 보이고 아무런 의욕도 품지 못했던 건, 인간이 완전하지 못한 만큼 세상도 완전하게 주어지지 못할 것을 짐작하고 일찌감치 어둠에 몸을 맡겨버린 창백한 이상주의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류가 말한 어두운 사람이란


  • 단순히 어두운 사람이라기 보단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고뇌하는, 즉 청승떠는 사람을 말합니다. <69>란 소설에도 나오잖아요.

  • 가끔가다 통신게시판에서 볼수있는 '저 오늘 너무 슬퍼요..'라는 식의 짜증나는 감상주의가 적절한 예가 아닐까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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